도깨비 아부지 내친구 작은거인 14
이상배 지음, 한태희 그림 / 국민서관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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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족들과 놀 시간조차 없고 대화할 시간이 없는 요즘의 아버지들에게 이 책은 가족의 소중함과 잊혀져가는

고향의 아름다움을 그린 동화다.

회사에 쫓기고 바쁜 일상에 메여있는 아버지 이동순은 이과장으로 불리는 날이 많으며 자신의 아들인 승

민에게 동화책 읽어줄 시간조차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런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다가 퇴근 후 볼일이

있다며 나간 후 가족들에게 소식을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

가족들은 애타는 마음으로 가장인 동순을 그리워하고 소식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그 시각 동순은

꿈에서 아부지를 그리워하고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고향을 찾게 되고 가족들에게는 이상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전화가 걸려오게 된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가족들은 드디어 동순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나게 되면서 그 속에서 동순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으로 가족의 소중함이 어떤 것인지를 승민과 엄마는 절실히 깨닫는다.

동순은 고향에 도착하자마자 점점 사라져 버리는 풍경과 물건을 바라보며 빈 공허함으로 아쉬움을 달래

면서 어릴 시절의 자신을 생각하며 도깨비 이야기에 빠져들며 과거의 행복한 자아를 발견하고 아버지에게

자신의 미안한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다하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한다.

일을 하면서 부모님의 존재와 가족의 정을 느끼게 된 동순을 그 자리에서 지켜온 도깨비 친구들은 진심으

로 대하며 동순에게 힘을 주고 격려하며 그들은 행복한 한때를 보내고 아내는 그런 남편에게 제대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 후회하며 남편이 있는 고향으로 향한다.

이 동화는 핵가족 사회로 고향을 떠나는 지금의 우리의 삶을 보여준다.

물질적으로는 풍요롭게 행복할지 모르지만, 마음만으로는 허전한 무언가가 자신의 머리속을 스치며 웬지

누군가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기분으로 추억과 향수를 잊은채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래도 고향이라는 든든한

친구는 살아가는데 가장 큰 힘이 되어 준다고 말한다.

가끔은 자신이 정말 힘들고 지칠때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을 뵙고 친구를 만나고 그대로 남아있는 자연의 아

름다운 풍경과 어린 시절 소중하게 간직했던 잊고있는 자신의 구슬들을 하나둘씩 꺼내며 미소를 짓는 자신

을 보는 것처럼 우리가 힘든 가운데 힘을 낼 수 있는 것은 마음의 쉼터가 되는 고향과 사랑하는 자신들을

위로하고 마음을 달래주는 따뜻한 가족들의 정이 있기 때문이다.

매년 설이나 추석같은 명절이 되어 고향에 내려가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이유도 바로 잊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추억보따리를 듬뿍 안고 올라오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자신이 정말 힘들고 지친다면 동화속 도깨비들이 웃는 자신이 태어난 고향과 힘을 주고 용기를 주는

가족을 생각해보자!!!

이 시대 아버지로 부모로 남편으로 살아가는 모든 가장으로서의 힘든 어깨도 조금은 이들이 있기에 내려놓

는 즐거운 마음을 동화책을 읽으면서 가져본다.

고향의 모습 그대로의 깨끗한 자연환경이 살아 숨쉬는 처음 그대로의 마음과 가족의 용기와 힘을 느끼는

따뜻한 마음을 안고 살아간다면 어렵고 힘든 이 시기를 이겨내고 행복한 가장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이루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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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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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 연재된 글을 모아서 만든 달콤한 나의 도시는 최근에 문단에서 주목받는 정이현의 소설이다.

이 소설이 독자들에게 호응을 받고 나아가 네티즌들의 열화속에 소설집으로 발간된 것도 책의 표지에서도

볼 수 있듯이 30대 여성들의 삶과 애환이 그대로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하늘을 날기 위해 우산을 펴들고 세상을 바라보는 표지처럼 주인공은 자신의 일과 사랑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은 현대인을 살아가는 캐리어우먼으로서의 여성으로서의 당당함과 자신감이 살아 있

고 이는 같은 시대를 살아오고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여성들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가진 것도 이룬 것도 사랑에 대해서 자신이 목숨을 걸 만큼 사랑할 사람도 사랑해줄 사람도 없지만 솔로인

주인공 은수는 자신의 친구과 일과 연애에 대한 생각을 주고 받으면서 각자의 가치관과 연애관에 대한 상상

을 하고 현실 속에서 자아를 찾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다.

회사 프리젠테이션 일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은수는 어느날 헤어진 동창에게 결혼한다는 청첩장을 받

게 된다.

대부분의 여성이라면 청첩장을 받는 동시에 화를 내고 욕을 하겠지만 은수는 평상시처럼 아무런 느낌을

받지 않고 배가 고파 자장면을 먹으며 속을 달래고 무미건조한 인간으로 남을 자신을 걱정하며 이제서

어른이 된다는 느낌을 받는 장면이나 인턴을 데리고 PT장소에 가서 신나게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우리에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시에 전율을 느끼고 짜릿하고 통쾌한 여성들만의 복수극에 박

수를 보내는 공감을 이끈다.

쉽게 변한 인스턴트적인 사랑에 걱정을 해주던 친구가 느닷없이 필에 꽂히는 자신의 평생 베필을 만났다

며 결혼한다는 말을 듣고 우유부단한 성격인 자신을 탓하며 수첩에 적힌 전화번호부에 있는 남자들을

생각하며 술 한잔 할 수 있는 친구를 찾으며 첫날밤을 치룰 사랑하는 남자를 생각하며 행복해할 권리가

있다며 즐기는 은수의 행동은 이제는 자신만 떳떳하고 솔직하면 된다는 많은 용감한 여성들의 심리를

대변한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드러내기 싫어하는 기존의 여성상과는 달리 은수는 현대에 살아가는 당당한 여성의

한 사람으로 자신의 일이나 사랑, 연애나 결혼에 대해서 당당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솔직하게 드러냄

으로써 자신의 개성과 자신을 표현하는 PR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현실 속에 동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조그만 비밀이라도 자신의 마음속에 담지 못하고 친구나 주위 사람들, 혹은 혼자 동화되어 털어놓는 은수의

고민과 생각은 독자들에게 지금 자신이 은수의 감정과 같은 마음을 생각하게 하는 작가 정이현의 신세대적

인 감각을 느끼게 하는 장면이다.

시대를 살아가는 유행이나 관습을 반영하듯이 현대인에게 필수품인 휴대폰의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이모티

콘이나 신세대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버린 패스트푸드점의 이름들이 그대로 나오는 것은 가끔 그곳을 지나

가며 달콤하게 연애를 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는 나의 마음을 대변해 준 것 같은 착각이 들었고 아마 은

수도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언젠가는 그곳을 사랑하는 사람과 지나가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등장한 것

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마치 한편의 짧은 연애소설을 읽는 것처럼 사랑을 하고 싶은 주인공 은수는 자신의 친구 유희, 재인과 함께

개성 강한 주변 인물들을 바라보며 서로에 대한 생각과 마음을 주고 받게 되고, 이는 얼마전 종영한 올드미

스 다이어리에 나오는 사랑도 다르고 결혼도 다른 주인공 세 여자의 캐릭터와 비슷해서 여성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쉽게 사랑하고 쉽게 헤어지는 지금의 신세대 사랑 풍속도를 발랄하고 유쾌한 필체로 그려낸 이 작품은 사랑

했다가 헤어졌다고 해서 남성이나 여성 어느 누구도 승리자나 패배자의 모습이 아닌 인간으로 살아가는 진

정한 가치관을 형성하는 모습으로 여성으로 태어나 사회의 편견을 깨뜨리려는 작가 정이현의 도발적인 힘

을 느끼게 한다.

어느 소설을 쉽게 읽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이 소설은 작가가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분명한

작품으로 빠르고 숨막히게 전개되어 독자들이 읽기에도 부담이 되지 않는 소설이다.

자꾸만 소외받고 존재감을 상실해 버리는 우리들의 쓸쓸한 인간군상의 삶을 통해서 결국에는 자기 자신

을 믿고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책에서는 말한다.

일탈을 꿈꾸지만 결국 자신의 주위에서 맴도는 자신을 발견하는 은수처럼 지금도 우리는 삶에서 벗어

나고 싶은 일탈을 하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탈을 하는데 있어서 삶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의 삶을 마음속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는 셀러리우먼으로서 삶!!!

그것이 은수의 최종 목표이자 작가 정이현이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말하는 교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책을 통해 느껴본다.

자신을 믿는 자신감과 용기로 남성들이 이루어놓은 사랑법의 공식에 과감히 수정을 제시하기 위해 복수

극을 꿈꾸는 은수와 그 친구들의 활약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그들에게 있어서 진정한 사랑이 나타나기

를 바라며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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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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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 그녀는 특이하다~~~

남들은 쉬운 길을 가려고 하지만, 그녀는 자기 스스로 어려운 길을 가려고 한다. 중국 유학을 마치고 자신의 소원인 긴급구호단체인 월드비전에 들어가서 그녀는 세계 각국에서 보고 들은 전쟁의 실상을 깨닫고 드디어 책을 냈다. 그게 바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라는 책이었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과연 우리의 지도 밖은 어디인지? 사람들은 우물안 개구리처럼 멀리 떠나는 것을 두려워 한다. 오로지 자신이 태어난 고향 아니면 어쩌다 한번쯤 떠나는 해외여행이 우리가 사는 동안 할 여행의 전부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한비야는 다르다. 책 앞머리에 나오듯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들어간 홍보회사를 박차 나오고 어렸을 적부터 꿈이었던 오지 체험을 시작했다. 다시 한번 여러 TV에 나오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또 책을 통해 그녀의 이야기를 봤지만 역시 대단하다. 나라면 그렇게 못했을 것 같은데... 활달하고 남 잘 돌보기로 소문난 성격도 하나 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 봤다.

글에서 나오듯 아프리카는 지금 굶주림과 에이즈로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나역시 그들의 굶주린 모습이 TV에서 나오면 식량이 없어서 그런줄만 알았는데 현장에서 본 한비야의 생각은 틀렸다. 음식은 많은데 배분이 안된다는 이야기였다.  우리나라도 빈부의 격차가 심한데 아프리카에서도 빈부의 격차가 심한 것 같다.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책을 통해 본 아프리카는 기아로 인해 고생을 하고 있다. 돈이 없어서 아이들에게 음식을 잘 먹이지 못하고, 칡뿌리 하나와 고구마 열뿌리, 그리고 독성이 강한 콩으로 대가족인 식구들을 먹이고 있으니 그것이 아프리카의 현실이다. 아이들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서 처절하게 생명과의 싸움을 하고 있고, 가난이 악순환됨에 따라서 소녀들은 돈을 벌기 위해 유곽으로 가는 현실은 우리나라나 미국, 영국 같은 개발도상국이나 강대국속의 외면속에 버림받아 점점 나락 끝으로 떨어진다.

전쟁의 상흔도 가시지 않은 채 다리를 절뚝이고,  공부해야 할 나이인 소년소녀들이 반군에 의해 때로는 정부군에 의해서 총이 들려지고 전쟁터에 나오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안타깝다. 아프리카 사람들 역시 그들에게 돈을 주고 물자를 대주는 것도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손에 씨앗을 한줌 주는 희망이라고 말하는 것을 볼때 씨앗은 그들에게 필요한 물자이자 필수품임을 알았다. 우리의 동포인 북한역시 식량난으로 인해 쓰레기통에서 음식을 찾아해메고 동상에 걸려 잘린 발로 기어가며 구걸하는 꽃제비의 모습을 신문에서 봤을 때 아프리카의 사람들이 남일 같지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한달에 단돈 2만원이면 소중한 생명 하나를 살릴 수 있다는 월드비전 한비야 긴급구호팀장의 말이 내 가슴에 저며온다. 감자를 많이 캐서 북한 동포들이 감자로 생명을 이어가고 풍년이 들어 식량난에서 해메지 않고, 학교에서 수업받으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소녀들이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다 터져가는 수도관을 사람들이 고쳐서 물이 나오고 다리를 짓고, 병에 걸려 치료를 받지 못하는 아이에게 희망이라는 단어를 가르치는 것.... 책을 덮으며 왜 한비야가 그렇게 긴급구호를 하고 싶었는지 알 것 같다.

남을 돕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또 박봉에 시달리면서 세계 여러나라를 돌아다니고 지뢰가 터지고 총알이 빗발치는 위험한 곳에서 자원 봉사를 하는 세계의 NGO 단체들 직원들과 관계자들이 자랑스럽다. 몇번이고 위험한 순간도 있었지만 그들은 자기 목숨처럼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여러나라들을 다니면서 사랑을 실천한다. 꺼져가는 생명을 위해 죽을 먹이고 긴급물자를 풀어서 눈을 뜨고 따뜻한 미소와 함께 손을 잡을 때 긴급구호의 일이 비록 힘들고 지쳐도 이래서 보람을 느끼겠구나? 할 거라고 생각한다.

6.25때 우리는 많은 세계 여러나라들의 원조물자를 받았고 90년대초까지 그런 상황은 계속 이어졌다. 한국의 고아들을 위해 설립된 월드비전. 이제는 우리가 여러 가난한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나라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 후원도 많이 끊겼고 또 도움을 주는 사람의 손길도 없다고 한다. 먹고싶은 거 참아가며 틈틈이 돈을 모으고, 담배 피는 것 하루만 끊어 생긴 돈 저축해서 2만원이라는 돈을 모아서 아프리카의 아이들 하나를 구하는 것은 어떤가?? 인생을 사는 것 역시 변화의 연속이다.

살면서 착하고 보람된 일 한번 못해보고 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자기가 아끼고 절약한 돈을 기부해서 어린 생명을 살렸다면 자기 스스로 대견하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이제부터 거실에 있는 저금통에 동전을 차곡차곡 모아 나도 아프리카의 아이 하나를 살릴 것이다. 그 아이가 눈을 떠서 나중에 훌륭한 사람이 되고 다시 봉사를 한다면 안 좋은 뉴스로 가득한 우리들에게 희망을 안겨준다. 지구촌 하나라는 말은 이래서 생겨난 것 같다. 자기를 희생해 남을 돕는 NGO직원들만은 아니더라도 오늘부터라도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돈을 모으고 또 편지를 써서 아프리카에 보낸다면 인생의 반환점에 돈 지금 우리의 인생절반은 성공으로 평가받는다.

모두모두 파이팅~~~

아프리카에 희망이 생기길 바라며 나는 지금 지구 밖으로 행군할 준비를 마쳤다. 소중한 돈을 기부할 자세를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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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시일反 - 10인의 만화가가 꿈꾸는 차별 없는 세상 창비 인권만화 시리즈
박재동 외 지음 / 창비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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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모여 큰 것이 된다는 의미의 십시일반... 처음에 이 책을 고르게 된 것은 제목에서 느껴지는 멋이었다. 서로 기쁨을 나누면 그 기쁨도 두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그 슬픔도 두배가 되듯이 지금 살고 있는 이 사회에서 나는 이웃들에게 관심을 가지 않고 이기주의적인 삶을 살아왔다. 책장을 넘기자 마자 눈에 뜨는 것은 한국의 대표적인 만화가 10인이 국가인권위원회에 모여 직접 취재하고 자료를 모아 글을 썼다는 것이었다. 바쁘다는 이유로... 또 힘들다는 이유로... 나는 어쩌면 정상인으로 살면서도 눈에는 색안경을 쓰고 귀에는 마스크를 쓰면서 우리 사회의 소외된 계층을 외면하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백일민족, 단일민족이라는 단어가 좋을 때도 있다. 우리는 한민족의 피가 흐르고 또 같은 언어를 쓰기 때문에, 어떤 민족보다도 그 공동체가 뛰어나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일 때도 있다. 나와 피가 다르거나 나와 생각이 다르면 배척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뛰어나다. 일하려 온 외국인 노동자들, 그리고 실력은 뛰어나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한쪽 팔을 못쓰거나 발음이 정확하지 않는 장애인, 소수의 동성애자,  가난한 삶을 사는 우리 이웃들까지 이 책에는 대접받지 못하는 우리들의 소수인의 고달픈 삶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역시 그동안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뉴스를 보면 장애인시설이 자기 동네에 들어오면 땅값이 떨어진다고 데모하는 사람들의 기사를 보았다. 속으로는 "과연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하고 말했지만, 정작 길에서 장애인이 도움을 청하면 외면하고 내 길을 가버렸다. 인간의 이중성은 누구에게나 있는 모양이다. 얼마전 시사매거진 2580를 봤는데 거기에는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쫓겨난 한 주부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근무시간을 넘어가면서 야근을 했지만 특근도 받지 못하고, 또 정규직의 10분의 1도 안되는 월급을 받지만, 그것역시 제대로 받지 못하다가 출근이 늦는다는 석연치 않는 이유로 해고당한 주부들의 눈물거린 시위이야기가 내 눈물을 적셨다. 과연 이땅에 사는 대한민국 특권층과 또 우리국민들은 왜 그들의 하소연에 귀을 기울이지 않는 것일까? 장애인들은 말한다. "정상인도 언제 사고 당할지 모른다고. 우리는 모두 장애인이라고." 몸으로 불편한 그들보다 마음이 닫힌 우리들이 더 큰 장애를 가지고 있다. 실화극장 '죄와 벌'에서 다룬 인권운동가 최옥란님의 삶을 책에서 보니 마음이 더 뭉클하다. 남편에게 아이를 빼앗기고 일을 한다는 이유로 기초보장도 받지 못해 수급권에서 제외되고 아들과 함께 사는 소박한 꿈마저 법은 약자의 편에 서서 정의를 실현한다고 하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아 스스로 세상을 떠난 최옥란님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얼굴색이 달라도 백인이나 미국인이면 반기고 흑인이나 우리보다 가난한 동남아시아에서 온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것도 여전하다. 한가지 잊고 있는 것이 있다. 60-70년대 우리의 어머니들 역시 돈을 벌기 위해 독일에 간호사로 갔고, 또 사우디에 근로자로 갔다. 거기에서도 말 못할 편견과 무시를 받으며 이겨낸 일화는 유명하다. 그러나 언제부터 우리가 잘 살았는지 이제 눈앞에는 돈과 명예밖에 다들 없는 것 같다.  우리가 피하고 있는 3D업종을 그들이 대신하는 것이다. 12시간이나 넘게 부려먹고 돈은 조금 주면서 그 돈 역시 체불하고 주지 않는 악덕기업주들이 아직도 큰소리를 치며 사는 이 세상에 있는 것이 나는 부끄럽다.  느낌표에서 가족들을 보고 싶어 일하는 외국인노동자들을 만나게 해주는 코너를 보고 눈물 흘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제작진에게 감사하다고 고개를 몇번이나 숙여 인사하는 그들을 왜 우리가 무시해야 하는가? 무시할 정도로 우리는 자격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 볼 문제다. 커밍아웃이나 동성애자라고 밝히면 가족들은 창피하다고 등을 돌리고 사회는 그들을 매도시켜 우리나라에 발을 못 붙히게 했다. 세상이 변해서 방송에서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눈치를 보며 숨어서 지낸다.

명절이 되면 떡을 돌리고 음식을 나눠 먹는 우리나라사람의 가장 좋은 점이 바로 정이다. 정이 있어서 한국이 좋다는 사람들도 많고 외국인들 역시 한국에 정착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 정이 무너지고 있다. 경계가 모호하다며 이웃집에 담을 쌓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개 소리가 시끄럽다고 말하는 사람을 죽이는 세상이다.  장애인, 외국인노동자, 동성애자, 가난한 여성 등 소수의 차별받는 사람은 우리가 안고 가야 할 커다란 숙제다. 모두가 잘사는 평등한 사회를 만들려면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역시 어떤 굴레에 갇혀서 그들을 바라봤다. 속으로는 나는 틀려라고 몇번이나 말했지만, 그들을 만나서는 피하거나 바쁘다고 외면했다. 마음에 쌓인 굴레를 벗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나보다는 남을 생각하고 저보다는 정을 생각하는 그런 사회가 바로 10인이 꿈꾸는 십시일반의 세상이 아닐까?

행복을 만드는 것도 자신이고 불행을 만드는 것도 자신이다. 오늘 아침뉴스에서 백혈병을 앓고 있는 은혜의 사연을 보았다. 자신도 장애를 가지면서 장애로 태어나 거기에다 병까지 앓고 있는 한 소녀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하고 낫게 기도해 달라는 원장선생님의 눈물은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말해주고 있다. 돈이 없어서 여러번 쫓겨날 형편이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유지하고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얼마전에는 두 팔이 없지만 해맑게 웃고 있는 태호의 이야기가 나에게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왔다. 모두 그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데 앞만 바라보고 산 우리들.....  잠시 쉬어 뒤를 돌아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아직도 편견에 사로잡혀 나만 알고 또 특권의식에 빠져 사는 사람들에게 나는 이 책을 권유한다.

책장을 덮으면서 느낀 점은 그동안 바로 나에게 문제가 많았다는 점이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불평만 하고 불만만 늘어놓았던 나 자신이 부끄럽고 초라해졌다. 21세기로 가는 세계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는 이런 소수인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보살펴야 갈 수 있다.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은 우리나라가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님비현상부터 자기중심주의까지~~~ 이제는 생각을 바꿔보자.  하루에 한번씩 우리의 이웃을 생각하고 주말에 놀러가는 대신 외국인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모여사는 곳에 들어가 봉사를 해보자. 중학교 때 학교에서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 사는 집에 봉사를 갔다. 서먹서먹했지만, 정과 사랑이 굶주린 아이들이 내게 다가왔는데, 나는 그만 너무 무섭고 낯설어 피하려고 했다. 이제 이 책을 읽고나니 잘 할 것만 같은데 이번 주말에는 가을 단풍구경도 좋지만 소수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러 가야겠다. 낙엽이 쌓이고 쌓여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고 나무를 성장시키는데 좋은 거름이 되듯 그들의 이야기가 쌓이고 쌓인다면 십시일반의 세상이 오지 않을까 하는 나의 작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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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봉의 TOEIC 실전 Reading
이준봉 지음 / 와이비엠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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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균의 실전토익과 고민하다가 결국 이책을 샀습니다. 김대균 샘은 너무 기출에 의존하는거 같아서.. 핵심만을 뽑아서 설명하고 또 문제도 기출외에 새로운 유형이 많이 있어 좋습니다. 문법이 핵심만 있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을 필요로 하시는 분이나 기초가 부족하신 분에겐 어려울 수도 있지만요. 이책은 해설이 옆에 있어서 보기가 편해요. 뒤로 안 넘겨도 되고. 특히 72문제가 있는 part7도 접할 수있고. 담엔 실전토익 사서 봐야겠어요. 대부분 좋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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