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보리는
아빠, 엄마, 네 살 유리와
함께 살던 집고양이였어요.
그런데 고양이를 싫어하는
아빠 때문에
어느날 길가에 버려졌어요.
사료만 먹었던 보리는
배가 고파도
처음 버려진 장소를 떠나지 못하고
엄마가 찾으러 오기만을 기다렸어요.
그러다 회색 생쥐 초승달을
만났어요.
초승달은
보리에게 길을 건너는 법,
보리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구하는 법을 알려줬어요.
고양이가 쥐에게 생존법을 배운다니
아이러니 하죠.
길에서 만난 고양이들은
쥐와 함께 다니는 보리를 놀립니다.
그리고 엄마를 찾으려는 보리에게
어리석다고 하죠.
보리는 엄마와 살던 동네에서
본 적이 있는 고양이 번개의 도움으로
집을 찾아갑니다.
그런데 엄마와 유리 곁에는
강아지가 있었어요.
배신감을 느낀 보리는
그날부터 음식을 먹고 또 먹습니다.
자신 안에 블랙홀이 있다면서
먹는 걸 멈추지 않습니다.
그러다 개 풍 아저씨를 만납니다.
"어느 누구도, 절대로
네 마음이나 몸 어떤 곳에도
블랙홀을 만들 수가 없어.
네가 허락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보리는
가족을 잃고
친구를 잃고
믿었던 고양이에게 배신을 당하고
언제나 도움을 주고
힘이 되어 주었던 생쥐 초승달과도
이별합니다.
그러고 마침내 혼자 우뚝 설 수 있는
고양이가 됩니다.
진정한 고양이가 된
고양이 보리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세상사가 만만하지 않다는 걸
느낄 거 같아요.
버림받음, 배신, 죽음,
냉혹한 현실 때문일까요.
생각이 많아지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