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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는 자기 외모에 불만이에요 ㅣ 막스와 릴리 9
도미니끄 드 생 마르스 지음, 세르쥬 블로슈 그림, 문은실 옮김 / 북키앙 / 2003년 5월
평점 :
외모지상주의는 참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으면서도 또한 쉽사리 없어지지 않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외모지상주의는 인문학적 소양의 결핍이 불러온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TV같은 영상 매체의 과용/남용으로 인해, 책이나 신문 같은 인쇄매체를 등한히 하는 것도
외모지상주의 심화에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독서는 뇌가 활발히 개입하여 능동적으로 사고하고, 대상의 심층과 본질에 주의를 기울이는 반면
TV시청 등은, 그냥 단순히 감각정보만 받아들이는 수동적 활동으로서, 표층적이고, 피상적인
것에만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인데, 바로 이것이 인간의 내면 대신에, 인간의 껍데기에만 모든
정신을 집중케 하는 외모지상주의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듯 하다.
물론, 이 책의 주인공인 릴리는 아직 어린아이로서, 인간의 고차원적인 정신활동을 전면적으로
수행하기에는 인지수준이나 여러가지 사고활동이 대단히 미흡할 것이다.
따라서, 타인이나 자기자신에 대해 그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된다.
하지만, 성인들이 릴리와 별 반 차이 없이, 사람(자신이든 타인이든)을 겉모습만으로
판단하고 차별하는 것은 실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아무쪼록, 우리 사회에 독서하는 습관과 인문적학적 소양을 중시하는 풍토가 확고히 자리잡아
외모지상주의에 물든 현 세태가 하루 속히 개선되기를 희망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어린아이들이, 어린시절부터 일찌감치 외모지상주의의 희생자가 되는 것을 막아준다는 측면에서
교과부가, 전국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해 공식 교과서로 채택해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몸만 커졌을뿐, 정신은 어린이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외모지상주의자 어른들도 이 책을
통해 스스로를 옥죄고 있던 그 감옥같은 외모지상주의로부터 탈출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사람의 외모에 무심해지고, 사람의 내면에 향기에 눈을 뜨게 되면,
그때부터는 세계가 전혀 다르게 인식될 것이다. 이 책 한권이 세상을 천국으로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