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박 또박 따라 쓰고 뚝딱 뚝딱 동시 쓰고

또박또박 따라 쓰고 뚝딱뚝딱 동시 쓰고 ㅣ 또박또박 따라 쓰고 뚝딱뚝딱 동시 쓰고
한태희 그림, 백경민 기획 / 책모종 / 2021년 10월

처음 이 책을 펼쳐보며 어떤 의도로 만들었는지 다소 궁금했다. 한쪽면은 동시가 쓰여있고 한쪽면은 전부 빈 줄이 있는 구성. 그 시를 읽고 새롭게 창작 동시를 써보라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책의 맨 앞에 있는 기획자의 글을 보고 글씨 연습을 위해 따라 쓰는 공간이라는 것을 알았다. 기획자가 자신의 아이들에게 바른 글씨 쓰기 연습을 시키려고 여러가지 방법을 써보다가 긴 글들 보다는 동시를 이용하는 것의 매력을 깨닫고 만들게 된 책. 생각해보니 괜찮은 방법이다. 이 책에 실린 동시들은 교과서에 실린 동시들도 있고, 그 작가들의 다른 작품들도 있다. 동시 뿐 아니라 익숙한 동요들도 나온다.

마치 도화지처럼 크기가 커서 비어있는 공간에 동시도 따라 쓰고 그림도 그려보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장은 창작 동시를 쓰는 공간이다. 계절, 놀이터, 동물, 방귀 등 아이들에게 익숙한 주제들만 제시하고 관련 동시를 써볼 수 있게 공간을 제공한다. 딱 주제만 제공함으로써 그 나머지는 아이들만의 무한한 창작의 세계다.

동시라는 것을 어떻게 써야 되는지에 대한 이론적인 내용을 학습하여 창작동시를 써보게 하는 것보다 이 책과 같이 좋은 동시들을 감상하고 따라쓰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동시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쓰면 될지에 대해 배우게 하는 의도도 참으로 좋아 보인다. 아이들이 심심할때 해 볼 수 있고, 이 책 이후에도 동시라는 것을 어떻게 즐길지 알 수 있게 하는 좋은 책을 만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