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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곱슬곱슬 파마해 줘! - 미장원 ㅣ 1970 생활문화
김정 지음, 장정윤 그림 / 밝은미래 / 2020년 12월
평점 :
아이에게 부모의 어릴적 이야기를 해준다는 것, 아주 재미있는 시간이지만 쉽지는 않다. 예전과는 너무도 달라진 우리 마을 풍경 때문이다. 2-30년 사이 우리 마을을 가득 채운 아파트들, 그리고 사라진 풍경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미장원 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지금은 동네에 미용실이 넘쳐나고 예전보다는 쉽게 아이들이 미용실을 가서 그런지, 이 책의 내용이 아이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지는 듯 하다.
학교에 파마를 하고 온 친구를 보고, 자신도 파마를 하고 싶다고 조르는 주인공 선미. 그러나 선미의 엄마는 거절을 한다. 이 책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그 시대의 넉넉하지 않은 집안 형편 때문일 것이다. 미용실에서 연탄을 이용해 고데기를 사용하고, 집에서 바가지를 이용해서 머리카락을 자르고, 부모들에게도 옛 추억이 생각나게 하는 추억들이다. 물질이 넘쳐나는 풍족한 시대를 살고 있는 대부분의 요즘 아이들은 이러한 애틋한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이 책을 보며 그러한 면에 대해서도 아이와 대화하고 지금도 우리 주변에 다양한 이웃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 좋지 않을까 한다.
이 책의 또 흥미로운 점은 바로 각 장의 오른쪽 끝에 세로로 학습적인 내용들인 역사, 풍습 등에 대한 것들을 소개해 주고 있는 것이다. 아줌마들이 뽀글이 파마를 하는 이유, 미용실과 이발소의 역사, 머리 모양에 따른 계급 등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들을 다뤄주고 있다.
아이와 같이 예전 우리들의 마을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면서 그에 관한 여러 학습적인 면도 같이 배울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을 만난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