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선물 - 수학을 하는 것과 인생을 사는 일의 공명에 관하여
모리타 마사오 지음, 박동섭 옮김 / 원더박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책의 표지, 크기, 제목에서 일본책의 향기가 느껴진다. 역시 일본인 수학자가 쓴 책이다. '수학의 선물' 이라는 독특한 제목이 눈에 띄면서 수학이라는 어려운 학문을 어떠게 풀어낼지 기대를 하며 읽게 되었다. 점점 책을 읽어 갈 수록 책의 제목이 의미하는 바와 부제목으로 써있던 '수학을 하는 거과 인생을 사는 일의 공명에 관하여'라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이 책은 '수학' 자체에 대한 내용 보다는 수학자가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하는 책이라 볼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잠깐씩 수학의 내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내용의 전개는 사실 수학이라는 학문을 조금 이해해 볼까 하고 읽기 시작한 나와 같은 독자들에게는 다소 실망을 안길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러한 나의 우려는 책의 중간쯤 나오는 '의미'라는 주제의 글에서 말끔히 해결되었다. 이 주제에서 예를 들고 있는 사람들은 마치 나 자신을 말하고 있는 듯 했다. '음수 곱셈의 의미를 모르겠다', '분수 나눗셈부터 의미를 모르겠다' 와 같은 질문을 하는 사람들. 학교를 다닐때 왜 수학을 공부하는지 모르고 공부해 나갔다. 그러다 보니 수학 성적은 별로였고, 수학 선생님들을 원망했다. 그러던 중 어른이 되어 모터 제어 등에 삼각 함수가 쓰이는 것을 보고 수학이라는 학문의 의미를 조금 알게 되었다.

그러나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 하지 못하는 한계가 보였다. 그 해답을 저자는 제시한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행위를 해보라는 것. 삶의 모든 것이 의미를 가지지는 않는다는 것. 수학의 정곡인 듯 하다. 수학이라는 학문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해서 이러한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아마도 저자가 여러 일반인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갖기에 이러한 답을 얻지 않았을까 한다.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이러한 수학 모임을 가졌다는 저자. 그리고 그 자리에서 통역을 한다는 이 책의 옮김이의 관계도 재미있다.

다만 다소 이 책을 자연스럽게 읽어나가지 못하고, 일본책이구나 하는 한계에 부딪히는 부분을 느낄때가 있다. 아마도 번역자의 자연스런 번역의 한계와 어쩔수 없는 문화적 다름이라 할 수 있겠지만, 전자인 부분들이 중간중간 보여 아쉬움이 있다.

수학자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수학의 기본적이면서 근본적인 이해를 할 수 있는 작지만 알찬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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