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삐용 호랑이꿈 그림책 3
김선배 지음 / 호랑이꿈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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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꿈 출판사에서 나온 김선배 작가의 빠삐용2021년 불법 사육 농장을 탈출한 뒤 5개월 동안 잡히지 않아 빠삐용이라는 별명을 얻은 실제 곰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라고 한다. 그래서 텍스트는 뉴스형식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가고 이미지는 빠삐용을 보여준다. 뉴스 아나운서의 방송 멘트로 느껴지는 목소리가 검은 색 바탕의 흰 글씨로 제시되어 인간의 시선과 곰의 시선에서 얼마나 다르게 해석되고 있는지, 두 시선의 커다란 간극이 느껴진다. ‘당신이 듣는 게 다가 아닙니다. 진실을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이야기 하는 듯 느껴진다.



탈출과 추격 장면이 이어지기에 마치 스펙타클한 영화를 보듯 한 장면 한 장면의 구도가 과감하다. 색감의 대비도 극명하다. 역동적인 선에서 속도감이 느껴진다. 긴장된 장면들 속에 영악함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곰 특유의 순진한 표정이 엿보여 짠한 마음이 더 커진다. 이 모든 것이 더해져 빠삐용의 탈출기는 더 극적이다. 세상 사람들은 빠삐용의 행방을 몰라도 그림책은 읽는 나는 빠삐용의 어디에 있는지 알기에 읽는 내내 빠삐용의 자유를 응원하게 된다.


'빠삐용의 무사 탈출기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먹구름 낀 하늘로 시작하는 면지가 파란 하늘로 끝나니 빠삐용이 자유를 얻었을 것이라 믿고 싶어진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탈출한 곰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지만 말이다.


그림책을 통해 곰의 자유를 응원한 경험을 한 번이라도 갖게 된다면 여전히 철창 안에서 사육되는 동물들에게 누가 위협을 가하는 일을 하고 있는지 가려진 진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한 생명으로 태어나 마땅히 누릴 자유,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과의 안전한 공존이 가능해지길 바래 본다.

 

 

#빠삐용 #김선배글그림 #호랑이꿈 #자유권 #동물 #사육농장 #초그신 #초그신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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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병 사용법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42
정연철 지음, 이명하 그림 / 길벗어린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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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힘든 날이 있다. 어른들도 아이들에게도 예외없다. 교실에서 한 친구가 독감 증상을 보이면 으레 선생님은 혹시 독감일지도 모르니 가까이 가는 것을 조심하고 손을 자주 씻자는 당부를 한다. 그럴 때 보이는 아이들의 반응은 오히려 더 가까이 가며 독감에 걸리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그만큼 힘들 때 잠시 쉬어 가도 된다는 허락이 간절히 필요할 때가 있다. 몸이 그럴 때도 있고 때론 마음이 그러하다. 그때 필요한 건 꾀병이라고 당당히 권하는 책이 있다. 길벗어린이에서 나온 꾀병 사용법』이다. 꾀병이 필요한 아이의 마음과 그 마음을 잘 헤아려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어른이 등장한다. 물론 꾀병 사용엔 주의 사항이 있다가끔 써야 효과가 나타난다.

 아주 가끔 써먹는 꾀병은 달콤해요마음을 설레게 하고힘을 줘요어렸을 때도 어른이 된 지금도 저는 꾀병을 좋아해요다 알면서 속아 주는 사람을 사랑해요.

                                     

                                       정연철 글 작가 소개글 중에서


사실은 저도 월요일 아침이 오면 꾀병을 부리고 싶어요그래도 열심히 살다 보면 또 금요일 저녁이 오겠지요?

                          

                                      이명하 그림 작가 소개 글 중에서


 두 분 작가님의 소개글에서도 꾀병의 효능과 필요성, 사용법까지 느낄 수 있다. 누구보다 아이들의 생활 밀착형 이야기를 잘 쓰는 정연철 작가님의 글과 상자세상으로 익숙한 이명하 작가님의 익살스런 그림이 딱 어울린다.

 


ㅠㅠㅠ에서 시작되어 ㅋㅋㅋㅋ로 끝나는 앞면지와 뒷면지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에는 아이들의 학교 생활, 친구 생활, 가정 생활이 모두 담겨있다. 다양한 상황 속에서 바뀌어 가는 주인공의 감정이 섬세하게 그려져 몰입감있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파란색에서 노란색으로의 색의 변화를 통해서도 감정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친구와의 다툼으로 마음 고생을 하고 사과와 화해를 하는 과정이 세밀하게 묘사되어있다. 아이들에게 친구 관계의 어려움은 꾀병을 동원해야 될 만큼 힘든 일이다. 그 마음을 누구보다 곁을 지키는 엄마, 아빠가 헤아려 주는 모습이 포근하다.


꾀병 사용법을 읽고 나면 잠시 쉬어가도 된다는 쉼쿠폰을 선물 받은 느낌이 든다.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가끔은 꾀병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해 주는 느낌이랄까. 120%를 산다는 한국인들에겐 더 필요한 게 아닐까. 꾀병을 부리는 누군가의 곁에서 알면서도 눈 감아주고픈 마음이 든다. 그래야 가끔 사용하게 될 내 꾀병쿠폰도 마법이 통할 테니까.

 

 

#꾀병사용법 #정연철글 #이명하그림 #길벗어린이 #꾀병 #친구관계 #사과 #학교생활 #초그신 #초그신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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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에게 일어난 일 -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림책봄 27
곽민수 지음, 김도아 그림 / 봄개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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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또또에게 일어난 일>이란 제목과 함께 또또의 얼굴이 앞표지 전체를 꽉 채우고 있다. 슬퍼 보이는 눈망울에 마음이 쓰인다. 


앞면지에서는 화사한 봄기운을 받으며 짐을 가득 실은 트럭이 지나가고 표제지에선 앞의 트럭이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곳에 이삿짐을 풀고 있다. 또또 가족의 시골 생활 정착기가 펼쳐질 것이 짐작된다.



‘내 동생 또또가 신났어요’라는 표현에 마음이 와 닿는다. 꼬마 소녀가 내 동생이라고 표현한 것이 낯설지가 않다. ‘또또는 우리 가족이예요.’ 그렇다. 반려견은 당당한 가족의 구성원이다. 화사한 봄을 배경으로 가족과 또또의 다정한 관계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장면들이 펼쳐진다. 또또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 사료 하나도 신중히 고른다. 그러던 어느 날, 또또가 아프다. 말을 할 수 없으니 더 애가 탄다. 축 쳐진 또또의 모습에 안타까움이 커진다. 그렇게 아픈 여름을 지나 가을. 또또가 가족 곁을 떠난다. 또또가 떠나고 난 뒤 알게 된 또또의 사망 원인. 바로 곰팡이균이 든 원료로 만들어진 사료가 문제였던 것이다.


이 이야기는 곽민수 작가가 20년 전에 겪은 자신의 이야기라고 한다. 그저 지어낸 이야기였음 했는데 자전적 이야기라니 울컥한 마음이 커진다. 그리고 곧이어 화가 난다. 가급기 살균제 사건, 멜라닌 분유 파동 등 일어나선 안되는 일들이 지금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을 앞세워 생명을 경시하는 사람들의 이기적인 탐욕과 무책임함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그것에 대한 답을 <봄, 여름, 가을, 겨울 또또에게 일어난 일> 그림책에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또또에게 일어난 일을 잊지 않고 기억하여 세상에 알리는 것 말이다. 그것이 인간의 부주의와 이기심으로 생명을 잃은 수많은 또또에게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일일 것이다.


반려견을 키우고 떠나 보낸 경험이 있는 나에게 이 그림책은 그리운 '바우'(나의 반려견 이름)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시간을 주었다. 더불어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에게 내가 어떤 태도를 지니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봄여름가을겨울 #또또에게일어난일 #곽민수_글 #김도아_그림 #봄개울 #초그신 #초그신서평단 #동물권 #윤리의식 #생명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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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애벌레를 싫어한 왕자 작은별밭그림책 13
황이원 지음, 박지민 옮김 / 섬드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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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도 돌려보는 거꾸로 그림책 <그랬구나!>를 통해 섬드레출판사를 알게 되었다. 그 참신한 시도로 재치있게 메세지를 전하는 책이 마음에 들었었는데 『초록 애벌레를 싫어한 왕자』가 출간되어 반가운 마음으로 선택한 그림책이다.


볼로냐아동도서전 2021, 2022년 연속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2023년 펑즈카이 아동그림책상, 2022년 Openbook 좋은 어린이책, 타이완 금정상, 국가인권박물관 그림책 대상, 호회아 신인작가상 수상자, 황이원의 최신 그림책! 이 화려한 수상 경력의 타이완 황이원 그림책 작가의 책은 처음이다. 어느 출판사의 새 책이 궁금해지고 예술작품으로 쉽게 접할 수 없는 다른 나라의 작가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것 또한 그림책 덕후의 큰 기쁨이다. 핑크와 블랙의 강렬한 표지 그림이 이국적으로 다가온다


만일 내가 싫어하는 것이 모두 사라진다면, 이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이 될까요?                                                                                                  뒷 표지 글 중에서

그림책 읽기 전, 누군가의 개인적인 좋고 싫음으로 인한 결정으로 이 세상 즉 공동체가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는지? 또는 나의 개인적인 취향으로 인해 공동체에 피해를 준 적은 없는지? 일상에서 한 번 쯤 경험해 봄직한 질문으로 물꼬를 튼 뒤 그림책으로 들어가도 좋을 듯하다.





이 나라에 초록색이 없으면 좋겠어요.

본문 중에서


온 나라의 신하들이 초록애벌레를 싫어한 왕자의 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해 여러 방법을 실행한다. 그 소원이 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줄 지에 대한 협의는 온데 간데 없다. 초록을 성 밖으로 밀어내는 데에만 열중한다. 왕자의 취향만이 존중된다. 세상을 잘 모르는 왕자의 무지함을 보완해 줄 것은 공론화의 장을 거치는 것일텐데 권력에 아첨하는 무리들만 있을 뿐이다.


'초록이 사라져 세상에서 제일 좋은 나라'를 구경하기 위해 왕자는 성 밖으로 나간다. 변화는 늘 내 테두리를 벗아나 낯선 것과의 대면에서 시작된다. 길을 잃은 왕자는 소녀를 만나고 소녀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 변하게 된다. 한 사람에게 이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만남이라면 두팔 걷고 응원하고 싶다.


왕자는 소녀와의 만남을 통해 무지함에서 비롯된 결정이 얼마나 큰 해악이 되는지 느끼게 된다. 파괴된 것을 다시 원상태로 되돌리는 데는 미움보다 더 큰 사랑,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작가는 놓치지 않는다. 무지함으로 공동체에 위해를 가한 사람도, 그것을 되돌린 사람도 왕자 한 사람이다. 한 사람 안에 존재하는 선과 악이 어떤 만남을 통해 발현되어 가는 지 그림책이 보여준다. 서로 다른 입장에 놓여있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서로 부딪치고 만나는 장이 필요하다. 공감의 행동 전에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서는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 왕자가 소녀를 만나지 않았다면 소녀의 아픔, 자신의 악행을 어찌 알 수 있었겠는가?


왕자와 소녀의 이 짧은 이야기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이 크다. 권력자는 그 권한과 책임이 크기에 ‘혼자만 좋은 일’과 ‘모두가 함께 좋은 일’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림책 속 왕자에게는 권력이 주어져 있다. 그러므로 그 결정에 있어 자신의 호오만이 중심이어서는 안된다. 나에게 당연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다를 수 있다. 혼자만 좋은 일로 큰 결정을 하게 되면 자칫 다른 사람의 인권을 짓밣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왕자에게 초록색이 더 이상 없는 나라가 아닌 소녀에게 약속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 가장 행복한 나라가 되기까지 어떠한 만남과 변화가 있었는지 많은 이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다. 그 이야기의 파장이 번져나가 공동체를 변하게 할 수 있음을 믿는다. 직접적으로 가르치진 않으나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그림책의 힘이 놀랍다. 은유를 통한 부드러운 설득이 직접적인 훈계보다 더 힘이 센 것을 믿는다. 『초록 애벌레를 싫어한 왕자』 가 그 대표적인 예다.





덧> 책 커버 안에 '생각 키우기' 활동 내용이 넣어져 있다. 출판사의 센스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이렇게 좋은 안내서를 가까이 둘 수 있다니 고마운 마음이 든다. 여기에 제시된 논제대로 아이들과 토론을 꼭 해보련다. 작게는 우리 집, 우리 반, 크게는 세상까지의 변화를 꿈꾸면서 말이다.


#초록애벌레를싫어한왕자 #황이원_글그림 #박지민_옮김 #섬드레출판사 #작은별밭 #초그신 #초그신서평단 #다름 #자유 #인권 #권력 #책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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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클래식 365 - 곁에 두고 매일 읽는 그림책 명작들
그림책사랑교사모임 지음 / 케렌시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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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책 전성시대다. 예술작품과도 같은 아름다운 그림책이 넘쳐난다. 그림책이 그간의 설움을 딛고 하나의 예술 장르로 인정 받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행복한 비명이 아니 나올 수 없다. 우려가 있다면 수 많은 볼거리, 읽을거리가 넘쳐나고 있기에 그 어느 때보다 좋은 그림책에 대한 길잡이가 필요하게 되었다. 케렌시아에서 나온 그림책 클래식 365는 그림책을 입문하는 사람이나 그림책 사랑꾼 누구에게나 곁에 두고 길잡이 삼을 만하다. 제목처럼 그림책 클래식이라 불릴만한 그림책 365권이 수록되어 있다. 아이들의 독서생활을 누구보다 가까이 접하는 사서 교사들이 아이들이 꼭 한 번은 만나길 바라는 그림책을 선별했다고 한다. 서문에 쓰여진 클래식그림책의 기준에 실린 글을 통해 선정에서부터 믿음이 간다.



 365권의 클래식 그림책 소개 방식도 신선하다. 소개되는 책마다 한페이지씩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알차다. 책 속에 인상적인 구절을 시작으로 하여 QR코드가 있어 책이 궁금할 경우 바로 책을 찾아볼 수 있다. 책에 그림책 장면이 실려있지 않은 아쉬움을 달래줄 만한 아이디어다. 이어 간단한 그림책 서평이 실려있다. 정성 어린 서평은 그림책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해 준다. 제일 맘에 들었던 것은 아이와 생각을 나누는 질문 부분이다. 그림책을 아이들과 읽고 이야기를 나눌 때 교사가 던지는 질문은 더 없이 중요하다. 이 질문을 통해 그림책을 풍성하게 나눌 수 있게 된다. 그림책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으면 제대로 할 수 없는 질문이 책에 실려있다.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림책의 수상경력 또한 그림책 선정에 도움을 준다. 마지막 키워드로 그림책을 마무리한다.

 


그림책 클래식 365이 한 권으로 읽어줄 가치가 있는 그림책을 소개받고 그 안의 소개내용을 통해 그림책 읽기의 즐거움을 느끼고 깊이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시대를 초월하는 클래식같은 그림책이 궁금한 모든 이들에게 권한다. 그림책 안내서의 클래식 자리를 내어 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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