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 또또가 신났어요’라는 표현에 마음이 와 닿는다. 꼬마 소녀가 내 동생이라고 표현한 것이 낯설지가 않다. ‘또또는 우리 가족이예요.’ 그렇다. 반려견은 당당한 가족의 구성원이다. 화사한 봄을 배경으로 가족과 또또의 다정한 관계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장면들이 펼쳐진다. 또또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 사료 하나도 신중히 고른다. 그러던 어느 날, 또또가 아프다. 말을 할 수 없으니 더 애가 탄다. 축 쳐진 또또의 모습에 안타까움이 커진다. 그렇게 아픈 여름을 지나 가을. 또또가 가족 곁을 떠난다. 또또가 떠나고 난 뒤 알게 된 또또의 사망 원인. 바로 곰팡이균이 든 원료로 만들어진 사료가 문제였던 것이다.
이 이야기는 곽민수 작가가 20년 전에 겪은 자신의 이야기라고 한다. 그저 지어낸 이야기였음 했는데 자전적 이야기라니 울컥한 마음이 커진다. 그리고 곧이어 화가 난다. 가급기 살균제 사건, 멜라닌 분유 파동 등 일어나선 안되는 일들이 지금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을 앞세워 생명을 경시하는 사람들의 이기적인 탐욕과 무책임함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그것에 대한 답을 <봄, 여름, 가을, 겨울 또또에게 일어난 일> 그림책에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또또에게 일어난 일을 잊지 않고 기억하여 세상에 알리는 것 말이다. 그것이 인간의 부주의와 이기심으로 생명을 잃은 수많은 또또에게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일일 것이다.
반려견을 키우고 떠나 보낸 경험이 있는 나에게 이 그림책은 그리운 '바우'(나의 반려견 이름)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시간을 주었다. 더불어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에게 내가 어떤 태도를 지니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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