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동진의 빨간 책방>에서 이 책과 <옥수수와 나>를 소개하며 김영하 작가와 함께했었다. 김중혁 작가까지 하여 이야기 잘하는 세 사람이 같이 있으니 그 회 팟캐스트는 꽉찬 느낌이었다. 팟캐스트 들은 후에 <퀴즈쇼>를 읽었고, 다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김영하 작가 소설은 굉장히 빠르게 몰입하게 되는데, 이 책 역시 그러했다. 소재나 인물들이 강렬하여 더 그런 것 같다.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읽었다면 충격이 심했을 것이다. 그래도 팟캐스트로 대략적인 개요를 알고 보았기에 좀 나았다.


 대입을 향해 경쟁하는 수많은 학생들 너머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고싶지 않고, 알고 싶지 않아할) 청소년들의 어두운 이야기. 주인공인 제이는 탁월한 공감능력을 가졌다. 비참한 환경에서 자라지 않고 충분한 정서적, 경제적 지원을 받았더라면 분명 다른 사람으로 자랐을 것이다. 종교지도자나 사회복지사가 되었을 수도 있고, 연기자나 라디오 DJ로 타인들을 위로해주었을 수도 있다. 아니면 동물과의 교감하는 능력으로 동물조련사가 되었을 수도 있다. 마치 거리의 성인처럼 구도자가 될 것 같던 제이는 자신의 생명을 아낌없이 소모한다. 그 무의미함이 씁쓸하게 느껴졌다.


   어떤 소설가는 굉장히 선동적이어서 사람을 파르르 분노하게도 만들고 무언가 행동하게끔 만들기도 한다. 또 다른 소설가는 뜨거운 차를 마신 뒤 몸이 손발끝이 점차 따뜻해지듯이 마음이 서서히 따뜻해지는 글을 쓰기도 한다. 김영하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 알 수 없는 물건이 가득든 상자에 손을 넣는 기분인데, 그 안에는 기쁜 것, 슬픈 것, 끔찍한 것 등 갖가지 것이 다 들어있다. 그는 이런 이야기들을 참으로 담담하게도 풀어간다. 위트 있는데 어쩐지 블랙코미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문체 때문에 작가의 책을 계속 읽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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