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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 나는 무엇이고 왜 존재하며 어디로 가는가?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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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차려보니까 예약함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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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트] 열린책들 190 세계문학 전집 2018 (전190권)
프란츠 카프카 외 / 열린책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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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번역 책 디자인 모두 마음에 듭니다.
50년 대여에 특가로 전집을 얻게 돼 기쁘네요.
도끼선생을 특히 좋아하는데 카라마조프등 그의 작품들의 번역이 좋아선지 타사보다 더 잘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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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루의 참나무. 두 번의 사랑, 다섯 번의 상처]

벌목공의 무시무시한 전기톱 모터 소리가 시끄럽게 흔들린다. 그의 심장을 쌔앵 잘라내며 온전히 제 마음속에만 간직하고 싶었던 그의 역사가, 격정적이었던 사랑의 시간들을 무자비하게 폭로해버렸고 은밀했을 비밀은 톱밥처럼 쏟아졌다. 번개를 견디고 폭풍을 버티고 어둠속에 우뚝 솟아 저 멀리서 왔을 누군가를 그리며 사랑해왔던 그 아름다운 시간들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의 푸르렀던 시간들은 한낱 나이나 셈하는 동그라미따위로 치부되거나 가벼운 입담들이나 앉았다 떠나는 때묻은 의자가 되고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들의 떨리는 심장앞에 사랑의 실체를 보여주듯 활활 타올라버리는 마른 장작이 되거나, 필름으로박제된 고급 테이블로 비밀의 장소에서 탐욕의 냄새를 맡으며 인간들의 온갖 구역질나는 유희의 목격자가 돼버렸을 것이다.

새벽, 뇨기를 해결하고 졸린 걸음에 비틀거리는 나의 푸른 그림자가 멈추었다. 밑둥이 거세된 나무 등걸이 내 앞을 가로 막으며 갈라진 소리로 말을 걸었다. 자신의 사랑을 잊지 말아달라고. 제발 지나치지말고 나의 그 절절했던 시간들을 한번만이라도 기억해달라고. 그 절규앞에 난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바닷가 신새벽은 가슴 시리게 밝아져갔다.


-150329 제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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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안위대한 개츠비]

문학동네 위대한 개츠비. 잘 읽힌다. 김영하답다...라는 일반적인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고...민음사와 문학동네에 대한 편견은 더더욱 아니다. 얼마전에 적었던 파리대왕편에 대한 번역문제로 민음사에게 엄청난 실망을 한 적도 있다.

대여해서 읽었던 민음사의 위대한 개츠비를 아주 무리없이 감동적으로 마쳤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얼마전 순전히 장서의 욕심으로 새롭다는 평이 자자했던, 그래서 읽다가 포기한 사람들이 페이지를 넘기는데 성공했다는, 문학동네의 위대한 개츠비를 구입할 기회가 생겨 냉큼 집어들은 후 책장에 꽂아넣고 하세월을 보낸 후 오늘 몇장 읽어보다가 다음 기회에 민음사 것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65쪽을 읽다가 짜증이 확 일었다. 코메디다.
(˝내가 개츠비야.˝ 그가 불쑥 말했다.
˝뭐?˝ 나는 소리를 질렀다. ˝아, 이런, 미안.˝
....그가 사려깊은 미소를 지었다...지나치게 공들여 격식을 차린 그의 말투는 우스꽝스러움을 간신히 면할 정도였다. 자기 소개를 하기 전 얼마 동안 그가 조심스럽게 말을 고르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김영하의 해설 중에, 기존의 번역본을 읽다가 포기했다면서 그 원인중의 하나가 말의 위계라며 이십대에서 삼십대로 보이는 닉과 개츠비, 데이지와 개츠비가 서로 존대하는 건 21세기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서로 반말을 하는 번역을 시도했다. 하지만 난 솔직히 이게 더 이상하다. 읽는 내내 인물들의 고전스런 맛은 없고 친구들이 가벼운 대화를 읽는 듯, 경박스럽다. 어릴 적 친구도 아닐뿐더러 우연히 제 사촌 여동생의 오래된 연인인 제3자와의, 최소 5살 이상은 차이가 날 개츠비와 말을 튼다고? 요즘 20대에서 30대초반은 처음 만나면서 어깨를 툭툭 치며, 어이, 내가 원빈이야하고 말을 까면 상대방도, 뭐, 네가?라고 말을 트나? 지나치게 격식을 차린 말투의 개츠비가 닉을 처음 보고 내가 개츠비야라니. 김영하씨, 이건 괜찮은거요?

당시는 1920년대의 근대라는 시간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 때의 말투와 지금의 말투는 기본적으로 다르다. 미국도 그건 마찬가지일터, 당시의 어투와 뉘앙스를 완전히 무시하고 모던으로 색칠한 번역은 전혀 고전문학의 맛을 내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아니, 그냥 쉽게 말해서 난 민음사본으로 읽으며 말의 위계로 인한 어색함이나 고루함을 전혀 느끼지 못한 바, 바로 이것이 바로 말의 위계를 책읽기의 장애로 생각한 김영하의 인식이 잘못됐다고 판단하는 역학적 근거다. 물론 개인적인 근거이지만 대부분의 독자가 이것으로 인해 읽기를 포기했다는데 절대 공감이 되지 않는다. 상감마마의 하오체나 댁은 뉘신지요정도는 몰라도 말이다.

김영하가 말한 고딩들의 `졸라잼없어`라는 책의 범주에 이 민음사책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확한 번역의 김욱동과의 은근한 논쟁이 있었음을 볼 때 - 물로 이는 언론과 출판사간의 시장선점을 위한 기싸움때문이기도 하지만 - 사실 민음사본을 타겟으로 한 것으로 본다. 이 역시도 김영하의 상상력의 오버로 원 문장을 지나치게 꾸몄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보인다. 물론 번역이란게 읽히는 시대의 정서에 맞게 다를 순 있지만, 의미가 통한다고 해서 원작자의 텍스트를 변형시켜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이쯤되면 차라리 김영하가 위대한 개츠비를 각색했다고 보는게 낫지 않을까 .핏제랄드의 위대한 개츠비가 아니라 김영하의 안위대한 개츠비. 독자는 누구의 개츠비를 읽어야하나. 매끄러운 글빨로 수채화처럼 부드럽게 번역한 것, 그래서 요즘의 세대가 읽기 쉽게 한 공로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번역의 문제의 원인을 말의 위계나 정직한 번역으로 간주하고 그것들을 자신만의 새로운 각색에 대한 이유로 댄 것은 원저자에 대한, 고전 번역에 대한 오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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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고독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5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 민음사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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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54 [오랑캐꽃 들판에서 사랑을 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비상착륙을 감행하여 하마터면 애인과 함께 목숨을 잃을 뻔했던 인류 역사상 최초의 인간이었을 것이다]

백년(동안)의 고독중...

이 할배 유머가 `호박밭의 서리꾼`의 J.D.샐린저 저리가란데....읽다보면 정말이지 고독해진다. 비현실적(마술적) 묘사에서 추상적인 고독감이 이렇게 절절히 느껴지다니... 마술에 끝나지 않은 리얼리즘...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문체에 숨겨놓은, 제3세계 국가들이 겪었던 제국주의침략과 자본주의의 강제적 이식, 보수파와 자유파의 대립, 전쟁, 고유문화와 전통의 단절 등, 근대사에 대한 서사가 한 가문의 백년살이속에 살아있고 마치 우리의 근현대사가 지나온 처절하고, 그래서 그 시대를 관통한 사람들의 고독한 역사를 보는 듯하다. [백년 동안의 고독]은 부엔디나가문의, 콜롬비아의 역사에 새겨진 고독뿐이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읽는 동안의 고독]을 선사한다. 어떻게 이럴 수 있나... 도끼선생이후로 와. 와. 거리면서 읽은 몇 안되는 책. 노벨문학상 맞다. 이 책. 야스나리의 [설국]은 인정할 수 없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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