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1 (20주년 특별 기념판) - 개정증보판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로버트 기요사키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인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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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책에 대한 명성은 들었지만, 이 책을 들기까지 20년의 세월이 걸렸다. 처음 이 책을 읽던 독자들은 어떤 마음으로 읽었을지, 20년이 지난 후 특별 기념판에서는 또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부자 아빠와 가난한 아빠가 함께 생존하고 있을까. 제목에서 품어져 나왔던 나의 첫 번째 질문이였다. 본인의 아버지는 착실하고 성실하기는 하지만 가난할 수 밖에 없는 이유, 로버트는 그의 친구 마이크의 아버지에게서 배운 바는 적지만 부자가 될 수 밖에 없는 노하우들을 익히고 터득한다. 물론, 내 아버지의 가르침과 마이크의 아버지의 가르침이 상충될 때 자신의 아버지의 것을 따르지 않고 부자 아버지의 가르침을 배우기로 했던 그의 노력에 얼마나 많은 승부수를 띄운 것인지 일상을 통해 보여줬다.

 

부자 아버지가 몇 번이고 강조했던 것 중에 가난한 사람들과 중산층은 돈을 위해 일한다. 부자들은 돈이 자신을 위해 일하게 만든다이다. 고소득 일자리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 하나는 당신이 돈을 위해 일한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당신이 내는 세금이 갈수록 오를 것이라는 뜻이다. 로버트는 돈이 나를 위해 일하며 급여 소득이 아닌 자산 소득을 창출하도록 만드는 법을 배웠고, 덕분에 세금 혜택을 누리는 등 소득 이상의 자산을 누리게 되었다.

 

금융지식에 대한 중요성도 느끼게 해주었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돈에만 초점을 맞출 뿐, 가장 큰 재산인 교육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 걱정스럽다고 말이다. 힘겨운 변화의 폭풍 속에서도 점점 더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돈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힘들고 거센 파도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고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은 거센 파도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고 돈을 벌게 해 주는 것은 바로 지식이다. 금융 지식이 없다면 돈은 얼마 안 가 사라지게 되어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요한 것은 얼마나 버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모으느냐가 중요하다.

 

재투자 과정이 진행되는 사이 책에서는 간단한 법칙을 기억하라고 한다.

.부자는 자산을 산다.

.가난한 이들은 오직 지출만을 한다.

.중산층은 부채를 사면서 그것을 자산이라고 여긴다.

그리고 자산의 현금흐름 패턴을 그림으로 보여주는데 부자 아버지가 아이였던 로버트와 마이크를 가르쳤던 그림이다. 그림으로 표현하지만 결국은 숫자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현금 흐름패턴에서는 수입과 지출, 대차대조표에 자산과 부채가 명기되어 있는데 주머니에서 어떠한 흐름으로 나가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다. 가난한 이들의 현금흐름 패턴, 중산층의 현금흐름 패턴, 부자들의 현금흐름 패턴 등을 제시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집을 자산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로버트는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어 가기 때문에 집을 부채라고 가르친다. 세금과 비용이 드는 것은 물론이고 가치가 떨어질 뿐 아니라 집에 돈이 묶이면 다른 다양한 기회를 놓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더 큰 집을 사지 말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다만 그런 집에 들어갈 비용을 지불할 수 있도록 현금흐름을 생성하는 자산부터 먼저 구입하라는 의미다. 내게는 중산층과 가난한 이들의 현금흐른 패턴의 콜라보를 보여주고 있었다. 내가 생각한 경제관념이 한번 무너지는 계기가 되었다.

 

성공에 필요한 주요 관리 기술로 첫째 현금흐름 관리, 둘째 시스템 관리, 셋째 사람관리.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전문기술은 세일즈와 마케팅이다. 글쓰기와 말하기, 협상하기와 같은 의사소통 기술은 성공적인 삶을 구축하는 데 필수적이다. 로버트는 이런 기술에 대한 지식을 넓히기 위해 강의를 듣는 등 꾸준히 노력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세일즈와 마케팅 기술을 어렵게 생각하는데 주로 거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의사소통과 협상의 능력을 키우고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더욱 잘 다룰수록 삶을 더욱 쉬워진다.

 

지금에와서야 책을 읽으며 느끼는 가르침들을 20년 전에 이미 나왔던 것들이라고 생각하니, 그때 읽은 독자들의 신선한 충격 또한 만만치 않겠구나 싶다. 너무나도 신선하게 다가왔고, 나는 왜 진작에 이러한 마인드와 가르침들을 배우지 못했을까 하는 기분도 들었다. 그러나 모든 게 행동하기 나름이다. 많은 것을 알고 있어도 그것을 쓰지 않고 행동하지 않으면 내 것이 되지 않고 남에게 나누어 주지 못할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에게 정신과 시간이 주어져 있다고. 손에 현금이 들어왔을 때 오직 우리 자신만이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돈을 어리석게 쓰는 것은 가난한 선택이다. 돈을 부채에 써 버리면 중산층에 합류하게 된다. 그것을 정신에 투자해 자산을 취득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당신은 부유함뿐만 아니라 목표와 미래까지 결정하는 셈이다. 모든 것이 개인의 선택과 결정에 달려 있다는 말에 손이 떨린다. 돈 쓰기도 겁나고, 돈을 얻기도 두렵고, 돈을 모으는 것도 모아보면 티끌이고. 그러나 이 책 한권이 금융 지식의 폭을 넓혀주고, 부자가 되라고 길을 열어주는 것 같았다.

또한 책에서는 20년이 지낙도 변하지 않는 것들을 이야기 하고,(책의 초판이 나왔을 당시) 챕터들로 나누어져 그 내용들을 한번씩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주었다. 또한 부자가 되는 10단계를 알려주고 아직도 더 알고 싶다면 당신이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부자가 되지 않아도 좋다. 만족하며 살 수 있도록 내 자신을 위해 조금씩 알아가고 싶다. 더불어 윤리적으로. 인간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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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행복론 - 현실을 사랑하는 25가지 방법
가와사키 쇼헤이 지음, 이영미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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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출판사와 책의 제목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곳이 있을까.

소소의 책에서 <작은 행복론>이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책 표지에도 아기자기한 여자 주인공이 나오길래 여자 분이 쓰신 행복론인줄 알았는데, 저자는 남자분이다. 책이 올 때 초판인쇄본에 한하여 미니달력이 함께 오는데 뒷면은 그림엽서처럼 되어 있어서 그 그림이 짜임이 소담스럽고 재미있었다.

 

이 책은 이상에 지나치게 사로잡힌 나머지 숨이 막히지는 않은가?’라는 질문과 눈앞의 현실을 제대로 사랑할 수 있으면, 인간은 이상 없이도 성장할 수 있고, 하루하루가 즐겁고, 작은 행복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을 제안하고 실천해보고자 하는 내용이다. 물론 자아가 확실하고 모든 준비가 되어 있을 때 이상을 바라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며 위로의 손길을 보낸다. 이상과 그에 대해서 방황하는 나에 대해서 질문을 많이 던진다.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는 순간에도 이상은 미친 듯이 날뛰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책의 제 1장과 제 2장에서는 주로 이상의 안 좋은 점을 다루고, 3장에서는 이상을 버리기 위한, 이상에 중독되지 않기 위한 사고 태도에 관해 논해보고, 4장부터는 이상을 버린 뒤에 취할 구체적인 행동에 관련된 의견을 구축한다. 그리고 마지막장인 5장에서는 제 3장의 사고 태도, 4장의 구체적인 실천에 맞춰서 변화의 성질에 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비단 비참한 결말을 맞지 않더라도 최선을 대책은 이상을 처음부터 버리는 것이다. 이상을 애당초 품지 않으면 평온한 생활도 존재한다고 본다. 이성을 버림으로써 발견할 수 있는 현실의 즐거움, 흔들림 없는 안정된 사고의 묘미를 해설하고 싶어한다. 이상을 쫓느라 현실의 괴리감과 현실감의 간극을 참아내기 어렵다는 말도 있다. 이럴때일수록 이상은 내가 없다. ‘그렇게 되고 싶은 나는 있지만, 그것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고 말한다. 지금의 나를 버리고 새로운 나를 찾으려고 하는 것은 매우 가치있는 작업이지만, 무엇을 하든 주체는 나 자신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상을 쫓지 않으면 그러면 우리는 어느 정도의 미래를 보며 나아가야 하는 것일까, 눈앞의 연장선상에 없는 미래, 너무 먼 미래는 그려보지 않는 게 좋다고 말한다. 활동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이 미래는 물론 알아둬야 하고, 거기에 계획을 세우는 것도 우리 삶에는 필수적인 테크닉일지도 모르지만 자기의 기력을 죽이는 결과를 초래할 바에는 먼 미래를 그려보는 흉내는 안 내는 게 최고다. 그보다는 오히려 지금 발을 디디고 있는 현실을 분명하게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간단히 정리해보자면, 결국은 이성을 버리고 현실을 사랑하자는 제안의 궁극적 목적은 마음을 강하게 만드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이성을 버리는것도, ‘현실을 사랑하는것도 어디까지나 나를 지키기 위한 사상이다. 누구로부터 주어진 것이 아닌, 자신의 강해진 마음으로 그려낸 이상이라면, 그것을 믿고 추구하고, 달려나가는 자세는 잘못될 리가 없다. 이것이 인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작은 행복론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현실을 사랑하는 25가지 구체화된 방법들로 제시되어 있는데 함께 실천해보기에 좋은 내용들이다. 작은 행복을 만들기 위한 소소한 책 하나가 있어서 든든하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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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독 - 독서 습관을 기르는 슈퍼 리딩 습관을 기르는 슈퍼 리딩
이지성.스토리베리 지음 / 차이정원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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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천재가 된 홍 대리> 전면 개정판이라는 말에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50만 명의 독서 습관을 잡아주었다고 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읽힌 책이라면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 싶었다.

내 독서 습관은 평상시에는 한달에 3~4권 정도 꾸준히 책을 읽다가 내키는 경우 갑자기 책 읽는 양과 속도가 빨라진다. 그러다가 또 금방 책에 대한 흥미가 식어버린다. 최근에는 유일한 벗이 되어주는 게 책이라 한 두권 정도는 붙잡고 꼭 책을 읽고 있다. 그러나 꾸준히 독서를 하기 위해 습관을 기를 수 있을까? 나는 왜 책을 읽고 있는 것일까? 단순히 시간 때우기인가, 무언가를 얻고자 하기 위함인지 이 책을 통해서 나를 돌아보고 싶었다.

 

<일독>이라는 책의 제목도 흥미로웠다. 한자로 풀기에 따라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一讀은 독서의 첫 단계, 처음 시작하는 독서를 말하며, 日讀은 매일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는 독서를 말한다. 내게는 一讀, 첫 단계는 이미 시작되었으며 日讀을 기르기 위해 책에 더 관심을 갖고 보았다.

 

여기 독서는커녕 책과 담을 쌓은 주인공 고현성이라는 인물이 나온다. 한 회사에 일하던 팀에서 좌천되어 다른 팀으로 이동하고, 여러 가지 인생에 내리막을 찍다가 친구 윤명훈을 만나 독서를 시작하게 된다. 독서의 시작은 고현성에게 인생을 변화시키기 위한 선택 조건이 아니라 필수 조건이다. 처음 책을 대하는 마음가짐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에 내 자신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에서는 남자 주인공에게 계속해서 묻는다. 독서하는 목적은 안 잊었지? 책을 읽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내가 왜 책을 읽으려고 하는가? 무엇을 위한 독서인가? 반드시 초심을 기억하라고 말이다.

 

고수의 독서 코칭 첫 번째로 독서 시간을 어떻게 만드는지 몇 가지 팁이 함께 있다. 나의 지난날과 하루의 일과를 적어보고 우선순위에 독서를 놓고 즐겁게 읽는 것이라고 했다. 독서시간을 딱히 정해놓고 있지 않는 내게는 독서 시간을 만드는 팁이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지금은 물론 개인적인 시간이 많지만 앞으로 이것저것 취미생활을 곁들여 지내고, 활동적인 움직임을 노력해야 하는 내게는 필요한 과정이라고 보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건 어렵고, 저녁 취침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서 하루 일과를 만드는데 반드시 독서 시간도 포함되야 함을 다시 한번 주목해서 봤다. 특히 생활 속에 의외로 숨겨진 510분의 시간들도 쪼개어 절약하면 책 읽기 좋은 시간이라는 게 인상 깊었다. 시간도 절약이 필요하다.

 

우리는 대개 책을 읽다가 느꼈다.’ ‘깨달았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렇다면 그 후의 행동 또한 달라졌을까? ‘’나도 한번 실천 해봐야겠다.‘ 내지는 생각했다에만 머물고 능동적인 행동을 취했는지도 중요한 부분이다. 어떤 책을 읽고 단지 머리로만 책을 읽는 사람이 아니라 뜨거운 가슴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올바른 방향이 아닐까 싶다. 또한 그러한 사람이 자기계발서를 쓰고 성공하는 습관과 관련된 책을 쓰고, 위인전을 편찬하는 위대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특히 머리로만 책을 읽는다는 부분에서 나도 모르게 고개가 수그러진다.

 

책의 주인공인 현성은 독서의 고수이자 멘토를 만나 한 단계 한 단계 독서의 습관을 기르게 된다. 조금씩 독서의 강도는 세지고 훨씬 더 어려운 독서를 하게 된다. 그러면서 눈에 띄게 삶이 변화하고 성장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자기계발을 위해, 업을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 독서를 한다. 내게도 심리적인 위안과 지금처럼 공황장애가 있어도 언제가 다시 사회생활 할 수 있을거라는 의지를 갖기 위해 책을 대한다. 또한 책을 읽고 있으면 어딘가 소속된 느낌을 받는다. 언제부터인가 책을 읽고 그에 대한 느낌과 글을 쓰는 게 나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여겨지게 되었다. 그리고 처음 공황장애로 힘들었던 2년 전에 비하여 눈에 띄게 우울감이 감소했고, 삶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 산책과 책 읽기가 많이 도움이 된다. 도서관에 있는 시간도 초반에 비하여 길어지면서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게 되었다. 누군가는 시간 절약까지 하면서 책을 보는데 남아도는 나의 시간 이 책 한 권, 한 권에 투자하는 게 아깝지 않게 느껴졌다.

 

<일독:독서 습관을 기르는 슈퍼 리딩>을 읽으며, 아직까지 내게는 독서습관을 기르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독서습관이 필요하다는 것에만 지나지 않고 지금 바로 내일의 독서 플랜을 한번 짜보기로 했다. 내일은 어떤 책을, 어떤 분량으로, 어느 시간에 읽을 것인가, 그리고 독서 시간외에 남는 내 시간은 또 어떻게 의미있게 보낼 수 있을 것인가.하고 말이다. 책읽기를 통해서 내 삶 또한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지금 시점에 만난 이 책이 너무나 반갑고, 많이 읽히는 이유를 알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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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에 가고 싶다
이재호 지음, 김태식 사진 / CPN(씨피엔)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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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으로 짐작하건데 불교의 영역을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하나의 카테고리만 삽입된 사진이 절일 뿐, 그리고 절과 쉼표를 이야기 할 뿐 전체가 불교의 색을 담고 있지 않았다. 이 책은 그리움, 가을, 별빛, 사람, 사랑에 대한 시다.

 

<화엄사에 가고 싶다> 책은 시를 읽다가 자주 내려놓고 사색하게 되는 책이다. 다도를 즐기고, 다기를 닦으며 사색에 젖게 만들었다. 전국의 아름다운 사출을 직접 눈으로 구경하지 않아서 내 안에 담을 수 있었다. 작은 바람 고요히 파도쳐 풍경소리 은은하게 퍼지는 절간을 상상하게 된다. 산길을 오르다 땀을 식힐 때 거친 숨소리 고루 잡으며 내 마음을 들여다 보는 느낌이였다.

 

무언가 사무치게 그립고, 치열하게 사랑하고 싶고, 혼자인게 어쩌면 다행이다 싶었다. 몸은 가만히 있으나, 몸이 요동치는 책이였다. 사계절 중 유독 가을이 풍경인 시가 많았다. 지나간 계쩔이 그립고 다가올 계절에 설레어진다. 가을의 절경을 시로 맛볼 수 있었다. 또한 사랑에게 말을 건네는 경우가 많았다. 사랑의 말을 건네는 제목의 시가 9편이 되었고, 작가의 전부를 쏟아낸 기분을 느꼈다. 감명깊게 본 몇 편의 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봄을 기다리는 모험을 즐기지 말고

꽃날 환영에 살았던 과거를 버리고

이제 방점을 찍어라

- ‘철벽중에서-

환영에 사로잡혀 있지 말고 현실을 직시하라는 말로 들렸다. 봄은 기다리는 게 맛이고, 꽃날 과거에 사무치는 게 재미인데, 방점을 찍으라는 게 무심하게 느껴졌다.

 

가을이 녹아들어 있는 시를 소개하고 싶다.

가을에는 모자 하나 장만해야겠다

 

코스모스 가득 핀, 한들거리는 바람 따라 걸을 때

저녁 씨알 굵은 노을 눈을 찌르면

비스듬히 중절모 눌러쓰고 눈 지그시 감아 보아야 할 테다

 

가을향 가득한 햇살에 모자를 눌러쓴 내 그림자 만들고

한걸음 앞 긴 그림자

입가에 씁쓸한 미소지으며 따라가고 싶다

 

어쩌다 길에서 마주친 바람에 어깨 가득 우쭐거리고

바람에 모자 한번 날아가는 낭패스러움에도

가을 고독을 연상하며 멋스러워지고 싶다

 

가을에는 모자 하나 장만해야겠다

 

뭇사람의 부러움을 사도 좋을

멋스러운 가을남자 되려면

깊은 우울과 상살을 가릴 모자 하나 장만해야겠다

 

때로는 살아있는 모든 것으로부터

가볍지 않은 사랑의 중후함을

그럴 듯이 표현할 모자 하나 써야겠다

 

, 생각해 보라

근사한 만찬과 별이 떨어지는 강변

수연 깊게 치마 걷어올린 산변에서

긴 호흡의 오렌지색 밤하늘을.....

그 길에서 나는 멋진 모자 눌러쓴 색고운 가을이고 싶다.“

-‘모자’-

색 고운 가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카페에 앉아서 천천히 우울한 겨울을 본다

어둠에 기울어 소주잔을 밀고 온 스산함

허리를 살찌운 도시의 과식은 더부룩하다

-‘친구를 기다리며중에서-

표현이 재미있다.

 

, 살아지고 사라지는 것이리니

오늘 본 아침도 그 하루가 남다르리라

-‘세월 1’ 중에서-

가는 세월이 야속하기보다 아끼며 열정을 다해 살고 싶어진다.

 

<화엄사에 가고 싶다> 책은 내게 시적 감성을 충만하게 채워줬다. 그리고 먼 여행(인생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사색하게 되고, 북적이던 사람이 그립고, 지겹던 사랑에 더 지독하게 사랑하고 싶고 인생을 또 한번 살고 싶어졌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덮어두는 게 아니라, 접어두고 다시금 언제든 꺼내어 읽고 싶어졌다. 오랜만에 감성 돋는 시집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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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어떻게 보이세요? -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의 빛을 따라서 아우름 30
엄정순 지음 / 샘터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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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정도 장애인과 관련한 직장에 몸 담고 있었다. 내가 주로 접했던 분들은 지적, 자폐성장애, 지체장애, 뇌병변 등등 여러 장애를 가진 분들을 접했다. 특히 지적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사회에 적응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지적 장애를 가진 대상에게 무엇을 가르친다는 게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과정과 배우는 것들은 놀라울 정도로 사회생활 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이 책을 보며 저자는 내가 접해보지 못한 앞을 보기 어려운 시각장애를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활동을 한다. 앞을 볼 수 없다고 해서 미술적 활동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겪어보았던 것처럼 함께 하는 이들에게는 긍정적인 의미가 크다.

 

20p.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나도 시각장애는 그냥 깜깜함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함께 미술 작업을 하면서 그들의 세계가 단지 암흑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각기 다르게 보고 있었다.

비단, 이들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각기 다르게 바라볼 뿐, 생각하지 못하는 게 아니란 걸 알게 된다.

 

저자는 앞이 보이지 않는 이들을 대상으로 미술작업을 진행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글을 썼다. 특히나 본인이 애써서 알기 힘든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것이 책의 신선함을 느꼈다. 또한 이들이 선생님에게 하는 질문 하나하나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재미를 유발시키며 인생의 진지함이 묻어있다.

 

이 책은 코끼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코끼리를 직접 만지며 느껴지는 감정들을 미술로 표현할 수 있게끔 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들이 코끼리로 상징되는 거대한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대면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직면하는 두려움을 돌파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진정한 의미이지 않을까,

이미지를 만드는 것, 즉 미술 작업은 눈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많은 감각과 정서, 기억이 동시에 작동하여 나온 결과물이다

 

아이들과의 수업이 점에서 코끼리까지의 커리큘럼이 짜임새 있어보였다. 코끼리를 직접 만지고 체험하기 위해서 아이들을 데리고 비행기를 타고 멀리까지 간 모든 여정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 저자의 믿음과 결단력도 대단함을 느꼈다.

 

시작하기 어렵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뜻이 좋으면 비좁던 길도 탄탄대로가 되어 오고 갈 수 있는 곳을 만든다. 처음이 어려웠지만 그로 인해 미술적으로 시도해보지 못했던 여러 방면에 도전 해 볼 수 있게끔 길을 열어주었고, 시도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꿈꾸지 못했던 것을 꿈꾸게 되었고, 볼 수 없던 것을 더 넓은 감각으로 길러주었다.

 

다음 세대가 묻다 보는 것에도 특별한 노력이 필요한가요?

엄정순이 답하다 나와 다름을 보는 것이 재미있다고 느낄 때 더 많은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내가 본 것들이 결국 나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나를 잘 들여다보고 있나, 되돌아보게 되었다.

 

<세상이 어떻게 보이세요?> 책은 본다의 의미를 자유롭게 펼쳐주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주었다. 저자가 가는 길을 응원해주고 싶다. 그리고 형태는 다르더라도 나도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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