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 게임 - ‘좋아요’와 마녀사냥, 혐오와 폭력 이면의 절대적인 본능에 대하여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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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회적 지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어떤 작가는 인간의 불안이 지위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발생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내가 사회 내에서 어떤 지위를 차지하느냐가 사회적 안정성뿐 아니라 내면의 안정성까지 관여한다는 말이다. 이렇듯 지위는 우리가 사회적 동물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갈 때 불가피한 현상이다. 이 책은 인간에게 지위란 무엇이며 삶에 어떤 요소로 작용하는지 이야기한다.

이 책은 인생을 지위 게임이라 정의한다. 자신이 속한 사회, 조직, 공동체에서 어떤 지위를 갖느냐에 따라 내 존재의 가치와 의미, 삶의 향방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즉, 인생이란 지위 자체를 갖기 위한 게임이자 더 높고 강한 지위를 획득하기 위한 전략적 경쟁이라는 것이다. 이 게임은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생존을 위해서는 필연이며 삶의 순간 순간에 지위의 영향 아래 있다고 강조한다.

인간이 지닌 욕구는 여러가지가 있다. 생명과 직결된 욕구인 식욕, 성욕 등 생존과 관련된 욕구부터 경제적 성취와 부를 향한 욕구, 사회적 안전과 안정에 대한 욕구 등 인간은 낮은 차원에서 높은 차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욕구를 토대로 삶을 영위한다. 이 책은 이런 욕구 가운데 인간이 사회적 존재로서 추구하는 소속과 참여, 존경과 지배와 관련된 '지위의 욕구'가 갖는 중요성에 집중한다.

지위란 단순한 외부적 지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존재가 평가되는 기준이며 삶의 형식과 내용까지 결정되는 매우 특별한 요소라 설명한다. 우리는 주변에서 스스로 삶을 내려놓는 사람들이 대부분 경제적인 어려움에 의해 그런 선택을 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더 현실적인 이유는 지위 우위를 놓고 벌이는 치열한 경쟁의 장에서 낙오되고 탈락하여 경제적 형편뿐 아니라 정신적 황폐화까지 겪으며 내몰리다가 결국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경쟁을 불가피한 현상이라 설명하면서도 현대인을 전쟁같은 삶으로 몰아붙이는 신자유주의적 시대 상황을 비판하며 우리가 어떻게 인간적인 존엄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지 사회적 관계의 틀 안에서 '지위'라는 이름으로 분석한다.

이제는 지위 게임을 오프라인에서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연장하여 경험한다. 소셜미디어가 일상에 파고들면서 '좋아요'는 하나의 표시가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한 인정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 작은 표시를 많이 받느냐 적게 받느냐에 따라 자존이 단단해지는 사람도 있고 약해지는 사람도 있다. 현대인에겐 이런 게임들이 일상에서 벌어지기에 사소해 보이지만 누군가는 찬양과 존경을 받고 누군가는 혐오와 차별을 경험하므로 매우 의미심장하다. 이 책은 타인보다 더 높아지려는 인간의 욕망을 날선 시선으로 파헤친다. 인간의 우위를 향한 욕구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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