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프다고 생각했습니다

몸이 아프다고 생각했습니다 - 현대 의학이 놓친 마음의 증상을 읽어낸 정신과 의사 이야기
앨러스테어 샌트하우스 지음, 신소희 옮김 / 심심 / 2022년 12월

이 책은 현대의학이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는 마음의 문제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이야기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정신과 의사로 자신이 그동안 의사로서 활동하며 신체적으로 드러나는 질환들이 그저 신체적인 원인만이 아니라 마음의 문제로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몸의 증상과 마음의 질환이 서로 다른 문제가 아님을 이야기한다. 현대의학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가 현대의학의 맹점을 짚으며 우리에게 필요한 내면의 치료법은 무엇인지 말한다.

현대인에겐 신체의 질환 못지 않게 마음의 병 또한 일상에서 어려움을 주는 일이 많다. 현대의학은 신체에 발생한 질환과 병증에 대해선 과거 어느 시대보다 발전된 기술로 대부분의 병을 치료하는 시점이 되었다. 그래서 아직 정복하지 못한 몇 가지 병 외에는 대부분의 질환은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마음의 병은 아직 정복이 되지 않은 듯 보인다. 우리 주변에는 우울증, 불안장애, 트라우마 장애, 수면 장애 등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이 있지만 현대의학은 그런 사람들을 완전히 치료하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볼 때가 있다.

이 책은 몸과 마음의 아픔은 그 나름의 언어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증상으로 보면 비만, 외모 강박, 암 등 신체의 병으로 드러나는 문제들이 그 속으로 들여다보면 우울, 불안, 트라우마 등 마음의 아픔이 숨겨져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신체 질환을 신체의 관점에서뿐 아니라 그 사람의 내면에는 왜 그런 감정이 있는지 그가 살아온 시간의 궤적과 마음 깊은 곳의 이야기는 무엇인지 알지 못하기에 밖으로 자라는 나쁜 싹을 잘라도 다시 반복되는 경험을 한다. 이 책은 현대의학은 눈에 보이는 몸의 증상이 사실은 마음의 아픔을 바라보지 못해 아직도 그 많은 사람들이 치료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질문한다.

현대의학은 눈부신 기술과 그 궤를 같이 한다. 신체에 어떤 병이 있으면 세밀한 수술로 아픔을 제거하고 약물로 회복을 돕기 때문에 어떤 증상이 나타나도 치료가 가능하다는 확신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어떤 사람에게 겉으로 보이는 문제들이 실제로는 그 이면에 그가 내면에 가지고 있는 슬픔과 아픔, 불안과 외로움에서 기인했음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병을 병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 삶의 문제, 마음의 문제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어떤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