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목욕탕

수상한 목욕탕
마쓰오 유미 지음, 이수은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7월

평소 일본 특유의 감성이 묻어나는 소소하고 따뜻한 소설을 좋아했다. 그래서 생각이 날 때마다 일본 작가의 소설을 읽고는 했었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미스테리한 이야기여서 뭔가 서늘한 내용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읽으면서 그렇지만은 아니어서 더 흥미로웠다.

만난 적도 없는 사람이 나에게 재산을 물려준다는 소식이 들려온다면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존재조차 들어본 적 없는 친척이라면 더 놀랍고 신기한 마음이 클 것이다. 더구나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 뜻밖의 친척이 남겨준 유산은 내가 이것을 물려받아도 될지 생각이 들면서도 생존의 위기에서 다른 선택을 하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이 소설은 예상치 못했던 사람과의 만남과 유산인 목욕탕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일을 풀어내고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리오’와 ‘사오’ 자매. 리오는 자매의 언니로 불안정한 회사생활로 생계에 대한 걱정이 많다. 사오는 어린 나이이고 소극적인 성격이지만 명민한 동생이다. 자매는 어느 날 예상치 못하게 삼촌의 유산인 목욕탕을 물려받는다. 목욕탕 같은 나만의 업장을 운영해본 적이 없어 망설여졌지만 삼촌의 직원들인 ‘엘렌’과 ‘글렌’이 목욕탕의 관리 대부분을 담당해주기로 되어서 운영을 맡기로 한다.

리오와 사오, 엘렌과 글렌은 우연한 계기로 만나 처음엔 낯설었지만 함께 ‘행운 목욕탕’을 운영하게 된다. 목욕탕에는 지역 주민들이 삼삼오오 찾아오며 마을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과 삼촌과 얽힌 소문들, 그리고 수수께끼 같은 여러 인물들의 등장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렇게 행운목욕탕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에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때마다 새로운 사건이 펼쳐지며 추리를 하는 재미와 여운을 독자들에게 전해준다.

결국 사람이 모인 곳에는 이야기가 피어나고 그 이야기에는 소소하고 인간적인 냄새가 난다. 이 소설은 여러 등장인물을 통해 사람이 살아가는 일상속에 있는 따뜻함이 있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추리하는 재미가 있으면서 따뜻한 소설을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