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조건

사랑의 조건 - 융 심리학으로 보는 친밀한 관계의 심층심리
제임스 홀리스 지음, 김현철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7월

인생을 가장 아름답고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다. 내가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기 때문에 행복하고 또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기 때문에 행복한 사람으로 산다는 건 누구나 꿈꾸고 원하는 인생일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삶 속에서 사랑을 경험하게 되지만 그 사랑의 경험은 잠시뿐 자신이 꿈꿔온 것과 다른 방향으로 사랑이 어긋나는 것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진정한 사랑은 무엇이고 그 조건은 어떤 것인지 설명한다.

이 책은 융의 분석심리학을 토대로 인간의 사랑을 깊이 다루는 책이다. 융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진정한 통합과 성장에 대해 다루며 인간이 진정한 자기로서 살아가는 길을 보여준다. 융의 심리학은 그 사상이 심오하고 방대하여 비전공자는 쉽게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 이 책은 그의 사상을 평이하게 풀어 설명하며 여러 개념과 용어들을 통해 인간이 진정한 자기가 되어가고 또 그 과정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길을 이야기한다.

연인을 만날 때, 배우자를 선택할 때 인간은 자신만의 기준으로 상대방을 선택한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그 사람이 연인으로서, 배우자로서 훌륭한 사람이기 때문에 선택할 수도 있지만 대개 그 사람을 통해 내가 누리게 될 ‘이상향’을 그리며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융의 사상은 이에 대해 ‘에덴 프로젝트’라 설명하며 인간이 태초의 이상향인 ‘에덴동산’을 찾듯 우리는 상대방을 통해 잃어버린 낙원을 찾아 선택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마법은 세상에 없기에 우리는 이상이 아니라 현실의 사랑을 찾아야 하고 그 조건은 나 자신이 진정한 자기가 되는 것에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어떤 사람을 사랑할 때 그 사람을 왜 선택하고 사랑하게 됐는지 스스로 돌이켜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우리가 사랑하는 것이 그 사람이 아니라 자기가 가진 환상이고 그 환상이 자기 내면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우리는 답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자신이 진정한 자기로 거듭나는 것이다. 진정한 자기가 된다는 것은 무의식적인 갈등을 의식으로 지각하며 성숙한 인격으로 성장하며 갈등이 현실에서 통합되는 과정을 거쳐야 가능하다. 여기에는 스스로 큰 결심으로 발휘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 책은 그 용기가 진정한 자기를 만들고 진정한 자기가 된다는 것은 우리가 사랑할 때 필요한 중요한 조건이라 말한다.

사랑을 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지만 그 과정이 그저 아름답지만은 않다. 갈등이 있고 이별이 있다. 완전하지 않은 두 사람이 만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성숙하고 진정한 자기로 살아가는 사람이 하는 사랑은 다른 사랑보다 성숙하고 진정한 의미의 사랑으로 빛날 것이다. 이 책은 융 심리학을 토대로 한 인간에게 필요한 사랑의 조건을 안내하고 있다. 사랑의 조건을 깊이 있는 내용으로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