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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터스위트 - 불안한 세상을 관통하는 가장 위대한 힘
수전 케인 지음, 정미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6월
평점 :
예민한 성향 탓인지 작은 일을 겪어도 감정적인 흔들림을 경험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 특히 애착을 가진 어떤 존재와의 관계에서 사소한 변화라도 생기면 금세 감정의 변화가 뒤따라왔다. 누구나 관계가 변하면 감정도 변하는 것이지만 나는 유난히 그 감정이 내면 깊이 새겨지고 후유증도 오래 지속되었다. 그래서 내게 어떤 내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러다 이 책을 읽게 되었고 그동안 느꼈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내향적인 사람이 자신이 가진 성향대로 인생을 살아가는 법에 대해 조언하며 다양한 활동을 하는 저자가 쓴 책이다. 저자는 이전의 저서 <콰이어트>에서 타고나기를 예민하고 섬세한 사람이 세상을 지혜롭게 사는 법을 이야기하며 많은 독자를 응원한 바 있다. 이번에 신간으로 출간된 이 책에서는 우리가 삶에서 감내하기 힘들고 어렵다고 느끼는 슬픔과 달콤씁쓸함이라는 감정에 대해 논하며 그것이 오히려 우리 삶을 어떻게 풍요롭게 해주는지 이야기한다.
요즘의 긍정주의에 대한 담론의 범람은 슬픔의 감정을 부정적이고 불행한 것으로 만들었다. 인생을 아프고 괴로운 것으로 만드는 감정이라는 인식 때문에 행복하기 위해서는 그저 낙관적인 것이 최선이라 여기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하지만 인생의 아름다운 사건들을 경험하며 달콤씁쓸함, 슬픔을 느끼는 것은 이 또한 삶의 아름다움이고 살아가는 힘이 된다. 이 책은 예민하고 섬세한 사람들이 슬픔을 가치 있는 감정으로 받아들이고 삶을 더 깊어지게 하는 의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를 조언한다.
인생에서 느끼는 슬픔, 달콤씁쓸함은 그것이 고통스럽다는 사실 때문에 거부하고 외면하려고 한다. 하지만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감정뿐 아니라 슬픔도 삶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것을 외면하고 거부하려고 하면 오히려 고통은 깊어지고 악화된다. 그래서 우리는 낙관적인 감정을 삶의 필수인 것으로 여기는 것처럼 슬픔도 필요한 감정이고 하나의 통과의례로 받아들이며 적극적으로 마주하게 되면 삶의 파도를 이겨내는 힘이 될 수 있다.
유난히 슬픔을 깊이 느끼는 기질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은 슬픔은 인생을 망치는 것으로 생각하고 실제로 그런 경험을 많이 해온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기질을 내 삶의 강점으로 승화하면 인생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이 책은 이러한 슬픔과 슬픔을 느끼는 이들이 새로운 삶을 기대할 때 슬픔과 달콤씁쓸함을 나만의 장점으로, 무기로 만들면 세상을 살아가는 중요한 의미와 가치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인생의 슬픔을, 달콤씁쓸함을 지혜롭게 대처하는 법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