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가명강24 - 참을 수 없이 불안할 때, 에리히 프롬

참을 수 없이 불안할 때, 에리히 프롬 - 내 안의 힘을 발견하는 철학 수업 ㅣ 서가명강 시리즈 24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삶의 부침을 겪으며 내면의 안정을 누리기를 원해왔다. 혼자 고민을 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불안한 마음이 자리를 찾기를 바라며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 기대하며 살았다. 그런 시간을 보내며 나를 돌아보게 되었고 내면의 문제와 그 원인을 이해하는 계기가 찾기도 했다. 내가 느끼는 불안은 나만이 가진 문제가 아닌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발견되는 내면의 고질적인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그 불안을 이해하는 열쇠를 주었던 에리히 프롬의 사상을 대중이 읽기 쉽도록 평이하게 논설하는 책이다.

이 책은 국내의 철학 연구의 권위자인 저자가 쓴 책이다. 저자는 철학을 연구하며 일반인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철학 관련 대중서를 다수 출간하였다. 이 책은 저자의 인문학 대중서 가운데 신간으로 독일 출신의 철학자인 에리히 프롬의 사상을 깊이 있게 조명하고 현시점을 살아가는 독자들이 그의 사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삶에 적용할 수 있는지 서술하고 있다.

현대인은 물질적인 풍요 속에 있지만 내면의 공허와 불안을 느끼며 살아간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더 많은 자유와 더 많은 풍요를 원해왔고 실제로 이 시대는 어느 때보다 개인의 자유와 물질적 여유가 넘치고 있다. 하지만 현대인이 느끼는 내면의 실제 상태는 자유가 아닌 속박이, 여유가 아닌 불안이 가득하다. 이와 같은 모순적인 상태는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이 책은 에리히 프롬의 책과 사상에서 그 답을 찾고 있다.

에리히 프롬은 그의 책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통해 현대인은 자유를 꿈꾸지만 반대로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강한 소속감이 있어야 안정을 느끼는 존재라고 설명한다. 프롬은 20세기 중반의 불안정한 세계정세에서 삶의 방향을 잃은 당대 사람들이 나치즘과 파시즘에 빠지고 히틀러와 파시스트를 따른 것은 삶의 불안에서 도피하고 오히려 강력한 소속감으로 안정감을 누리기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프롬의 사상이 당대에 어떤 질문을 던졌으며 어떤 해법을 찾으려 했는지,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그의 사상이 현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겐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 심도 있게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으며 프롬이 던지는 질문을 통해 나의 불안의 이유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느 때보다 자유를 원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어딘가에 속박된 상태에서 나의 존재를 의지하고 싶은 내면의 욕구가 있음을 발견하게 됐다. 프롬이 이미 오래전에 진단했던 현대인의 고질병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처방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나에게도 유의미한 해결책이 되었다. 불안한 내면의 문제를 파악하고 그 해답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