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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혹하는 이유 - 사회심리학이 조목조목 가르쳐주는 개소리 탐지의 정석
존 페트로첼리 지음, 안기순 옮김 / 오월구일 / 2021년 12월
평점 :

실체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사실처럼 굳어져 세간에 떠돌고 있는 소문들이 있다. 이제는 방송에서도 그와 같은 소문에 사람들의 흥미와 이목을 이끌어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비밀결사 조직의 내막, 해외의 정보기관의 비리, 유명 인사의 비밀스러운 공작 등등 이제는 그러한 일들의 사실 여부보다 사건 자체가 재미가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이는 가십거리가 되었다. 이 책은 그처럼 우리가 평소에 자주 접하는 주제들과 그것들에 얽힌 실체와 관련된 의미 있는 해설을 해주는 책이다.
이 책은 사회심리학자의 시선으로 우리 주변에 떠도는 ‘헛소문’의 실체와 그것을 간파하는 방법을 알아보는 책이다. 요즘 특히 개인 온라인 매체의 발달로 누군가 만들어낸 가짜뉴스, 헛소문이 삽시간에 눈덩이처럼 커져 사실이 아님에도 이미 사람들에겐 사실보다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하나의 체계를 갖추고 있는 소문은 아예 ‘음모론’의 형태로 구설에 오른다. 이 책은 우리가 자주 접하는 이러한 헛소문, 괴소문을 ‘개소리’라 명명하며 그 실체를 파헤치고 있다.

책에서 설명하는 우리 주변의 ‘개소리’를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과학적, 객관적 증거가 분명하게 성립되어 있지 않음에도 그 주장을 사실이라 믿고 진실처럼 여겨지는 잘못된 이야기’이다.‘ 이 책은 다양한 개소리의 사례들을 열거하며 우리가 평소 사실적인 근거에 대한 정확한 인식 없이 믿어왔던 내용들을 소개한다. 이러한 개소리들은 사실이라는 증거가 없는데도 오히려 우리에게 좋은 이미지로 각인된 사례들도 있다. 이 책은 그것이 대중에게 그러한 호감을 사는 이유와 우리가 사실 여부를 떠나 신뢰를 하는 배경을 설명한다.
평소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져가는 흥미로운 소재의 이야기가 있다. 인간의 성격 유형을 몇 가지로 구분해 그 사람의 성격을 유형화한 ‘MBTI’가 그것이다. MBTI가 설명하는 인간의 성격 유형이 과학적 근거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학계에서는 정작 그 신뢰성이 그다지 높지 않음에도 요즘 많은 사람이 자기와 타인의 성격을 이해할 때 이 지표를 자주 활용한다. 과거 혈액형으로 인간의 성격을 구분했듯 이제는 MBTI가 그 자리를 대체했는데, 이 책은 우리가 자주 참고하는 이 지표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함에도 객관적 지표처럼 여겨지는 현상을 ‘개소리’의 현상으로 이해하며 우리가 왜 이런 지표를 신뢰하고 있는지 해설한다. 이 책은 이외에도 폰지 사기, 테드 강연 등 개소리 현상을 이야기한다.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것은 처음에는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사실이라 해도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조금씩 살이 붙다 보면 어느새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게 되는 상황이 올 때가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이야기들을 ‘개소리’가 정의하며 이것은 거짓말의 형태를 갖지만 거짓말과는 다른 방식으로 우리에게 퍼져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회심리학자의 날카로운 눈으로 이러한 개소리를 분석하고 실체를 드러내고 있어서 우리가 개소리를 구분하는 기준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