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로지

마블로지 - 히어로 만화에서 인문학을 배우다
김세리 지음 / 하이픈 / 2021년 7월

히어로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왠지 유치하고 비현실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같은 히어로물이어도 색다른 즐거움을 주는 영화들이 있다. 바로 마블에서 제작한 히어로 영화들이다. ‘어벤져스’라 불리는 영웅들의 대서사를 보며 시각적인 즐거움과 더불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그와 같은 마블의 작품들을 학문적으로 연구한 책이다.

이 책은 마블의 영화들을 인문학적으로 분석하며 하나의 학문으로 정립하는 시도를 하는 책이다. 기존에 히어로 영화의 주인공들을 인문학을 토대로 분석하며 철학적으로 연구를 했던 책들이 있다. 그 책들에서는 히어로 영화들이 단순한 오락물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축적되어온 인류의 영웅 신화와 서사가 내포되어 있으며 현재에는 히어로 영화에서 재현되고 있음을 말했었다. 이 책도 히어로 영화 특히 마블이 제작한 작품들을 인문학의 관점에서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연구한 책이다.

마블에서 탄생한 영웅들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마블의 인기를 견인하는 어벤져스의 구성원들을 비롯해 수많은 영웅들은 인류의 오랜 신화에서 영감을 얻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웅들의 탄생 배경, 영웅이 가진 능력, 그들이 가진 성향, 그들이 사는 세계 등 마블이 보여주는 영웅들의 서사는 인류의 신화라는 인문학적 토양 위에서 탄생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철학과 신화학을 토대로 마블의 영웅들의 모습들을 분석하며 현대에 재탄생한 영웅들이 현대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자세히 설명한다.

유난히 많은 팬을 보유한 마블 시리즈는 왜 그렇게도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을까. 다른 히어로 영화도 마찬가지겠지만 마블의 영웅들도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경험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만족감이 아니라 엄청난 능력과 배경을 가진 영웅 또한 평범한 인간들처럼 상처와 고통이 있으며 그럼에도 그것을 딛고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는 모습에서 인간이 가진 한계를 부딪히는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마블의 영웅들이 보여주는 인간적인 면모들을 통해 팬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요소들을 자세히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은 마블 시리즈의 주인공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한 인문학자가 학문적인 관점에서 분석하고 해석한 연구결과이다. 그래서 읽기에 따라서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이 마블 시리즈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인문학이라는 깊은 관점으로 바라보는 마블 시리즈의 영웅들을 또 다른 모습으로 보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마블 시리즈를 애정하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