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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턴 록
그레이엄 그린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4월
평점 :

추리 소설에 빠진 요즘이다. 탐정이 혹은 형사가 어떤 범죄자를 쫓으며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읽으며 스릴과 재미를 느끼는 것에 요즘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추리소설을 읽는 것은 어떤 사건으로부터 시작해 그 결말을 유추하는 과정에서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싸움을 관전하는 것이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이 책 또한 잘 쓰여진 추리소설을 찾던 중에 읽게 된 소설로 읽는 내내 흥미진진함과 함께 많은 생각을 하는 계기를 준 작품이다.
이 책은 영국의 유명 작가 그레이엄 그린이 쓴 소설이다. 그린은 이 소설 외에도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는데 그는 자신의 작품에 자신이 가진 종교적 색채를 담은 집필 활동을 많이 했다. 이 소설 또한 종교의 교리가 담긴, 선과 악이 대립하며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죄인과 구원의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는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주인공들이 만들어가는 사건들과 그 의미들, 그 과정과 결과가 그저 소설만이 아닌 삶과 관련한 것이라 생각이 들게 된다.

소설에서 악의 화신으로 그려진 주인공은 ‘핑키’이다. 핑키는 10대 소년을 나이는 어리지만 이미 암흑가에서 범죄자로 자리 잡았고 악행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며 살아가고 있다. 핑키는 적대 세력에 대한 복수로 한 사람을 죽이게 된다. 이를 알게 된 ‘아이다’는 범인을 쫓으며 핑키를 잡기 위해 집요하게 추적한다. 핑키의 사건을 아는 또 다른 인물인 ‘로즈’는 사랑받은 경험이 없는, 핑키보다 어린 여자로 핑키의 관심을 받으며 핑키를 사랑하게 된 인물이다. 로즈는 핑키가 범인이라는 걸 알지만 핑키를 사랑하기에 발설하지 않는다.
핑키는 로즈와 결혼을 하지만 어디까지나 입막음을 목적으로 한 것이다. 핑키는 로즈의 입을 막기 위해 로즈와 함께 목숨을 끊으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우여곡절 끝에 아이다로부터 구출된 로즈는 아이다에게 핑키의 실체를 끝내 말하지 않고 핑키를 감싼다. 로즈는 자신이 핑키에게 이용되었음에도, 아이다가 오히려 자신을 구해줬음에도 악의 화신인 핑키를 사랑한다. 아이다는 현실의 정의를 드러내는 상징적인 인물로 세속적인 정의를 위해 움직인다. 반면, 핑키는 구원의 문제를 이해하고 있지만 자신이 악을 행하는 죄인이기에 천국보다는 지옥으로 가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생각을 하며 마지막까지 악인으로 남는다.
소설은 이 세 인물을 통해 선과 악, 그리고 구원의 문제를 그리며 독자들에게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함께 의미를 남기는 독서의 시간을 제공한다. 이 소설은 대중적인 소설로서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과 동시에 하나의 세계에서 각자 다른 선택과 결정을 하는 선과 악의 대립을 통해 여러 생각을 하게 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재미 있고 또 의미 있는 이야기를 읽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