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아빠 오늘도 근무 중 - 불은 잘 못 끄지만 전화는 잘 받는 아빠와 세 아들 이야기
김종하 지음 / 호밀밭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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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소방공무원을 떠올리면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고생하시는 분들만 떠올랐었다. 화재 현장을 비롯해 여러 사고현장이나 자연재해 등 사람의 생명이 위태로운 곳이면 어디든 가서 희생하는 분들에 대한 이미지가 소방공무원을 생각하는 부분이었다. 그러다 소방공무원이 직접 쓴 이 책을 읽게 되었고 현장을 출동하는 소방관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잘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소방관에 대해, 그와 관련된 일상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10여년째 소방공무원으로 현직에 있는 저자가 쓴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소방관으로 일하면서 있었던 여러 에피소드와 자신의 가족들과 얽힌 일상 이야기들을 소소하게 담고 있다. 저자는 소방서에서 재난 현장으로 출동하는 현장 소방관이 아니라 상황실에서 위급한 전화를 받아 소방관들이 현장으로 빨리 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일을 주로 오래 했다. 그래서 이 책에선 현장 상황과 관련한 이야기보다 상황실에서 신고 전화를 받으며 발생했던 이야기들을 주로 들려준다. 나도 그렇지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상황실의 이야기는 잘 모를 것이기에 더 주의 깊게 책에 집중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소방공무원들이 담당하는 일들이 위급하고 긴박한 사건 사고를 처리하고 해결하는 업무들이지만 현장에 비교하면 상황실은 비교적 덜 힘든 부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가 소방관으로 근무하며 경험한 많은 에피소드 중에서도 최근의 이야기들만 책에 실었음에도 너무나 안타까워 한숨이 절로 나오는 사건들이 등장한다. 저자는 상황실에서 신고 전화를 받으며 생명과 직결된 통화를 주로 하면서 하나의 생명이라도 더 지키기 위해 전화를 붙잡고 신고자와 대화하는 내용들이 눈시울을 적셨고 아무나 소방관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새삼 느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소방공무원으로 살아가며 겪는 공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한 가정의 남편이자 부모로서 최선을 다 하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주며 사람 냄새 나는 삶의 모습들을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저자는 소방공무원으로서 오랜 시간 소방관이라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였고 이직도 고민했지만, 끝까지 소방관의 일을 포기하지 않게 된 것은 소방공무원이라는 일의 의미와 가치를 포기하지 않고, 또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과정이라는 것을 느끼는 여러 문장들이 대단하고 한편으로 아리게 느껴졌다.

이 책은 어느 소방공무원의 진솔하면서도 소소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감동적인 책이다. 타인을 위해 오롯이 헌신하는 삶을 살아가는 소방관으로서 긴 시간 일하며 살아온 저자는 이 책에서 따뜻한 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가감 없이 전해주고 있다. 책 한권을 읽었다고 하나의 직업에 대한 많은 내용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 시민들을 지키고 또 가정을 지키는 한 소방관의 고백에 담긴 진심을 전해들을 수 있어 마음이 먹먹해지는 소중한 독서의 시간이었다. 여전히 팍팍한 시대를 살아가지만 다시 사람 냄새나는 감동을 느껴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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