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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타인을 바꿀 수 없다 -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이 아닌 ‘내 편’으로 만드는 법
코르넬리아 슈바르츠.슈테판 슈바르츠 지음,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6월
평점 :
인간이 살아가면서 사회를 이루고 그 안에서 관계를 맺다보면 서로 좋은 일을 부르기도 하지만 힘든 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현대인에게 인간관계란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이미 많고 복잡해서 지혜롭게 정리하는 것이 오히려 미덕이 되었다. 현대인은 수많은 직간접적인 인연이 많이 있음에도 군중 속의 고독처럼 홀로 있는 듯한 외로움을 느끼곤 한다. 나 또한 진정한 내 편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때가 간혹 있는데 그럴 때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인간 관계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쓰였다. 이 책의 저자는 인간관계와 심리의 문제를 코칭하는 상담전문가이다. 저자는 현대인은 타인을 대할 때 적대적인 관계로 먼저 인식하고 그 후에 아군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타인은 나의 적이 아니라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좋은 벗이 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이 책은 타인을 적이 아니라 내 편으로 만드는 여러 방법에 대해 제시한다.
이 책은 먼저 상대방을 설득하려 하지 말고 상대방의 의견과 감정에 공감하라고 이야기한다. 그 방법으로 '공감적 미러링'을 설명한다. '공감적 미러링'은 나의 입장을 제시하기 전에 우선 상대방의 생각과 느낌을 먼저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는 나의 입장을 상대방과 동일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가 상대방을 존중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 된다. 그런 다음에 내가 원하는 것을 아주 침착하게 전달하고 성공적으로 협상하면 된다. 이러한 '공감적 미러링'을 기반으로 소통하는 것이 좋은 관계를 이어가게 하는 초석이라고 할 수 있다.
미러링을 커뮤니케이션 원칙으로 삼는 것이 처음에는 마치 상대방에게 양보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먼저 미러링을 통해서 조화로운 관계의 기반을 마련하고 나면 상대방도 자연스럽게 자신을 미러링하기 시작한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감정 이입을 하면 곧 상대방도 똑같이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서로 수용해주고 신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상대방도 마음을 연다. 상대방은 나를 훨씬 더 주의 깊게 인지하고 내가 하는 말과 행동에 훨씬 더 공감적으로 반응한다. 이러한 대화 분위기 속에서 나는 원하는 것을 갈등 없이 훨씬 더 잘 협의할 수 있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표를 추구해나갈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공감적 소통을 위한 이상적인 전제 조건으로 미국의 심리학자 칼 로저스가 주장한 여러 조건들을 제시한다. 그것은 조건 없는 호의, 가치 존중, 진정한 관심, 가치 중립, 지지, 확신과 신뢰, 감정 허용하기 등 7가지 자세를 말한다. 이와 같은 7가지 항목은 나의 의견을 상대방에게 무작정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과 감정 등 존재 자체를 수용함으로써 상대방의 마음의 문을 여는 훌륭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인간관계를 다루는 다른 책들처럼 내가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다가가 여러 기술을 사용해 설득하려는 시도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방의 입장을 공감하며 내가 먼저 마음을 여는 것이 관계의 기본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이 설명하는 미러링은 관계를 이루는 방법의 토대로 작용하기 때문에 상대방을 이해하고 서로의 마음의 벽을 허무는 원리로써 활용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그동안 내가 왜 그토록 인간관계에 피로함을 느껴야했고 어려워했는지 깨닫고 다시 바꿔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어 매우 유익한 독서의 시간이었다. 인간관계가 힘들어 새로운 계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