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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몰랐기 때문이다 - 내 삶이 만족스럽지 못한 건
김정현 지음 / 유노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살아오면서 수많은 사건들과 실수들이 발생했고 도대체 그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해 늘 그런 일들을 반복해서 경험했어야했다. 다른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과 있어도 비슷한 패턴의 갈등이 발생하거나 오해가 생겨서 멀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도대체 무엇이 원인인지 그 상황을 곱씹고 다른 사람들을 탓하고 나를 탓해봐도 알지 못했다. 그러면서 내 인생에 대한 탄식이 가슴 속 한곳에 생겼고 이제는 어느 정도 운명이라 받아들이며 살고 있었다. 그러다 좋은 기회로 나의 삶의 문제를 다룬 듯한 내용의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심리학 이론 중 하나인 교류분석에 대한 내용을 다룬 책이다. 교류분석은 에릭 번이라는 정신과 의사이고 정신분석가인 사람이 창시한 심리학 분파 중 하나이다. 다소 낯선 이름의 이론이어서 어려운 내용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교류분석을 다룬 이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은 교류분석을 치료 영역으로 활용하는 저자가 교류분석을 처음 알게 되는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이기 때문에 이해하기 쉬운 내용으로 교류분석을 설명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교류분석이라는 낯선 이론이 지금의 나에게 내면의 미로를 헤쳐나올 실마리를 얻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교류분석은 인간의 내밀하고 복잡한 기제들 중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패턴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나는 왜 늘 이런 기분인지, 왜 이런 마음인지 그 원인을 알게 해주고 왜 특정 상황에서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지 그 원인을 알게 해준다. 내가 모르는 나의 비밀에 대해 그 숨겨진 내막을 알아가면서 나를 이해하는 열쇠를 얻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살아오면서 쓰여진 내면의 '인생 각본'은 늘 나를 넘어지게 하고 쓰러지게 했다. 왜 열심히 일을 하고 공부를 하고 최선을 다해도 왜 마음 한켠은 이리도 공허하고 불안한지 '인생 각본'을 알게 되고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늘 삶 속에서 반복되는 패턴이 가능하게 했던 '과정 각본'은 왜 나의 생활과 생각이 늘 부정적으로 유지되었는지 알려주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잘못된 신념들은 내가 잘못된 패턴의 행동을 하게 했고 그것은 잘못된 삶의 패턴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이 책은 그러한 '과정 각본'에 대해 그리스 신화를 활용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또한 늘 나의 내면에서 내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도록 했던 '라켓 감정'에 대해 알게 되면서 내가 왜 그토록 수치심과 배신감을 느끼며 살아왔는지 깨닫는 계기가되었다.
무엇보다 나 자신을 박해자, 희생자, 구원자의 세 유형으로 여기며 나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심리게임'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서 내가 왜 늘 같은 고통 속에 살아야했는지 알 수 있었다. 내가 나 자신을 속이면서 스스로를 박해자 또는 희생자 또는 구원자로 여겼고 그러한 잘못된 신념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잘못된 관계를 발생시키고 유지시키는 원인이 되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인지하지 못했던 실체를 '디스카운트' 개념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내가 나를 속이고 기만하던 나를 늘 수동적으로 행동하게 하던 문제들을 알게 되면서 나 자신의 숨겨진 진짜 모습을 이해하게 되었다.
예전에도 정신분석에 대한 여러 이론을 다룬 책을 읽으면 그 속의 개념과 사례들을 나에게 대입하며 읽어서 나 자신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었다. 그런데 이번 교류분석에 대한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의 내면을 다각도로 직면하고 얽히고 섥힌 실타래와 같은 마음을 풀어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이 책의 내용들을 대부분 나에게 적용하다보니 책의 개념들이 보다 더 사실적으로 다가왔고 이해하게 되어서 매우 유익한 독서의 기회가 되어주었다. 자기 내면의 열쇠를 얻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