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철학수업

하버드 철학수업 - 인간의 정신을 만드는 사상적 원천은 무엇인가
윌리엄 제임스 지음, 이지은 옮김 / 나무와열매 / 2020년 2월

요즘 철학에 대한 관심이 생겨 철학 개론서를 읽어보려 생각하고 있었다. 어떤 책을 읽으며 좋을지 찾고 있던 중에 좋은 기회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미국의 대표적인 심리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윌리엄 제임스의 저서이다. 유명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그의 사상은 어떤 것인지 궁금증이 생겼다. 이 책은 철학에 대한 심도 있는 내용이라기보다는 철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을 위한 입문서로 읽기에 유용한 책으로 볼 수 있다.

보통의 철학 개론서가 철학의 역사를 중점으로 철학을 다룬다면 이 책은 철학의 개념과 이론을 중점으로 철학에 대한 설명을 풀어나간다. 철학은 인간 사고활동의 총체로서 인간의 의식으로부터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연구를 의미한다. 인간이 어떤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연구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더욱 깊은 사고활동으로 나아가고 그것이 체계적인 학문이 되면 철학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철학은 인간의 정신과 의식, 사고활동이 어떻게 발전해왔고 어떻게 발전해가는지 그 역사를 다루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윌리엄 제임스는 미국의 심리학자, 철학자답게 실용주의에 입각한 관점으로 철학과 철학사를 조명한다. 철학의 두 줄기라고 할 수 있는 인식론과 존재론 중에 인식론을 중심으로 인간의 정신이 현재까지 이어져온 과정들에 대해 구체적이고 깊이 있게 다룬다. 인간 이성에 대한 여러 학설들에 대해, 유물론과 유심론의 오래된 논쟁에 대해, 형이상학과 변증법에 대해, 그리고 인본주의와 실용주의에 대해 일반적인 개론서보다 더 심도 있는 내용들로 철학을 개괄한다.

실용주의를 따르는 학자인 만큼 주로 실용주의의 관점에서 철학사를 인식하고 철학의 주요 개념과 이론들에 대해 다루고 있어서 실용주의 학자는 어떻게 철학을 연구하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색다른 독서의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철학이라는 학문이 늘 배고픈 학문의 상징이 되고 시대의 변화를 대체로 따르지 않으려는 외양을 보이다보니 철학은 고리타분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실용주의자가 보는 철학서를 읽고 철학의 현실성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 유의미한 독서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