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죽이기

죄 죽이기 ㅣ 세계기독교고전 64
존 오웬 지음, 박문재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20년 2월

기독교인이라 스스로 말하며 자부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들의 삶을 놓고보면 진정한 기독교이라 할 수 있는 면모를 보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나 또한 그런 교인들 중에 한 사람인데 기독교인이라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며 살아온 시간 중에 기독교인다운 삶의 열매를 맺은 때가 얼마나 될까 생각이 든다. 교회를 다니고 설교를 듣고 예배를 드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진정으로 성경을 삶에서 실천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은 누구나 교인이지만 그렇다고해서 진정한 그리스도인인 신자가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문제가 발생하는데 바로 인간의 죄에 관한 문제다. 인간에게 내재된 죄성을 어떻게 생각하고 다루냐에 따라 교인이냐 신자냐에 따른 정체성과 삶이 결정되게 된다.

존 오웬은 종교개혁을 일으킨 칼빈주의를 따르는 개혁주의 신학자로서 그 명명이 자자한 사람이다. 그는 그리스도인의 성화에 대한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룸으로서 그리스도인이 죄를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이겨내야하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이전에 다른 출판사의 기존 번역서를 읽고 큰 감명과 감동을 받은 경험이 있는데 그때 받은 감격과 충격으로 내 안에 내재된 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된 기억이 있다. 나의 죄를 어떻게 이길 수 있는지, 어떻게 죽일 수 있는지 깊에 생각을 하게 되면서 이 책은 내 삶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CH북스]에서 새롭게 출간된 이 책 <죄 죽이기>를 읽으며 과거에 경험한 큰 감격을 다시 경험하는 독서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감사했고 행복한 마음이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아무리 이기려고 해도, 아무리 죽이려고 해도 쉽게 되지 않는 죄에 대하여 남모르게 고민하는데 그 고민에 대해 상세하고 구체적인 해답을 주는 책으로서 이 책은 유의미한 역할을 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죄의 문제는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모두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인간의 죄에 문제가 아니다. 이 책은 기독교인이 신자로서 살아갈 때에 겪는 죄의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말하고 있다. 스스로 그리스도인이라 자부하는 삶이 죄로 인해 넘어져 부끄럽고 괴로울 때 이 책을 읽으면 어떻게 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말해준다. 그리스도인은 인간적인 의지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성령이 내주하는 영혼을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죄를 이기려면 반드시 성령의 도우심을 받아야한다. 내 안에 내재하시는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인간은 죄를 이기고 죽일 수 있는 것이다.

존 오웬의 신학 연구가 집약된 이 책을 읽고 그동안 고민해오던 죄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어 매우 기쁘고 행복한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평소에 '실낙원', '그리스도를 본받아'와 같은 유명한 기독교 고전을 접하는 기회는 많지만 좀 더 심도 있는 신학서는 잘 읽지 않았는데 이번에 새롭게 책이 출간되어 과거에 받았던 감격을 다시 느낄 수 있어서 감사한 독서의 계기가 되었다. 죄의 문제로 인해 고통받고 고민하는 기독교인에게 이 책은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과도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