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철학,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ㅣ 누구나 교양 시리즈 6
페르난도 사바테르 지음, 유혜경 옮김 / 이화북스 / 2019년 11월

보통 '철학'이라고 하면 학문적인 개념으로 접근해 어렵고 복잡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전문적인 용어와 이론에 통달한 사람들이나 공부하는 현실과는 먼 학문이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나에게 철학은 그렇게 머나먼 곳의 이야기로 느껴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철학을 많이 공부하고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철학을 통해 이 세상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게 됐고 그 실마리를 얻게 되었기 때문이다. 철학을 접한 뒤 이 세계는 무엇인지, 인생은 무엇인지 깊고 넓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무엇보다 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한 고민을 한 뒤부터 나 자신에 대한 태도, 삶에 대한 태도,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고 사는 방식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게 철학은 먼 곳에 있지만은 않은, 친숙한 이미지의 학문이 되었다.

이 책을 좋은 기회로 읽게 되면서 잠시 생활이 바빠 잊고 있었던 철학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지는 기회를 얻게 됐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철학에 대해 최대한 쉽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처음 철학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아주 좋은 입문서의 역할을 해준다. "나는 누구인지." "이 세계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인생이란 무엇인지." 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출발한 학문인 철학에 대해 입문자의 시각에서 쉽고친절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그런 질문들에 대해 하나씩 설명해준다.

이 책은 평소에 자주 듣던 사람들의 이름이 많이 나오고 자주 듣던 이론이나 개념에 대해서도 많이 나온다. 철학의 출발점인 고대 그리스 철학부터 시작해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 그들은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떤 삶을 살았으며 그들로부터 출발한 철학이란 학문이 어떻게 형성되기 시작했는지 철학을처음 공부하는 사람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그들이 고민한 존재의 근원에 대해서, 그리고 철학의 최종 목적지인 행복에 대해서 어려운 용어나 이론이 없이 쉬운 이야기로 들려준다.

그리고 철학이라는 현재의 학문 체계로 정립되기 시작한 근대 시기의 철학에 대해 읽으면서 철학이 더 재미있고 유익하게 느껴졌다. 그 유명한 데카르트와 흄, 로크 그리고 칸트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서양 근대 철학의 형성 과정에 대해 쉽지만 재미있게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또한 그들로부터 형성된 체계를 공부한 후대 학자들인 헤겔과 마르크스를 읽으면서 조금은 어렵지만 쉬운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어 이 또한 흥미롭고 유익하게 배울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또 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받은 철학자들인 하이데거, 사르트르, 한나 아렌트, 비트겐슈타인 등 학자들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2000년 이상된 철학의 긴 역사를 다 알지는 못하지만, 수많은 학자들의 사상과 이론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이 책 한권을 통해 그래도 철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생겨서 매우 유익한 독서의 계기가 되었다. 아직 이 책 한권만으로는 철학을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시작으로 철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가는 출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은 후 철학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며 공부해나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