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와 빈곤 - 산업 불황의 원인과, 빈부격차에 대한 탐구와 해결책 현대지성 클래식 26
헨리 조지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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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진보와 빈곤>을 읽고 싶었던 생각은 늘 있었으나 아직 기회가 닿지 않았었다. 그 내용이 너무나 방대하고 심오해서

아직 기본적인 지식이 부족하고 책을 다 읽을 끈기가 부족해서 생각만 하고 실천을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책은 직접 읽지 않았지만

유명한 경제학자들의 사상을 요약해서 모아놓은 책을 통해 <진보와 빈곤>이 어떤 책이고 저자인 헨리 조지가 누구인지는

대강 알고는 있는 상태였다.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책의 논지가 정말 치밀하고 정교하다는 것이었다. 당대의 시대상황과 경제적 주류이론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파고들고 그것들을 비평하고 비판하면서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펼쳐나갔다. 저자가 살던 당시는 '정치경제학'이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를 원류로 하는 고전경제학파가 주름잡고 있었다. 그들의 논리대로 세상은 설명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사상에

적극적 또는 암묵적으로 동의하면서 당대를 살아갔다. 또 한편으로 반대쪽에서는'공산주의'라 이름붙여진 마르크스의 사상을 따르며

또 그들 나름의 시각과 논리로 시대를 설명하며 그들이 추구하는 세상을 만들어나가던 시기였다.

헨리 조지는 그들의 사상을 비판하는 동시에 자기만의 사상을 개진했는데 그의 사상 또한 당대를 해석하는 보편적 판단기준과 논리가

있었기 때문에 헨리 조지를 따르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의 사상을 따라 세상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세상이 달라지고 변화할수록

그 원인과 현상을 분석하는 나름의 사상가들이 있기 마련인데 헨리 조지는 여러 사상가들과는 다른 생각으로 당대를 인식했다.

세상이 변화할수록 즉 진보할수록 사람들이 살기 편해지는 세상이 오고 고통과 불행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열심히 일을 하고 돈을 벌수록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살 수 있다고 믿으며 사람들은 살아간다. 그러나 그러한

역사와 사회의 진보가 있는 한편에 오히려 어둠과 아픔은 또 다시 커져가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있다. 왜 인간 문명이 발전할수록

가난한 사람이 줄어들고 소외된 사람이 사라지기는 커녕 반대로 빈곤의 불행과 고통은 더 견고하게 존재하는 것일까. 헨리 조지는

바로 이 지점에서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고 그 인식에서 자신의 사상을 만들어나갔다.

헨리 조지는 이 책 <진보와 빈곤>에서 사회가 진보할수록 빈곤이 심화되는 현상을 설명하고 그 원인을 분석하였는데 그의 주장에 따르면

원인은 토지에 있었다. 바로 토지를 사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토지사유제를 빈곤을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지목하였다. 토지를 투기로서

소유하게 되고 토지를 통해 부가 독점되면서 부는 더 토지를 소유한 자들에게 집중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부의 분배가 이루어지지 않아

시대가 진보할수록 오히려 빈곤은 심화된다고 헨리 조지는 지적하였다. 그리고 헨리 조지는 부의 편중을 해소하기 위해 토지의 공유를 주장했다.

헨리 조지가 <진보와 빈곤>에서 펼친 논리는 전 세계로 퍼져나가 그가 주장한 내용들을 토지 정책에 반영한 나라도 있고 아직도 그의 사상은

뜨겁게 이야기되고 있다. 빈부격차는 어느 시대에나, 어느 곳에서나 있지만 토지 문제로 발생하는 불평등한 현상들 가운데 그 해법을

헨리 조지의 사상에서 찾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19세기를 살았던 헨리 조지의 문제의식이 아지도 유효한 것을 보면

한편으로는 씁쓸하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그의 날카로운 혜안이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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