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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바야흐로 2008년 , 베이징 올림픽 때 나는 야구에 빠졌다.
그 전에 배구를 좋아하고 있던 나로썬 별 대단한 일은 아닐거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무언가에 빠지면 무섭게 빠지는 나이기에
배구와는 또다른 매력을 가진 스포츠인 야구 .
바로 이 두글자가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를 따나다니게 되었다.
야구와 책을 동시에 좋아하는 팬들의 경우 '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 을 안 읽어본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나도 그 대열의 오르기 위해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로 마음 먹었다.
사실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 , 야구부라는 이유로 읽었던 책이였는데 그 책은 야구를 더 사랑하게 만들어줬고
더불어 작가에 대한 매력도 느끼게 해준 책이기에 이 책도 남다른 무언가가 있기를 바라며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 변함없이 드는 생각은 소설도 아니고 그렇다고 에세이도 아닌 이 책은 야구 좋아하는 사람만이 읽어야하는 책임에는 분명하다는 것이었다.
'삼미슈퍼스타즈'라는 만년 꼴찌팀 .
어떻게 꼴찌도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놀라운 기록들로 꼴찌를 하지 ? 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만든 팀.
정말 만년 꼴찌라는 말로도 부족한 꼴찌 중에 꼴찌 .
그러한 전설을 가진 삼미슈퍼스타즈라는 팀의 팬인 아니, 정확이 말하자면 '팬이었던' 작가의 이야기이다 .
야구를 좋아하며 한 팀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도 그 팀이 지면 하루를 슬프게 마무리하고 ,
또 그 팀이 이긴다면 하루를 즐겁게 마무리하는 팬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이야기다 .
이 책을 읽으면서 왠지 나도 어느 한 팀을 좋아하는 팬으로써 이러한 열정을 가졌던 작가가 놀랍기도 했고 , 또 공감이 가기도 했다 .
신기한 것은 오로지 야구이야기만 하는 것 같은 이 책이 바로 인생을 담고 있다는 점이었다.
야구란 각본없는 드라마다 , 야구란 인생이다 등등 흔히들 야구를 비유하는 많은 말들이 있는데 , 그런 말들에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잠시 생각해보니 고등학교 때부터 야구에 빠진 나에게도
2009년은 내가 좋아하는 팀이 우승을 했던 해이며 ,
2010년은 삼미슈퍼스타즈의 끊임없는 연패기록을 깨버릴 뻔 했던 해이기도 했었고 ,
작년인 2011년은 1위로 잘나가다 '샤이니기아' 라는 별로 갖고 싶지 않은 별명을 가졌으며 더불어 부상병동이 되어버린 해였다.
이렇게 한 해 한 해 , 내가 좋아하는 팀과 연결시켜보니 나름 재미도 있고 무엇보다 야구가 너무 보고 싶어졌다 !
11월에 야구 시즌이 끝나버렸고 , 한참 공허해하다가 배구가 시작해버리는 바람에 잠시 잊고 지냈는데 이 책을 보니 얼른 4월이 되길 바라고 또 바랐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 그 중에서도 한팀이 이기고 지느냐가 하루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 ,
비는 월요일에만 오는 것이라는 생각을 여름내내 하며 보내는 사람이라면 !
한번 쯤 읽어보길 원한다 . 진정으로 야구만 생각하고 싶을 때에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