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버스괴담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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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말하면 이 책 . 서평쓰기 참 난감하다 .

재미있고, 괴담에서 추측할 수 있는 것처럼 스릴러적인 요소도 물론 있는데 , 나는 왜 쓰기 어렵다고 느끼는 지는 잘 모르겠다 .

나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앉은자리에서 이 책을 다 읽었다. 인상도 써가며 입으로는 비웃어가며 -

그런데 , 막상 서평을 쓰려고하니 머리가 텅 비는 듯 하다 .

왜 어떤 영화나 연극을 보고나면 '재밌어 . 엄청 재밌어 근데 뭘 어떻게 재밌다고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보면 알아 .' 라는 얘기를 하곤 하는데 ,

왠지 이 책이 그런 느낌이랄까.

심야버스에서 일어난 의도하지 않은 살인으로부터 시작되어 그 버스안에 있었던 사람들이 한명씩 한명씩 차례대로 죽어간다.

그러면서 그 버스 안에 있었던 사람들의 본성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서로 다른 마음, 다른 목표를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본성은 하나같이 성악설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같아 굉장히 역겹게 느껴졌다.

단순한 살인사건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외면하고 있는 악한 본성을 보여주면서 눈에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

또 세상에는 아무 이유없이 일어나는 일은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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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정신 의학 에세이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하지현 교수가 청소년을 위해 쉽게 풀어쓴 정신 의학에 관한 모든 것 해냄 청소년 에세이 시리즈
하지현 지음 / 해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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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 청소년은 물론 정신의학에 관심이 었었고 에세이도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청소년을 위해 썼다고 했는데, 사실 조금 망설여졌다.

사실 청소년 요금보다는 성인요금으로 내고 다니는데 , 내가 읽어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런데 정신의학에 대해선 아는 것도 없으니 청소년과 다를게 없겠다 싶어서 맘편히 읽기로 했다.

사실 이 책을 읽은 나로썬 청소년들이 과연 이 책을 한번만 읽고 이해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청소년들이 좋아하게끔 책은 정신의학을 얘기하는 책치곤 컬러풀하고 글자도 큼직큼직하다.

뿐만아니라 이 책이 하고 있는 얘기도 굉장히 궁금해 할만한 내용이다.

하지만 내용자체가 너무 어려워서 이해하는데 애를 썼다. 두 세번씩 다시 읽은 부분이 수없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을 여러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바이다.

구지 정신의학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 자녀를 둔 부모들 또는 교육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말이다.

청소년들이 가질 수 있는 궁금증이기에 우리가 알아야 그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줄 수 있지 않을까 ?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미친놈'들만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아니라 ,

이 사회에 속에 존재하는 우리 모두는 어떤부분에서는 정상이나 어떤부분에서는 비정상일 수 있다는 걸 책은 말한다.

그렇기에 우리의 뇌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아는 것 뿐만아니라

우리가 느끼는 스트레스, 망상 , 중독 등이 정신병 일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함을 얘기하고 있다.

그러니 ' 아 , 요즘 내가 왜이러지 . 잠도 잘 안오고, 화도 많이 내고 ' 등등의 자신의 모습이 예전과 다르다고 느껴진다면

문제를 해결하기에 앞서 우리 마음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에 대해 귀기울여 봤으면 좋겠다.

이 책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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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
백영옥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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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위에 실연당한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 사람들을 위로해줄 수 없는 내 상태인데 , 자꾸 위로의 말을 해야할 상황이 늘었다. 그래서 그냥 우스갯소리로 '서점에 가면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 이란 책이 있어. 읽어봐. 그리고 내가 하는 위로라 생각하면서 위로 받아 .' 이렇게 툭툭 던져놨었는데, 결국 궁금증에 못이겨 이 책을 사버린건 나였다. 내가 읽고 위로해줄게 기다려 . 내 주위의 모든 사랑에 빠진 딸기들 ! 약간은 전투적인 자세로, 이성적이고 냉철하게 읽고 싶었는데 결국 난 또 감성에 흠뻑빠져 이 책에서 허우적거렸다.

나에겐 이 소설의 시작인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조찬모임이란 발상 자체가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졌다. 현실적이지 않은 어딘가모르게 모순적인 상황이 적나라하게 펼쳐졌는데 작가는 실제로 이런 경험을 해본냥 차분히 풀어나갔다. 그래서 나는 이 모임에서 무슨일인가 계속 일어나겠거니 했는데, 그래서 정말로 질리게 실연에 대해서 생각해보겠구나 했는데 뜬금없이 사랑이 피는 것 같은 냄새가 났다.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가장 멍청해 지는 지름길은 사랑에 빠지는 거라고 책에서 말하고 있으면서 다시 사랑에 빠지는 냄새를 풍기는 이 책. 배신감에 치를떨며 덮을뻔 했다. 너무나 감정적이었나보다. 그런데 이 책은 "사랑이 무엇인가를 깨닫지 못한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법이다. 사랑해야 한다" 란 인용구를 통해 어쩌면 우리는 가장 멍청해 지는 지름길에 가장 쉽고 무방비하게 빠지는 존재라는 걸 말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정말 씁쓸한 책인 것이다. 사랑에 빠진 인간은 결국 슬픔을 슬퍼할 수밖에 없는 그런 존재라고 말하는 이 책은. 비현실적인 것만 같은 상황에서 굉장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쉴새없이 밑줄을 쳐내려가며 이 책을 읽었고, 스토리에 집중하기보단 이 책이 말하고 싶은 무언가를 찾기 위해 바빴다. 그래서 꼭한번은 다시 읽어야하는 책이다. 그때에는 조금 객관적으로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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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대 - 전2권 세트
노자와 히사시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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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윗스로우에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이라는 노래를 다들 알 것 이다. 이 노래는 드라마 '연애시대'의 OST였다. 이 드라마를 할 때 나는 어렸었고, 그저 노래만 기억하고 있을 뿐이었다. 시간이 흐른 뒤 이 책을 읽을 기회가 왔고, 읽어보니 왜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이 OST였는지 충분히 이해가 갔다.

이 책을 짧게 정리해보자면 리이치로란 남자와 하루라는 여자가 결혼을 하고 2년을 못채우고 이혼을 한다. 이혼하고도 이 둘은 결혼기념일에 만나 레스토랑에 가서 기념일 할인을 받으며 식사를 하고, 한마디로 서로에게 지능적인 '밀당'을 한다. 서로가 없이도 너무나 잘 산다는 둥. 이제는 너가 다른 여자, 다른 남자를 만나도 괜찮다는 둥 - 그들이 결혼하고 이혼한 것 말고 또 한가지 중요한 사건을 말하자면 이 둘 사이엔 한 아이가 있었으나 유산으로 태어나지 못했고 그 일로 인해 둘 사이에는 외면해버리고 싶은 과거가 한편으로는 서로의 인연을 끊을 수 없는 미래가 존재하고 만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것은 둘이 이혼을 한 뒤 둘 사이를 연결하고 있는 뒤엉킨 빨간 실타래가 사랑이었음을 , 서로에게 조금 더 귀를 기울였으면 마음의 상처가 더 깊어지기 전에 치유해 줄 수 있었음을 깨닫는 그 과정이 너무나 인간적으로 , 현실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또 서운해하고 실망하는 - 사랑의 기쁨과 아픔이 빨간 실타래처럼 뒤엉키고 뒤엉켜버리는 과정들이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 이러고도 남지. 라는 아줌마적인 감탄사를 내뱉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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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스치는 바람 1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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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이 책만 붙들고 있었다. 어딜가든 무얼하든 한손에는 이 책들을 들고 다녔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유없이 이 책의 제목을 본 순간 읽고 싶었다. 작가가 뿌리깊은 나무의 작가인 것도, 작년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가 대박이 났었던 것과는 상관없이 그저 별.을.스.치.는.바.람 이라는 딱 일곱글자의 제목때문에 -

나는 치밀한 것을 좋아한다. 누군가의 치밀함을 보면 조금 지나치게 감탄하는 면이 없지않게 있다. 드라마도 치밀한 드라마를 좋아하고, 책 역시 치밀한 책을 좋아한다.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 그리고 생각하지 않아도 될 부분까지 숨쉬게 만드는 그런 치밀함 .

이 책이야말로 치밀함으로 무장하고 있다고 해야하나 ? 1권과 2권 600페이지에 달하는 전개 속에 필요없는 부분은 없었으며, 치밀하고도 섬세하게 이성적이면서도 동시에 감성적으로 꽉 차있다.

책을 사랑하고 시를 사랑한 청년 윤동주 . 윤동주의 시의 매료되어 책을 사랑하게 된 검열관 스기야마.

어떻게 보면 이 둘의 조합은 그저 시를 사랑한 조선인과 일본인의 이야기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그들의 상황을 조금 자세히 알면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윤동주는 일제강점기 치안유지법으로 인해 형무소에 있었던 조선인이고 , 스기야마는 그 형무소에서 글을 검열하고 책을 불태우는 일본인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이 일본인이고 조선인이고 또 검열관이고 수감자라는 사실에 연연해 하지 않았다. 연연해 할 수밖엔 없었지만. 그들은 전쟁속에서도 '시'라는 존재가 가져다 주는 기쁨을 알았다. 더 나아가 글이 주는 행복을 느낄줄 알았으며 글에게 위로 받을 줄 알았다. 피로 물든 그 시간속에서 , 전쟁이 끝난다 해도 끝없는 혼란이 계속될 것을 알았기에 그들은 시를 보존하고 그 시를 통해 자신들이 받았던 위로를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받기를 원했다. 사람들이 시로인해 , 글로인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

살인사건으로 시작되어 좀 더 은밀하고 치밀한 사건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이 책의 전개는 놀랄만큼 흥미진진하다. 간혹 전개가 흥미진진하면 그저 이야기를 전해주는 목적으로밖에는 이용되지 않는 문장들이 많은 소설들을 읽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 문장 하나하나가 살아숨쉬었고 평범한 문장이 하나도 없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의도적으로 느껴지지도 않았으며 이런게 이정명 작가의 매력인가 보다 했다. 내가 느낀 작가의 매력은 다른 책들을 읽으면서 좀 더 확실히 해나가고픈 마음이 들었다.

윤동주의 시. 그리고 그의 시를 사랑했던, 그의 시를 지키고 싶어했던 한 사람이었던 스기야마의 모습을 통해 내 마음은 촉촉하게 젖어들었고 어느새 눈가엔 눈물이 차오르기도 했었다. 지나치게 빠져들었다고 생각되는 면이 없지않게 있지만 그만큼 이 책이 내게 많은 것들을 선물해주었다는 사실에 조금 취해보기로 했다. 글이라는 건 놀라운 것이다. 책을 통해 배우며, 느끼며 살아갈 때마다 느끼는 거였지만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내 능력 밖에 일이었기에 - 글이 가진 위대함, 그 숭고한 무언가를 전달하는 이 책. 펜은 칼보다 강하다라는 흔한 명제를 마음 속깊이 새기게 해줬던 책. 글을 사랑하는 이라면, 책을 사랑하는 이라면 한번쯤 아니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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