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요새의 아이들
로버트 웨스톨 지음, 고정아 옮김 / 살림Friends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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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실상을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었던 책.......

지은이 로버트웨스톨은 마흔 여섯의 나이에 이책을 완성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마흔이 넘으면 새로운 일을 꿈꾸거나 시작하기 어려운 나이인데 작가의 용기있는 집필이 부럽다.
어린 시절 자신의 이야기를 아들에게 직접 들려주기 위해 썼다는 작은 요새의 아이들은 그의 데뷔작치고는 많은 영예를 안겨 주었다, 카네기 메달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으니 말이다.
영국에서는 이미 학교 수업교재로 쓰일 만큼 인정받은 작품이라는 이 책은 다소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바로 2차 세계대전이라는 배경이 그것....
주인공 채스 맥길은 아마도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평범한 학생이었을 것이다. 
매일 지속되는 공습경보와 반공호의 대피생활..그리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전쟁이라는 암울함속에서도 아이다움이 남아 있는 모습은 읽으면서도 마음 저리게 했다.
청소년기에 접어든 아이들에게 전쟁은 어른들이 만들어 낸 것일 뿐 그들에게는 전쟁의 잔혹함이 직접 와닿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전쟁 수집품을 모으는데 정신이 없고 학교에서 이미 전쟁수집품의 일인자로 떠오는 보드서 브라운이 부럽기만 하다.
공습이 있었던 밤이 지나고 채스는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전쟁 수집품을 얻기 위해 정신이 없을 뿐이다.
그런 채스에게 우연히 발견된 비행기의 잔해...
그 비행기에 붙어 있는 기관총을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발전한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그것을 확보하는데 집중했던 채스...
급기야 친한 친구들을 끌어 들이게 되고, 아이들은 어른들이 모르는 비밀을 간직하며 그들만의 요새를 만들게 되는데.....
어른들 때문에 일어난 전쟁으로 아이들에게 남겨진 아픈 기억들의 상흔은 읽으면서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작가는 아마도 어린 시절 자신이 겪었던 그 느낌을 아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간절함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언제 폭탄이 떨어져 죽을지 알수 없는 막막한 하루 하루....
그 공포들을 아이들은 요새를 멋지게 꾸미는데 집중했기 때문에 공포심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어지는 커다란 사건..
바로 실수로 발사한 총 때문에 추락한 비행기의 조종사와의 만남이다.
조종사는 바로 영국의 적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병사였던 것.
아이들과 어른의 만남이었기 때문에 이들의 만남은 전시의 상황과는 별개였고 오히려 같이 있는 시간동안 서로 간의 돈독한 정을 쌓을 수 있게 된다.
결국 그들의 요새가 어른들에게 발각이 되긴하지만 그들의 아찔한 동거는 잔잔한 감동까지 준다.
이 이야기는 전쟁과 무관하지 않은 우리나라의 정서와도 어느 정도 맞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에게는 6.25라는 홍역이 있었으니 말이다.
소설을 통해 아이들이 무엇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보다 어른들의 반성이 먼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책이었다.
그리고 그 병사와 아이들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에 읽고 난 후의 잔영도 진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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