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쥐는 순간 끝까지 놓지 못하는 소설... 미치겠다. 책을 읽고 난 후의 소감이다. 얼마 전에 읽었던 오즈의 닥터라는 소설 이후의 혼란스러움... 작가는 정말 마술사인가... 그가 써내려가는 글자 하나하나로 이렇게 마음의 동요가 생길 수 있다는 것... 그것은 분명 하늘이 내린 재주다. 4월의 물고기... 주인공들은 사랑이었을까? 집착이었을까? 아님 환상에 사로잡힌 몽유병환자들의 어설픈 놀음같은 것이었을까? 환각상태에 잠시 빠졌다가 되돌아온 그런 느낌이다. 마약이 이런 건가? 책을 읽으면서 그런 경험을 하게 되다니.... 그러면서도 도저히 책을 덮을 수 없었던 순간들..... 그래서 미칠것 같았다. 휴우................ 이제 이 책의 마침표를 찍고 난 후다. 그런데도 이건 뭘까? 뭔가 끝나지 않은 찝찝함.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난 후 말끔히 닦지 않고 나온 그런 느낌이다. 이 책은 해피엔딩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 걸까? 사람들은 은연중에 모든 작품들, 그러니까 드라마든 영화든 소설이든 결말만은 좋게 끝나기를 소망한다. 나 또한 그렇다. 그래서 가슴아픈 결말은 왠지 찝찝함으로 남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주인공 서인과 선우.... 해리증 환자였다는 선우의 짐작되었던 쓸쓸한 결말...아니 몸서리 쳐지는 결말이라고 해두자. 선우가 바로 4월의 물고기였음을 책을 덮고 난후 알게 되었다. 마치 지킬박사와 하이드 처럼 두 가지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선우....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였을 때,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그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을 때.... 아픔의 깊이는 얼마일까? 사실 초반에는 요즘의 인스턴트식의 충동적인 사랑타령? 그런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아마 그랬다면 바로 책장을 덮었겠지만... 이 책을 읽고 지금까지 머릿속을 자극하는 것은 아마도 마지막이었을 선우의 처절한 몸부림...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줌과 동시에 상상때문에 부르르 몸을 떨 수 밖에 없는 소설적인 매력을 담뿍 담고 있는 4월의 물고기.. 파격의 소설을 만나게 해준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나 도한 4월의 첫날에 호반에 한 번 가보고 싶어 진다. 실제로 있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