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 담쟁이 문고
이순원 지음 / 실천문학사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소와 함께 얽힌 인간사를 담담히 풀어 낸 책...

이 책을 읽으면서 소설이 아닌 듯한 착각을 몇 차례나 경험했다.
정말 헛웃음이 나오는 걸 보면 지금도 약간 그런 착각을 벗어나지 못한 모양이다.ㅎㅎ
책을 읽으면서 역사공부를 하는 듯한 그런 느낌도 들었고, 인간의 삶과 죽음이 소와 함께 자연스레 얽히는 구성속에 푹 빠져 있었다고 할까.
아무튼 그랬다.
농경사회를 시작했다던  그 옛날 부터 소는 인간의 친구임과 동시 영원한 몸종이나 다름 없었다.
태어나면서 부터 소의 삶은 무거운 멍에를 짊어지고 살아야 했으며, 힘이 다하는 그날 까지 몸바쳐 충성을 다해야 하는 그런 운명의 생명체였다.
소가 있어 인간은 가장 강력한 힘의 원동력을 얻었으며 동시에 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막강한 재산의 가치였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 책의 저자는 어쩌면 소의 그런 아픔과 운명을  우리네 역사처럼 당연한 모습으로 그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였는지 책을 읽는 내내 워낭 소리가 들리는 듯도 했다.
그릿소, 미륵소, 버들소.....
한 밤중에 불현듯  이어지는 소들의 대화를 통해 소의 역사와 운명, 그들의 생각을 작가는 슬그머니 대변했는지도 모르겠다.

소들의 계보만큼 끈질기게 이어지는 인간의  삶과 역사, 그리고 피로 얼룩진 근현대사의 모습까지도 이 책속에는 그저 흘러가는 강물처럼 그려져 있다.
담담하게 바라보는 3인칭 관찰자적인 느낌을 주는....그런 ..

 이젠 소들에게 일일이 바코드가 찍힌 표식을 매달아 사육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20여 년 전만 해도 소는 친구이상의 식구였었는데....
아침밥은 못먹어도 소 여물을  놓치는 경우는 없었던 시절이 있기는 했었는데 ....
미국산 소니, 호주산 소니...이젠 이소 저소에 밀려 자신의 외양간 마저도 내줄 판이 된 우리네 소들.....

 감추고 싶은 쓰라린 아픔마저도 커다란 빗자루로 쓱쓱 쓸어 담는 듯한 문체로 이어나간 워낭은 간 만에 읽는 느낌있는 소설이었다.
냉소..
각박함.
몰인정.
냉정.
 인간의 마음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봄에서 겨울로 바뀌고 꽁꽁 얼어 붙은 지금의 마음들을 녹일 수 있는 또 다른 봄을 기다리게 만드는 워낭,,,,

 .
우리 아이는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으려나?   ㅎㅎ

지인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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