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키우는 성장소설이란 어떤 소설일까? 책장을 펼치면서 바로 아!!! 감탄이 절로 나온다. 중고생 시절 필독도서 목록에 들어있었던 그 단편들... 예전부터 지금까지 아이들의 교과서에도 끊임없이 얼굴을 내밀었던 소설들의 이름이 한눈에 들어왔다. 황순원의 소나기,별,김유정의 봄봄,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주요섭의 사랑 손님과 어머니.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단편들 중에서도 아이들이 거리감 없이 읽을 수 있는 것만 골라 모아놓았다. 사실 김동인이나 현진건의 작품들은 초등학생들이 읽어도 잘 이해하지 못할뿐만아니라 아이들이 지루해 했다. 전체적인 시대상황을 이해 하지 못하면서 무작정 좋은 책이라고 드리 미는 것은 아이들에게도 곤욕임이 분명할듯.. 그런 점에세 이 책은 우리 아이도 즐겁게 읽을 수 있어서 괜찮았다. 무엇보다도 중간 중간 아름답게 그려진 삽화와 어려운 낱말에 대한 주석이 꼼꼼하게 달려 있는 점이 맘에 든다. 사실 예전에 쓰였던 낱말을 아이들이 물어보면 대충 뜻을 알기는 해도 확실하게 이것이다라고 말해주기 어려울 때가 있는데... 정말 고맙게도 책에 다 써 있으니 아이들의 질문에 대한 부담감도 덜은 셈이다. 우리 아이는 특히 소나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중학교 교과서에 실려있는 소나기는 소년과 소녀의 순수한 사랑을 다루고 있는데 사실 사랑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아름다운 추억의 조각같다. 아련하면서도 애틋한 여운이 남는 소나기를 떠올리면서 가슴 아파하는 우리 아이.... 마치 어린 시절 내 모습을 보는듯 웃음이 나온다. 우리 아이는 왜 제목을 소나기라고 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소나기의 속성을 떠올려 보라고 했더니 얼른 이해하는 우리아이.... 소설속 암시와 상징은 굳이 용어로 설명해 주지 않아도 이해할듯 싶다. 어리숙한 나와 점순이의 닭싸움에 얽힌 사랑의 이야기(동백꽃)도 읽으면서 꽤나 재미있어 했다. 사실 아직 우리 아이는 30년대 우리나라의 농촌현실을 이해하기는 무리다. 그렇지만 소설속에 등장하는 마름이라든가 소작인이라는 용어를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천천히 이해할 수도 있으리라는 은근한 기대를 해보았다..ㅎㅎ 이효석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메밀꽃 필 무렵... 이 소설을 읽고 나만의 메밀꽃 필무렵은 언제였을까라는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도 꽤 괜찮은 독후활동이었다. 누구에게나 한 번쯤 있는 인생의 가장 소중한 순간.... 우리 아이가 엄마와 함께 책을 읽는 순간을 나만의 메밀꽃 필 무렵이라고 해 주어 정말 뿌듯.. 명작은 세대를 거슬러도 명작으로 남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