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펼치면서 느껴지는 누리의 외로움과 힘겨움에 절로 눈물짓게 되는 이야기... 책을 읽기 전 언제니 꼼꼼히 읽게 되는 머리말.... 이번 이야기는 시작부터 뭔가 달랐다. 작가는 누리이야기를 집필하게 된 이유를 먼저 말하고 있었다. 작가라는 직업에 연애인들처럼 많은 편지를 받게 된다는 말부터 시작해서 누리이야기 또한 한 통의 편지로 부터 인연이 되어 쓰게 되었다고 했다. 무언가 절실하고 절박한 사연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어 마치 책속에 꿀을 발라놓은 듯 시종 책을 놓기 어려웠다. 누리......... 세상 모든 것들한테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라고 지어준 이름. 성과 합하면 나누리가 된다. 엄마,아빠,누리는 갑작스런 아빠의 병으로 찔레 마을로 내려오게 되고 엄마의 사랑과 정성에도 불고하고 아빠는 하늘나라로 가게 되는데..... 아빠 잃은 상실감에 몸서리치던 엄마마저 반쯤 넋이 나간 채 사라지게 되면서 누리는 정말 혼자가 된다. 그때 나이 겨우 아홉 살...... 한적한 시골 마을 홀로 남겨진 누리.... 작은 아버지의 외면과 주위의 무관심속에 홀로 엄마를 기다려 보지만.... 기다려도 엄마는 돌아오지 않고, 혼자 있는 누리는 고아원에 보내질 처지가 되면서 직접 엄마를 찾아 보기로 결심한다. 그때부터 시작된 누리의 방랑 생활...그리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고생스러운 삶... 나는 혹시나 누리가 험한 세상에서 무서운 일을 당하지 않을까 조마조마 했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서울의 낯선 생활 속에서 누리에게 펼쳐진 삶은 회색빛도 아닌 그야말로 흑빛이었다고 할까.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찾고 싶어 떠나 온 길인데... 누리는 식당에서 끝도 없는 일을 해야 하게 되면서 가시밭길을 걷게 된다. 작가의 말처럼 '슬픔도 힘이 되는 것일까' 어려움속에서도 누리는 한 없이 착하고 고운 마음을 보여준다. 나보다 남을 생각하고 남의 아픔을 나의 일인 듯 챙겨주는 성숙한 아이.. 그래서였을까. 더 이상 빠져나올 수없는 깊은 수렁에 빠졌을 때, 누리에게는 고마운 사람들이 곁을 지켜주게 되고, 누리도 그런 고마움을 가슴속에 새기게 된다. 슬픔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는 말이 맞을까. 아픈 사람들은 원망이라는 말보다 사랑과 배려를 더 잘 이해하는 듯했다. 그러면서 누리는 어느새 훌쩍 자라게 되지만 아직 세상은 누리를 달갑게 받아주지 않는다. 도대체 이 어린 아이에게 남은 고생이 도 있다는 것일까.......... 새삼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누리는 용서라는 말을 마음으로 이해하고 살아가는 아이였다!!! 세상에 원망의 화살을 퍼부어도 시원찮은데 이 아이는 오히려 세상의 아픔마저 짊어지고 일어서고 있었던 것. 절로 반성하게 되는 순간이다. 처음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짐작은 했지만 누리에게 삶의 힘이 었던 엄마의 존재. 그리고 남겨진 진실.... 눈에 보이는 세상의 행복에만 관심을 가질게 아니라 행복 뒤에서 울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야 한다는 작가의 호소가 가슴속을 파고 드는 듯하다. 누리는 지금 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