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편의 이야기를 통해 어른들이 모르는 아이들의 심리를 보여주는 책 표지그림의 주인공은 진우! 남자아이다, 네 살 때 쯤 알게 된 신데렐라의 분홍드레스와 반짝이는 유리 구두가 너무 이뻐 자신의 이름을 김신데렐라로 고쳐 부른 아이. 그래도 어렸을 때는 귀엽다고 엉 뚱하다고 봐 주었으나 유치원에 들어가면서 일이 터진다. 사람들이 이런 진우를 이상하게 생각한 것. 남자아이는 분홍색을 좋아하면 안되나요? 공주 인형을 가지고 놀면 왜 안되요? 진우의 물음에 어른들은 남자니까 그냥 파랑색!!!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지 않는다. 오히려 로봇그림이 그려진 옷을 입고 자동차와 축구공을 좋아해야 한다고 윽박지른다. 뭐 좋아하는 취향도 정해 주는 대로 해야 하는 현실... 진우는 힘이 빠지고 재미가 없다. 이런 진우에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씩씩한 여자친구가 생긴다. 어른들의 시각에서는 정말 이상한 여자아이... 파랑색 책가방을 당당히 들고 다니고 미니카와 ,딱지, 변신로봇을 좋아하는 아이. 둘은 서로를 보듬어 주며 친한 친구가 된다. 진우 이야기를 읽으면서 딸아이의 엄마로서 나 또한 아이게게 너무 획일적인 성구별을 강요하지 않았나 반성했다.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 부터 여자 아이면 분홍색, 남자 아이면 파랑색으로 정해지는 현실..... 강요하지 않아도 남자와 여자가 바뀌는 것도 아닌데.....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 희철이 이야기.... 구구단을 좀 못외운다고 매일 엄마에게 혼나고 학교에서는 나머지 공부..... 열심히 해도 너무 긴장하면 어른들도 머릿속이 하얘지는데 어린 희철이는 어떠했을까... 몰아세우는 어른들 틈에서 희철이는 점점 마음의 문을 닫게 되고 심한 정신적 혼란을 겪게 된다. 강박증이라고 해야할까? 나는 희철이가 '틱' 증상을 보이게 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쓰라렸다. 좀 느린것 뿐인데.... 좀 기다려 주면 아이는 정말 정말 잘 할 수 있는데.... 어른들의 조바심에 병들고 있는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현장에서 이런 아이들을 많이 보아 왔을 작가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4편의 동화는 어쩌면 아이들을 위해서 쓴 것이 아닌 어른들을 위한 동화인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워야 하는 우리 어른들이 읽고 아이들의 고민을 진심으로 어루만질 수 있기를 바라는 작가의 소망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