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지역을 읽으면 세계가 보인다 - 국제정치 전문가 김준형의 세계 10대 분쟁 이야기
김준형 지음 / 날(도서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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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분쟁부터 잘 알지 못했던 세계의 분쟁까지 알 수 있어서 좋네요. 전쟁에 관한 해설이 전쟁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상세한 설명과 지도, 사진들도 있어서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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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자의 숲속 일기 - 메릴랜드 숲에서 만난 열두 달 식물 이야기
신혜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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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고요한 사유의 공간

신혜우, 《식물학자의 숲속 일기》(한겨레출판, 2025)


브런치 글 이미지 1


한겨레출판에서 신혜우 작가의 《식물학자의 숲속 일기》가 출간되었다. 미국 메릴렌드의 숲에서 자라는 식물을 관찰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에세이다. 1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구성된 차례에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식물의 모습과 그에 관한 사유를 일기 형식으로 풀어냈다. 특히 세밀화와 드로잉으로 함께 본다면 더욱 실감나게 저자가 본 메릴렌드의 숲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상경한 뒤, 식물을 기르기 시작했다. 페페론치노와 아스파라거스. 벌써 2년이 넘었다. 페페론치노는 너무 무성하게 자라 가지치기를 했고, 그 가지를 다시 심는 바람에 어느새 집 안에는 페페론치노 나무가 네 그루나 되었다. 아스파라거스도 천장을 뚫을 기세로 자라나 몇 번이나 잘라내야 했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고, 식물의 수형에 대한 지식도 없던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식물의 이미지에 맞춰 자르고 다듬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두 번의 사계절을 함께 보내며, 나는 식물의 힘을 온몸으로 체감했다. 신기하게도, 식물은 자랄 수 있는 틈만 있다면 마구 자란다. 한동안 물을 주지 않아 말라버려도, 다시 물을 주기만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푸르게 몸을 키운다. 단조로운 일상에서 유일하게 ‘성장’을 멈추지 않는 생명, 바로 식물이다.

동물은 자라고, 멈추고, 늙는다. 일정한 사이클을 따라간다. 그러나 식물은 정말 잘만 돌보면 수백 년도 자란다. 노거수들이 그 증거다. 나는 어쩌면, 그렇게 끊임없이 성장하는 식물을 부러워했는지도 모른다. 머리맡에서 마구 자라나는 페페론치노와 아스파라거스를 바라보며, 나는 어느새 ‘어떤 공간의 중심으로 자리잡기보다는, 그 공간의 일부로 남는 것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과학적 지식에 예술적 감성과 따뜻한 시선을 더해, 자연과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아낸다. 저자는 식물과 함께 살아가며 다른 공간들을 자주 떠올린다. 미국에서 연구원으로 지내며 한국을 그리워하고, 익숙한 땅 위에서 낯선 얼굴을 떠올리는 시간들. 어쩌면 그것은 고요한 공간이 주는 특권일지도 모른다. 고요함은 식물이 만들어낸다. 침묵과 고요는 다르다. 이 책의 고요는, 잎이 아주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흔들리는 장면 속에 담겨 있다. 저자는 그 속에서 잎을 채집하듯 자신의 사유를 길어낸다. 난초의 씨앗이 특정 곰팡이의 도움을 받아야 발아한다는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들이 서로를 도우며 살아간다는 세계. 저자는 그런 식물의 세계에서 따뜻한 사유를 건져 올린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식물학자의 깊은 지혜를 감성 어린 시선과 섬세한 자료로 담아냈다는 점이다. 따뜻한 봄날, 이 책의 텍스트와 저자의 그림을 함께 음미한다면, 그 봄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이다.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식물학자의숲속일기#신혜우#신혜우작가#한겨레출판#하니포터#하니포터1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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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과 초콜릿, 경성에 오다 - 식민지 조선을 위로한 8가지 디저트
박현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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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위로했던 디저트들

박현수, 《호떡과 초콜릿, 경성에 오다》(한겨레출판, 2025)

한겨레출판에서 박현수 작가의 《호떡과 초콜릿, 경성에 오다》가 출간되었다. 국내 유일 음식문학연구자인 저자는 전작 《경성 맛집 산책》에서 경성의 번화가를 빛낸 외식 풍경, 그 속에는 어두웠던 식민의 그림자를 동시에 보여주었다. 이번 신작에서는 커피, 만두, 호떡, 멜론, 초콜릿 등 일제강점기의 슬픔을 위로했던 여덟 가지 간식으로 조선의 풍경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먹는다’라는 행위의 가치 또한 함께 살펴, 깊고 달콤하게 역사를 비춘다.

어렸을 때부터 간식을 즐겨 먹지 않았다. 집에 과자 같은 것들을 들여다 놓지 않았기도 했고, 단 음식 자체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기에 간식은 대부분 바깥에서 먹곤 했다. 친구들이 먹던 짭짤한 과자나 처음 본 간식을 한 입씩 먹던 기억이 난다. 몰래 수업 시간에 먹던 꾀돌이나 정체 모를 닭고기. 가끔 찾아오는 기념일에 먹던 초콜릿과 겨울마다 빼놓지 않고 먹던 호떡. 음식 하나에도 여러 기억이 있다. 성인이 되어 찾아 먹는 간식은 기억을 곱씹기 위해 먹기도 한다는 것을 긴 시간이 지나고서야 깨닫는다. 소중했던 기억들은 비단 21세기의 전유물은 아닐 것이다.

개인적으로 역사교양서는 정말 특별한 미시사 아니고서야, 지금 성인은 그리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빛나는 아이템이나, 엄청난 저자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호떡과 초콜릿, 경성에 오다》는 보기 드문 역사교양서다. 디저트로 역사를 조망한다는 관점도 흥미로우나,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근대사의 풍경을 재해석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좋아하는 간식을 골라서 읽을 수 있다는 점과 일러스트도 잘 뽑혀서 읽는 맛이 있다. 아마 공들여 편집되었을 것이다.

커피와 라무네 파트가 인상 깊었다. 커피는 하루에 한 잔 이상 먹으니 절로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주목했던 건 커피 내리는 방식이었다.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커피 가루를 물에 30분가량 끓이는 것이다. 밍숭맹숭한 맛에 당시 사람들은 커피 마시는 행위를 즐기러 카페에 가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들으니 처음 커피를 마셨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른들의 행동을 따라 하려고 커피 마시는 행동을 따라 했었지. 역시 지금이나 100년 전이나 매한가지다. 라무네 또한 병 속의 구슬부터 사이다에 관련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지금도 가끔 만나볼 수 있는 음료는 어딘가 고전적이면서도 특별해 보여서 귀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읽는 내내 시원한 음료가 생각났던 파트다.

이 책에서는 쭉 먹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비단 먹는 것만 집중하지 않는다. 한국의 근대사, 더 나아가 식민지 시절 조선의 상황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단 음식 앞에서 서러울 수밖에 없었던 당시 사람들의 얼굴을 생각해 본다.

#호떡과초콜릿경성에오다 #박현수 #박현수작가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0기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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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민주항쟁사 - 4·3, 4·19, 5·18, 6·10 한 권으로 끝내는 4대 민주항쟁!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우일문 지음 / 주니어태학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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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항쟁을 한 번에 볼 수 있어서 편하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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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역사적인 도서관 - 우리 근현대사의 무대가 된 30개 도서관 이야기
백창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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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출판에서 백창민 작가의 《이토록 역사적인 도서관》이 출간되었다. 전국 각지의 도서관 30곳을 선정해 그 역사와 숨겨진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전국 500여 곳의 도서관을 답사하며 관련 서적과 자료를 조사하고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도서관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수집했다. 이를 통해 도서관이 단순한 책 보관소를 넘어 역사적 사건과 사회적 변화를 담아낸 공간임을 강조한다.

<이토록 역사적인 도서관>은 단순한 도서관 안내서가 아니다. 이 책은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시대와 사회의 변화를 담아내는지 조명한다. 도서관은 때로는 혁명의 거점이 되었고, 때로는 억압받은 이들의 피난처가 되었다. 조선 성종 대에 설립된 성균관 존경각은 조선시대 유일한 대학도서관이었다. 학문을 연구하는 공간이었지만, 일제강점기에는 그 기능을 잃었다. 한때 지식의 중심이던 도서관이 시대의 흐름 속에서 변화를 겪은 대표적 사례다. 또 다른 예로, 1979년 부마항쟁 당시 부산대학교 도서관은 학생운동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운 이들이 모여 토론을 벌였고, 이곳에서 민주화 운동의 불길이 타올랐다.

이야기는 단순한 역사 기록이 아니다. 도서관에 몸담았던 사람들의 기억과 감정이 녹아 있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며 누군가는 자유를 꿈꿨고, 또 누군가는 시대의 부조리를 깨달았다.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개인의 삶에, 그리고 사회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책의 의의는 명확하다. 도서관을 단순한 학문의 장이 아니라, 역사의 일부로 바라보게 만든다. 도서관에 대한 시각을 확장하며, 책을 넘어 공간 자체의 의미를 고민하게 한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역사와 사회에 관심이 있는 독자에게도 충분한 흥미를 제공할 만한 내용이다. 도서관을 통해 시대를 읽고 싶다면, 이 책이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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