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없는 것에 대한 고뇌가 없다면 기억이란 것도 필요하지 않으리라. 불멸의 것은 사진에 찍히지 않는다. 신은 빛이고 오직 인간만이 사진을 찍는다. 왜냐하면 사라져가는 자만이, 또 그 사라짐을 아는 자만이 머무르려고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라질 위협을 느끼는 것만 사진과 영화에 담는다. 즉, 동식물, 향토, 오래된 동네,
바다의 저 밑바닥 같은 것들이다. 불안한 집행유예기에 기록을 남기려는 광증도 커진다.

ㅡ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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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은 이미지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예술의 이미지는 어떤 간극, 비- 유사성을 산출하는 조작이다. 눈으로 볼 수 있을 것을 묘사하거나 눈이 결코 보지 못할 것을 표현함으로써 어떤 생각을 의도적으로 명료하게 만들거나 모호하게 만든다. 시각적 형태들은 파악되어야 할 의미를 제공하거나 제거한다(뺀다) 
ㅡ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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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자본주의가 만들어내고 관리하는 현대의 시간관에 도전하는 "단 하나의 공시적 행위‘는 사랑의 행위다. 그 이유는
"모든 사랑은 반복을 좋아"하고 반복이 시간을 거역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분명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우리를 만들며 이전의 시간과 단절한다. 한사코 주어진 셈보다는 사건으로서 ‘어떤 것 이후‘라는 다른 시간을 탐색한다. 셈이 있다면 그것은 ‘사랑 이후‘를 헤아릴 뿐이다. 시간은 그것의 흐름으로 모든 것이 훼손될 것이라 말하지만,이 다른 시간에서는 돌연 영원을 믿게 만든다. 

_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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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함

나는 살지 않는다, 잘 자라지도 않고, 그저 유지할 뿐,
존재하기에 감각들은 텅 비워진 채,
불행하게도 슬픔조차 없지,
그리고 나의 문제는 존재하는 것 (먼 그리스도)
이 고통스럽고 고요한 시간에
이것을 완벽히 의식하면서.


1910, 5, 12.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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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



사물의 바깥이나 정신으로 이끌지 않고 나아가는 시, 그
활자 덤불 속에서 어떤 열매들은 잉크 가득 찬 구체 형태로
응집된다.



ㅡ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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