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없는 것에 대한 고뇌가 없다면 기억이란 것도 필요하지 않으리라. 불멸의 것은 사진에 찍히지 않는다. 신은 빛이고 오직 인간만이 사진을 찍는다. 왜냐하면 사라져가는 자만이, 또 그 사라짐을 아는 자만이 머무르려고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라질 위협을 느끼는 것만 사진과 영화에 담는다. 즉, 동식물, 향토, 오래된 동네,
바다의 저 밑바닥 같은 것들이다. 불안한 집행유예기에 기록을 남기려는 광증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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