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유수
네가 죽어도 나는 죽지 않으리라 우리의 옛 맹세를 저버리지만 그때는 진실했으니,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거지 꽃이 피는 날엔 목련꽃 담 밑에서 서성이고, 꽃이 질땐 붉은 꽃나무 우거진 그늘로 옮겨가지 거기에서 나는너의 애절을 통한할 뿐 나는 새로운 사랑의 가지에서 잠시 머물 뿐이니 이 잔인에 대해서 나는 아무 죄 없으나마음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걸, 배고파서 먹었으니 어쩔수 없었으니, 남아일언이라도 나는 말과 행동이 다르니단지, 변치 말자던 약속에는 절절했으니 나는 새로운 욕망에 사로잡힌 거지 운명이라고 해도 잡놈이라고 해도나는, 지금, 순간 속에 있네 그대의 장구한 약속도 벌써나는 잊었다. 그러나 모든 꽃들이 시든다고 해도 모든진리가 인생의 덧없음을 속삭인다 해도 나는 말하고 싶네,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절없이, 어찌할 수없이 - P9
시인의 말
나는 왜 이곳에 있을까? 와 누가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을까? 가 당신과 나를 여기에 있게 한다.
2001년 늦가을 함성호 - P3
아름다운 풍경. 그런 풍경들은 나를 사로잡는다. 강렬한 햇빛을 받고 서 있는 강변의 여름 나무들, 아침 햇살에 빛나는 너무 눈부신 바다. 소실점으로 사라져버리는길들, 부드러운 벽. 그러나 그런 풍경들은 내가 그들의바깥에 있을 때만 거기에 있다. 내가 그 아름다움에 이끌려 거기에 있을 때, 풍경은 사라져버린다. 풍경은 내가 뛰어들자마자 사라져버린다. 나는 풍경에 의해 소외될 때 비로소 아름답다. 풍경과 나의 距離. 그러나 때로는 풍경 속에서 풍경과 하나가 되어 아름다움을 잃고, 나무나, 노을이나, 움직이지 않는 바위가되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죽음인가? 죽음과 距離. 아니면, 장님의 노래가 있을 뿐이다. 이 우연의 音들은 도대체 어디를 넘어가려는 것일까? 무엇이 나를 이 숲에서, 이런 距離에 있게 하나.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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