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유수 

/네가 죽어도 나는 죽지 않으리라 우리의 옛 맹세를 저버리지만 그때는 진실했으니,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거지 꽃이 피는 날에 목련꽃 담 밑에서 서성이고, 꽃이 질땐 붉은 꽃나무 우거진 그늘로 옮겨가지 거기에서 나는너의 애절을 통한할 뿐 나는 새로운 사랑의 가지에서 잠시 머물 뿐이니 이 잔인에 대해서 나는 아무 죄 없으니마음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걸, 배고파서 먹었으니 어쩔수 없었으니, 남아일언이라도 나는 말과 행동이 다르니단지, 변치 말자던 약속에는 절절했으니 나는 새로운 욕망에 사로잡힌 거지 운명이라고 해도 잡놈이라고 해도나는, 지금, 순간 속에 있네 그대의 장구한 약속도 벌써나는 잊었다. 그러나 모든 꽃들이 시든다고 해도 모든진리가 인생의 덧없음을 속삭인다 해도 나는 말하고 싶네,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절없이, 어찌할 수없이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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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은 내부를 향해 나 있다 기차가 터널을 통과할 때마다 나는 수십 개의 창을 달고 지네 같은 발로 마음을 만진다 가끔 그 창으로 낯익은 시선이 나타날 때가 있다그럴 때마다 세상의 끝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든다.
- P20

아, 幻은 벗겨져나가 신작로 바닥에서 나뒹굴고이제 무엇으로 이 명징한 삶을, 두 눈 뜨고 바라볼 수있을지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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