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시인 유언사(史)가 지은 중승 왕무준의 집에서 밤에 호등무를 감상하다(王中略)〉이라는 칠언고시이다.
석국의 오랑캐는 적지만 앞에서 춤추는 이는 새처럼 빠르네.
짜서 만든 오랑캐 모자는 꼭대기가 뾰족하고, 가는 털실로 짠 오랑캐 웃옷은 양 소매가 짧구나.
포도주 잔 손에 들고 서쪽을 바라보니, 갑자기 고향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도약한 몸으로 바퀴통을 굴리고, 보옥으로 장식한 띠는 소리를 내고, 발재간은 화려하고 비단으로 수놓은 신발은 연하기도 하구나.
사방에 앉은 이들은 말없이 바라볼 뿐, 피리와 비파 소리가 머리를 가득 채운다.
현란한 춤사위에 새로 짠 깔개의 붉은 털이 눈처럼 내리니, 꽃잎이 붉은 등에 사뿐히 내리는 듯하구나.
술자리 끝나고 춤사위 그치고 현악기와 관악기 소리 끊어지면, 목근화 서쪽으로 잔월이 보이네.
(《전당시全唐詩》 권468) - P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