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달밤의 제주는 즐거워 - 심야 편의점에서 보고 쓰다
차영민 지음, 어진선 그림 / 새움 / 2016년 12월
평점 :
[달밤의 제주는 즐거워]에 묘사된 제주도의 풍경, 일상의 이야기가 지난 여행의 추억을 상기시켰다.
편의점 알바가 겪은 제주도의 일상이 현실적이지만 꿈같은 이야기 같다고 할까??
편의점에서 생긴 일상들이 그다지 예쁘고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래서 더 와닿고 정말 거기에 함께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선 책을 읽는 내내 늦지 않은 저녁에 이미 어둠으로 가득차고, 편의점 하나만 빛을 발하고 있는 제주도의 한적한 느낌이 와닿았다.
제주도 여행하는 동안 내내 여기서 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도 이어졌다.
이런 한적한 곳, 자연이 아름다운 곳에서 살면 어떨까? 라는.....
저자도 제주도에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외로움이라고 했다. 그러나 요즘은 가끔 고독을 느끼고 싶을 때도 있어서 일부러 이런 곳에 찾아들어가 의도적인 고독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완전히 단절된 고독이 아니라 저자도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어느정도 외로움에서 해소될 수 있었을 것이고, 사람을 느끼고 고장을 느끼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나 또한 바쁘게 살아가는 도심의 생활에서 가끔은 이렇게 떨어져서 외로이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을 제대로 느끼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당장 큰 변화를 바라기 보다 지금 현재 내가 살고있는 이 곳에서 순간 순간의 즐거움을 느끼며 소중하게 간직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 말이다.
우리 삶에는 순간이 있다. 우리는 그 순간들을 바람처럼 스쳐 지내고 살아간다. 바람은 붙잡을 수 없지만, 난 내 삶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잠시라도 붙잡아 두고 싶다. 이 글은 나만의 순간이 아닌 편의점에 함께한 사람들과 지금쯤 어딘가에서 나와 닮은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순간들이다. 제주도 북서쪽 작은 어촌마을의 편의점. 바로 그 곳에서 삶의 작은 순간들과 마주하며 살아가는 내가 있다.
p.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