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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슈퍼히어로를 깨워라 - 잠자는 행복을 깨우는 긍정심리학의 힘
앤디 코프.앤디 휘태커 지음, 이경희 옮김 / 시그마북스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자기계발서들이 출간되고, 행복론에 대한 열기도 점차 옅어져가는 기색이다. 최근의 책들은 오래 전 작심삼일의 규칙들을 제시하는 책들과 달리 마음을 다스리고 안정을 찾자는 식의 이야길 하고 있다. 철학적인 논조를 띠며 명상을 추천한다. 《내 안의 슈퍼히어로를 깨워라》 역시 "현재를 즐겨라" 라는 사상을 동양의 것으로 칭하면서 자기계발에 대해 이야기 한다. 하지만 그에 그치지 않고 진화심리학과 융합시켜 더 나은 현재를 즐기기 위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사람들은 '분주한 삶' 속에서 삶이 사소하지 않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반대로 분주함이 실은 사소하고 무의미한 것들이 과다하다는 걸 포장하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앤디는 우리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할지라도 현실에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한다. 모두가 리더가 될 수는 없고 모두가 상류층이 될 수는 없다. 각자의 위치와 직업, 역할이 어차피 분배되어야 하는 것이라면, 특정한 위치에 있지 못한 사람들은 모두 루저가 되어야만 하는가? 반대로, 자기계발은 루저가 되지 않기 위해서만 행해지는 일이란 말인가?

물질도 마찬가지이다. 앤디는 많은 사람들이 물질 만능 주의로 인해 머스터베이션(계속해서 소유하고 싶어하는 욕구) 증상에 허덕인다는 점을 지적한다. 하지만 가질 수 있는 양에도 한계가 있고, 나보다 더 가진 사람과 나를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아마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아마 모든 평범한 사람들이 이루어낼 수 있는 가장 큰 성공은 지금 그들이 있는 그 자리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런 성공을 얻기 위해선 자기 일에서 만족을 찾고 묵묵히 전념할 수 있는 태도가 중요할 것이다. 이런 이유가 있기 때문에 앤디는 말할 수 있게 된다.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 라는 평범한 진리의 중요성에 대해서.

사람들은 대개의 자기계발서가 제시하는 지침들을 따라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앤디는 자기계발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자기 내면 속에 있는 가장 생산적인 상태의 모습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은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히기 쉽다. 진화 과정에서 생존을 위해서 경계와 부정심이 필요했고, 그 유전적인 각인은 현대인들에게도 남아있고, 긍정적 태도를 습관화 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우리는 어떤 조건을 이루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끝도 없는 레이스를 달리느라 자신을 혹사하고 현실을 만끽하지 못한다. 우리는 남들의 평가와 기대심리 등에 따라 자신을 엄하게 규제해 버린다. 하지만 삶은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과 같다. 세상은 우리가 바라보는 방식에 의해 결정이 된다. 앤디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현재의 상황과 위치에서 행복을 얻는 방법이라 말한다.

현재 상태에서 더 나아지는 방법은 되고 싶은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10 년 뒤에 자신이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지 생각하면 자기 자신 안에 있는 히어로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이 책에선 여느 자기계발서와 다른 '재미'가 느껴졌다. 이유는 저자 앤디가 우리 자신이나 우리들의 삶이 결코 남들보다 낫지 못하며 때론 한심하기 그지 없다는 것을 여과없이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자기가 얼마나 '실천 불가능한 지침'들을 꾸준히 실천해 성공을 이루었는지 자랑만 해대는 자기계발서에는 질력이 난다. 앤디는 차라리 널리고 흔해진 조언들에 자기 이야기를 곁들여 하고 싶은 얘길 하는 책을 내는 방법을 택했다. 자기비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블랙 조크의 명랑함을 간직한 앤디의 말솜씨가 책을 진솔하게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