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파일 : 아무도 믿지 마라 Part A 엑스파일
애런 로젠버그 외 지음, 안현주 옮김 / 손안의책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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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파일 '아무도 믿지 마라'>에는 7명의 작가가 모여 각각 하나의 에피소드를 엮은 책으로, 기존의 <X-파일> 드라마나 영화를 보지 않았어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 담겨있다(나도 드라마를 본 적이 없다). 각 에피소드는 미지의 사건을 쫓는 멀더와 스컬리의 모험담을 빠른 필체로 그려낸다. 시간 배경은 1994년, 2015년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기존 드라마 시리즈에서 '부국장'으로 등장했던 스키너가 국장으로 승진하는 등 신선한 분위기도 풍긴다. 

인상적인 건 모든 에피소드에서 멀더와 스컬리의 성격차가 두드러지게 표현되고 있단 점. 멀더는 외계인, 외계생물, 뱀파이어 등 판타지적인 것들에 대한 신념이 매우 굳건하여 '진짜일지도 모른다'는 마음을 갖고 사건을 추적한다. 반대로 스컬리는 논리와 이성을 중시하는 성격으로, 매 사건을 마주하면서 인간의 사기, 또는 그릇된 믿음에서 비롯된 잘못된 사건이라고 접근한다. 이런 정반대되는 성격을 갖는 두 남녀가 떼려야 뗄 수 없는 파트너 구도를 보여준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한편, 행방불명이 된 멀더를 찾기 위해 스컬리가 위험한 현장에 뛰어드는 에피소드에서는 일반적인 성 역할의 구도를 깨는 스토리라인이 흥미로웠다. 과거 멀더와 스컬리의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배경 설명이 거의 없어, 이 둘의 관계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싶은 독자는 아쉬울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 역자 후기가 간절했다..)

들어가는 글에 실려있는 "우리는 믿고 싶다" 라는 말과, 책의 부제 "아무도 믿지 말라" 라는 상반되는 말은 각 에피소드의 마지막 장면들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준다. 스컬리는 물론 다른 수사관들로부터 '헛된 믿음'으로 여겨지는 멀더의 추론들이 맞았음을 암시하는 장면들은 멀더의 직관이나 매니아적인 오컬트 지식에 감탄하게 만든다. 반면 긴장 넘치는 난투를 자아낸 미스테리적 존재들이 '거짓'으로 드러날 때는 멀더의 '허탈한 마음'에 공감하게 만들기도 했다. 적절하게 '진짜' 와 '거짓'을 섞어내는 에피소드들이 X-파일 특수 부서의 이력을 압축해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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