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이지만 절대적인 화학지식 50 - 맥주에서 핫팬츠까지 화학이 만들어낸 모든 것
헤일리 버치 지음, 임지원 옮김 / 반니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화학수업이 지루한 이유는 원자의 기호, 화학식, 주기율표, 산화법칙 같이 너무 이론적인 것에 치우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한정된 수업시간에 최소한의 요구되는 화학적 지식을 배우려다 보니 수업이 이론 위주로 흘러가는 건 어쩔 수가 없는 일인 거 같다. 그래서 적어도 수업시간이 아닐 땐 '교과에서 없는 화학이야기'를 읽는 게 화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구태여 왜 그런 고생을 사서 해야 하냐는 생각도 들지만, 어쨌든 주변의 많은 것들이 화학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상적이지만 절대적인 화학지식 50>의 저자는 화학이 비인기학문인 데엔 화학자들의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저자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론이 아니라 실용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테마들로 책을 구성했다. 50 가지의 키워드를 이용해 중요한 화학지식에 대해 쉽게 쓰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50 개 키워드 중 첫번째는 '원자' 다. 그러곤 '원소', '화합물', '에너지' 등 본질적인 것 부터 시작한다. 학창시절부터 배웠을 개념들에 대해 한번 복습하는 과정이다. 잊고있던 것들이 마구 상기되면서 "왜 이렇게 다 잊고 있었지?" 하는 기분이 들었다. 물질의 최소 단위나 결합구조, 에너지 법칙, 다양한 화학반응들을 소개하면서 알기 쉬운 비유를 들고 있어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은 과정이 됐다. 

뒤로 갈수록 화학반응이나 합성 과정 등을 설명하면서 발견자의 이름, 발견 당시의 상황, 활용처 등을 밝히고 있어 사이언스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인상적인 건 50 개의 키워드를 따라가며 읽다보면 화학이란 기초 과목이 생물학, 물리학, 우주학, 의학, 공중보건학, 환경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단 걸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된단 것이었다. 발효라는 키워드는 화학이 식품 생산하고도 연결이 되는 건 보여줬고, 크래킹, 전기 분해 등은 산업공학과 연결됨으 보여줬다. 또 효소, 광합성 등은 생물학에, 단백질, DNA 등은 유전학과 관련된 키워드다. 마지막까지 가면 현대인의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플라스틱 제조가 소개되고, 나노튜브, 3D 프린팅, 제약 기술, 인공물질 등 최첨단 미래 산업과 관련된 부분들도 나온다. 화학을 주제로 해서 한 권의 책을 읽으며 과학사를 훑고 현재의 첨단기술 수준까지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과학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무언가를 발명하려 할 때 마다 화학적 원리와 지식이 요구되는 때가 많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학이나 과학 등 기초학문들의 역사와 위대한 발견들을 공부할 때마다 일상생활에서 그것들을 떼어 놓을 수가 없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반니' 에서 나온 과학 도서는 이걸로 세 권째 읽게 되는데 늘 이런 기분을 느끼게 된다. 과학의 응용처나 역사 등을 미리 알았다면 학창시절에 화학 수업 시간도 훨씬 재미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라도 일상에서 책을 통해 잠시 잃어 버렸던 지식들을 상기시켜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