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2인자들 - 그들은 어떻게 권력자가 되었는가
조민기 지음 / 책비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조선시대 2인자들의 치열한 정치 인생 조명


「조선의 2인자들」은 조선시대에 치열한 생존경쟁을 통해 왕좌에 앉은 2인자, 또는 하급 관리에서 시작해서 왕의 최측근 자리까지 오른 야심가 등의 정치일생을 집중 조명한 책이다. 각 인물의 인품이나 야심에 대한 평가가 그 인물에 대한 이해를 돕고, 기복이 심한 권력 구조를 생동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단지 해설에 치중하지 않고 역사적 사건의 장면을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그려내고 있어 지루함을 타파한 책이다.


눈을 즐겁게 하는 내용물


표지부터 역동적인 이 책. 표지만이 아니라 책 안에도 다양한 인물화가 실려있다. 그림은 신영훈 화가가 담당했다. 수묵으로 채색한 인물화를 그리는 얼마 안 되는 화가라고 들었다. 서사 문학과 전통적인 이미지가 만나 멋진 콜라보를 완성시켰다.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글자 만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서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듯. 그림만이 아니라 표나 그래프도 다양하게 싣고 있어 이야기를 한 번씩 정리해주고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하나의 사건, 다양한 인물


이 책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인물' 그 자체를 소재로 삼아 이야길 끌어간다는 점이다. 이 책의 목적은 역사적인 사건의 의의를 돌아보기보다는 2인자 인물들이 인생을 사는 법을 들여다보고 우리네 삶과 비교해보는 데 있다. 과거 조선시대 정권의 물고 뜯는 관계를 보며 사람을 파악하고 관계해 나가는 방법을 배우는 기회를 얻을 수가 있는 것. 각 장은 이방원, 정도전, 한명회 등 각 인물의 탄생부터, 인생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만남, 인생의 끝자락까지 소개한다. 이러한 편집 방식은 역사책이 사건을 중심으로 인물들을 한 데 엮어 설명했던 것과는 다른 방식인데, 오히려 역사적 사건을 다양한 시선에서 바라보고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같은 사건이라도 다른 사람의 인생 속에서 반복되어 소개되고 있기 때문. 다양한 이해관계를 통해서 사건의 발단, 경위 등을 바라보게 하는 편집 방식이 인상적이다. 


단순한 처세술 자기계발서와는 다르다

그렇다고 해서 인물의 인생철학이나 처세술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논하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다. 분명 이 책 안에는 역사적 사실이 들어있다. 조선 건국의 의의부터 시작해서 역모, 양위 등 왕권을 둘러싼 사건이 등장하고, 외세와의 정치적 구도도 논의되고 있다. 사건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는 물론 그 사건에서 어떤 부분에 우리가 의문을 제시해야할지도 보여준다. 단순 암기식의 역사책도 아니고, 처세술 관련 자기계발서도 아니다.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인물'에 초점을 두고 바라보면 또 얼마나 재미있는 결과가 나오는지 몸소 보여주는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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