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사전 - 역사상 중요한 탐정의 목록과 해설
김봉석.윤영천.장경현 지음 / 프로파간다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유명 탐정들을 소개한 사전식 책이 나왔다. 「탐정사전」. 무려 저자도 우리나라 사람들.

 

 

 

책의 첫 문장은 셜록홈즈와 루팡에 대한 언급에서 시작한다. 명실상부 세계적으로 유명한 슈퍼 탐정 캐릭터들이다. 저자들은 어린 시절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탄생한 슈퍼 탐정들에 열광했다. 그리고 더 많은 탐정들이 유명세를 타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거라 기대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그러한 안타까운 마음에서 저자들은 이 「탐정 사전」을 써 추리 소설의 계보를 잇는 다양한 탐정의 매력을 소개하고자 했다. 어쩌면 "이로 인해 말귀가 통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었을지도. 

책은 탐정 이름을 가나다 순으로배열하고, 110명의 탐정에 대해 2-3페이지의 분량을 할당하고 있다. 탐정을 탄생시킨 작가, 탐정의 탄생 배경부터 성격, 주로 맡는 사건의 유형과 추리 스타일 등을 적고, 흥미가 돋는 탐정이 있다면 그 작품을 읽어볼 것을 권하고 있다. 탐정을 그린 삽화도 쏠쏠한 재미다. 애드거 앨런 포부터 코난 도일의 고전 추리 소설, 대실 해밋 등의 미국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 그리고 일본 히가시노 케이고의 유카와 마나부 교수까지,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을 아울러 다양한 탐정들을 소개 하고 있다. 그 계보 안에서 약 15%는 일본 소설이고, 나머지 부분에서 또 반은 하드보일드 계열의 탐정과 형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런가, 계보 자체가 그러한가. 

대륙을 넘나들며 유명세를 타는 이런 많은 탐정들 중에 내가 아는 건 정말 기껏해야 5명 정도다. 내가 얼마나 편협한 시선으로 추리소설을 봐 왔는게 하고 돌아보게 된다. 나는 아마 저자가 가장 안타까워 하는 유형의 독자일 것이다. 겨우 현대 일본 추리 소설의 일부분만을 알고 있는 독자. 지나간 옛 것들 안에도 무궁무진한 모험의 가능성이 있는데도, 그걸 알지 못하는 독자. 아마도 그런 유형. 

여러 명의 탐정의 추리 스타일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에선 다소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직관 탐정'. '통찰력 있는 탐정'. 이런 추상적인 의미의 수식어들이 탐정에 대해 뭘 설명하고 있단 말인가 의아해졌다. 엄연히 탐정의 추리 스타일도 '분류'화 시키고 특정 단어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다 유형화 되어있는가 보다. 

문제는, 친절히 멋진 탐정과 형사들에 대해 소개 하고 있지만, 내가 하드보일드 계열의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그 여파를 받은 일본의 사회파 추리소설 역시 내 스타일이 아니라는 점..... 원래 나름대로 애독하는 추리소설 계열이 있는 사람에겐 좋은 추리 역사 공부가 될 것 같다. 아니면, 대실 해밋, 레이먼드 챈들러, 로스 맥도널드의 건 필수적으로 읽어봐야 아, 좀 읽었구나 하는 계열에 낄 수 있는 건가 하고 고민하게 되기도. 


결과적으로 「탐정 사전」을 읽으면서, 내 관심사나 취향에 맞을 걸로 보이는 아래의 책들을 읽어볼 계획을 짰다. 


「신주쿠 상어」. 오사와 아리마사.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하라 료.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 가이도 다케루. 
「고토바 전설 살인사건」. 우치다 야스오. 
「토로스 & 토르소」. 크레이그 맥도널드.

 

 

 

 

 

이 책이 탐정들을 소개하는 데 있어서 얼마나 정확하고 의미가 있는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기 위해선, 역시 내가 잘 아는 탐정을 어떻게 소개하고 있는지를 기준점으로 보면 될 것 같았다(그래도 될까). 교고쿠도. 그에 대한 설명은 나무위키 같이 네티즌이 직접 정보를 구축하는 인터넷 사전에 있을 대부분의 설명을 다 담고 있다.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정보들이 저자들의 손에 의해 완성된 것인가 생각해볼 정도로. 잘 아는 탐정에 대해 누군가가 역시 잘 알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의 반가운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110명에 대해 다 느낄 수 있었더라면 더 인상적이었을텐데. 열심히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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