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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도 당당하게 빚 많아도 떳떳하게 - 갈수록 가난해지는 99%의 빈곤 탈출 경제학
김철수 지음 / 밥북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현재 우리나라 서민들은 높은 가계 부채와 실업률, 빈부격차 증대 현상으로 허덕이고 있다. 재테크 관련 서적과 강의, 종편 방송들이 넘쳐나는 건 이렇게 해결 불가능해 보이는 현실에 직면한 개개인들이 일확천금의 희망을 갖고 있다는 걸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지 않을까. 재테크의 노하우를 아는 것이 어느새 교양과 지식의 정도를 가늠하는 것이 된 듯하다. 개개인이 가난에서 벗어나 안정적 수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가치 혼란의 시대에, 지금 어느 것에 투자를 해야 최대한의 이익을 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선뜻 대답하기 쉽지가 않을 것 같다.
여기 <돈 없어도 당당하게 빚 많아도 떳떳하게> 라는 경제 서적이 있다. 책 제목이나 출판사 서평을 얼핏 보면 이 책이 위에서 한 질문에 대답을 해줄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지금은 주식이 답이라거나, 부동산이 정답이다 하는 식의 애널리스트식 해답을 제공할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책 본문을 까보면 이 책이 결국은 "잡아야 할 물고기"를 알려 주는 책이 아니란 걸 알게 된다. 이 책은 현재 우리 사회가 처한 경제 문제의 원인을 역사적으로 파악하고 앞으로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역사, 철학, 경제학 등을 넘나들며 현실의 모순을 파헤치고 개개인으로 하여금 진실을 분간하는 시민으로의 계몽이라는 소극적 실천과 투표권 행사를 통한 참여라는 적극적 실천을 할 것을 주장한다.
현재 우리가 처한 경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일부 부를 독점한 특권 계층들이 경제적 원리의 진실을 밝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는 어렵고 복잡한 것이기에 부를 독점한 인간들이 쓰는 교활한 속임수를 일반 대중이 알아차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화폐, 노동, 부동산, 부채 이 4 가지 주제를 가지고서 전 세계 경제가 흘러가는 논리를 설명한다. 기축통화인 달러를 쓰는 미국은 달러 발행과 환율 조정을 통해 전 세계 경제권을 좌지우지한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화폐를 실제 발행하는 미국 연방 은행이 그 주도권을 갖고 있다고 하겠다. 한편 각 국가의 소수 부자와 권력계층들은(우리나라에선 대부분 정경유착이 되어 있다) 미국 경제 흐름에 맞춰 자국의 경제도 최대한 자신들의 이익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주무른다. 무역, 물가상승, 노동비, 실업율, 부동산 가격, 금리 등 주요 경제 요소들이 모두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거대한 경제 조절 흐름의 영향을 받는다. 소수 권력자들이 주도적으로 경제를 끌고 가는 과정에서 늘 손해를 입는 것은, 시스템 구조상 일반 대중이자 서민들이라는 것이 이 책에서 밝히고자 하는 것이다. 저자가
밝히고자 하는 내용들을 읽다보면 '무엇을 알지 못했는지'를 깨닫게 되고, '알지 못했던 과거'에 대한 후회가 생겨난다.
책에서 밝히는 견해들을 모두 접하고 나면 비로소 <돈 없어도 당당하게 빚 없어도 떳떳하게>라는 제목의 의미가 가깝게 와닿는다. 현재 늘어난 가계 부채는 정부가 개개인으로 하여금 빚을 지면서까지 소비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발생한 측면도 있다. 높은 전세값과 낮은 금리는 어쩔 수 없이 빚을 져서라도 집을 구매하도록 강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학자금 대출도 예외는 아니다. 빚진 자가 진정 탐욕적이고 무능하여 빚을 진 것은 아닐 수 있다는 판단력을 길러주는 것. 정치인들의 선거 공략과 국가 정책들로
인해 진정 이득을 보는 건 누구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것. 일개 시민의 비판적 시각을 길러주는 것이 이 책이 지향하는 바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책을 다 읽고나서 그 시선이 향하는 먼저 향하는 곳은, 일단 작가
자신이다. 이 책에서는 작가의 내력에 대해서 면밀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통찰력있는 주장을 책에 써내려간 사람이 일개 논객인지 권위있는
학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난데없이 궁금해질 정도로 이 책은 자기주장과 논조가 뚜렷하다. 과거 및 현 정부에 대한 정치적 견해 또한 매우
솔직하다. 외부에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이 이념이나 주류 경제학에 맞서서 당당하게 외치고자 책은 써내려져 갔을 것이다. 소신적
삶과 자아를 관철하고자 한 노력의 결과물이 이 책 <돈 없어도 당당하게 빚 없어도 떳떳하게>라고 느껴졌다면, 저자의 의견이 내게도
잘 이해된 것이 아닐까 싶다. 어떠한 요란한 마케팅도 없고 저자 또한 유명인이 아니지만, 이 책의 내용물은 겉 보기보다 값지고 알차다. 사회
변화를 이끌어나가는 에너지를 이 책이 생산할 수 있었으면 하고 생각해본다.
** 이 리뷰는 출판사의
증정본을 읽고 자발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