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의 생각 - 사장은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해결하는가
신현만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케이스 1:
내 상사는 회사일도 안 하고 노닥거리다가, 내 기획서를 보고는 그냥 내팽겨쳐버린다. 그러면 자기가 하든가.

케이스 2:
내 상사는 알지도 못하면서 자꾸 안되는 거, 무리한 걸 요구한다. 이 일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안된다는 것 쯤은 알텐데 왜 자꾸 우격다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오늘도 난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한다. 진짜 싫다..

케이스 3:
상사가 횡령하는 걸 발견했다. 가만 있어도 나보다 연봉도 어마하게 많은데 횡령까지. 더러워서 더는 못 해먹겠다. 공정하고 공평한 사회는 없었다. 더러운 이 놈의 사회.


기업의 실무 직원이 느낄 수 있는 부당한 케이스를 적어봤다. 이런 하소연을 들으면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뉜다.
"꽉 막힌 상사네." 아니면 "네가 상사 돼 봐."

기업이 존속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장이 일단 바로 서야 한다. 사장이 일을 잘 하냐 못 하냐에 따라서 회사가 휘청거리기도 하는데, 과연 사장의 일이란 게 뭘까.

이 책의 저자는 경험 충만한 경영 컨설턴트이다. 저자가 말하는 사장이 할 일이란 "사람 관리"이다. 성공한 기업의 사장들은 대부분의 노력을 인재 관리 쪽에 들였다고 한다. 팀 구성, 인재 발탁, 인력 배치 등 CEO의 인력 관리 능력이 기업이 잘 굴러가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 성공의 핵심은 적재적소의 인재들이 내는 성과에 달려있다.

 

 

 

이 책은 책 전체에 걸쳐  CEO가 '사람 관리'하는 데 있어서 고려해야 할 것들을 탐구하고 있다. 사람을 관리하기 위해선 채용부터 해고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다. 아마 사장이 아닌 일반 직원들은 사장이 그런 세세한 부분에 신경을 쓰는 과정을 눈치껏 알아차리지 못할지도 모른다. 사장이 할일과 실무진이 할 일이 다르다보니 소통도 쉽지 않다. 그래서 흔히들 말한다.
"사장은 필연적으로 고독하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CEO와 직원 양쪽 모두를 위한 책이다. 사장에게는 "사장으로서의 본분"과 "기업 성공 비결"에 대해 알려주고, 직원에게는 "사장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물론 위의 세 가지 케이스가 모두 직원의 '오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사장, 또는 상사를 이해하는 건 직장 생활의 고통을 이겨내는 데 에너지를 준다고 분명히 생각할 수 있다.


책은 크게 세 파트로 구성돼 있지만, 파트 구분 없이 인상깊게 읽은 부분들을 밑줄 쳐봤다. 솔직히 밑줄은 엄청 많이 치고 싶을 정도로 참고할 문장들이 많았지만, 자제했다는 게 솔직한 심정.

사장은 고민한다. 저 많은 지원자들 중에서 인재를 뽑고 싶다고. 근데 가만히 있는다고 인재들이 회사 문을 두드릴까. 일단은 인재들이 오고 싶어하는 회사를 만들어놔야 인재들이 앞다퉈 올 것이다. 인재들이 오고 싶어하는 회사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사장이 생각해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비전"이다.

 

 

구체적이고 상세한 비전이 있는 회사엔 당연히 사람들이 몰려든다. 미래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사장이 비전도 없이 물탱이 같으면 아무도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비전을 당차게 이야기 하는 카리스마성. 그것이 사장에게 요구된다는 말씀.  
 

사장은 인재를 찾고 그들의 능력과 적성을 파악하기 위해 인턴제도 등을 실시한다. 또는 경력 사원을 찾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제 사람들이 모였다. 그럼 사장은 그 중 어떤 직원을 뽑아야 할까. 당연히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창의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남과 다른 추진력을 가진 사람'이어야 할 거다. 막연하게 들리긴 하지만, 이 부분, 중요합니다. 취준생여러분, 이 부분, 중요합니다.

 

 

 

 

 

(아마 사장은 고분고분 착하기만 한 직원을 원하진 않을 것이다.)


다음 단계. 그럼 이제 채용한 직원을 어디에 배치해야 할까. 사람들은 적성에 대해 오해하는데, 적성은 '좋아하는 일'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한다. 적성의 진짜 의미는 어떤 일에 대한 적응 능력, 소질 등을 의미한다. 리더는 이 사람이 어떤 일에 적성이 맞을지 파악하고 직무를 맡길 수 있도록 직원을 잘 관찰해야 한다. 직원들이 컴퓨터 프로그램 기능을 익히는 데에 노력해야 한다면, 리더는 사람 관찰력을 길러야 하지 않을까.

 

 

이렇듯 인재들이 오고 싶어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기업 내부를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노력에는 직원들의 이직, 퇴사 원인을 분석하는 것도 포함이 된다. 이 책에서 특히 강조하는 건 '임직원 검토'이다. 많은 직원들이 부서장급 임직원들과의 불화로 인해 떠나는 현실이다. 기껏 뽑아놓은 유능한 인재가 "상사가 싫어서 떠납니다." 하면 CEO 입장에선 엄청난 손실이다.

 

 

사람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책 곳곳에서 여러 사례를 통해 느끼게 해준다. 미꾸라지가 물 흐리듯, 어느 직원의 잘못된 행동은 기업 분위기를 망가뜨리고 결국 다른 직원의 사기마저 꺾으니까.

 

 

 

 

 

"유능한 직원을 많이 조직에 담고 싶다면 먼저 그들을 관리할 수 있는 부서장부터 발굴해야 합니다."

위가 썩으면 아래도 썩어간다. 그런데 대부분은 썩은 물이 고인다는 걸 간과하기 쉽다. 비전이나 실행력이 없는, '놀고 먹는 거 같은' 상사 아래에선 직원들이 능력을 발휘할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보통 부서장급 임직원들은 CEO와 보다 가까운 위치에 있는데, 오히려 이런 부서장급에 대한 평가를 소홀히 해선 안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심지어는 업무 외의 경로를 통해 알게 된 사람을 지연으로 중간간부에 앉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을 익히 보게 된다.

 

 

 

 

 

 

 

 

 

 

 

케이스 1, 2의 상황을 다시 떠올려본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사가 무리한 걸 요구하는 것 같다. 혹은 시키는 게 없어서 성과를 쌓을 기회를 안 주고 있다. 아니면 구체적인 목표도 없이 뭘 해오라고 닥달해서 직원이 뭘 해야 하는지 몰라 곤경에 빠진다. 이런 경우가 기업의 성장을 저해한다. 그래서 CEO는 중간보스가 실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파악할 줄도 알아야 한다.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실무자들이 기획을 주도하고 기획 과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하십시오."
그들이 아무 것도 모르도록 하지 말자. 이건 직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직원들이 지금 열심히 실무를 익히고 나서, 나중에 간부급이 돼서도 실무 과정을 잊어선 안된다. 알아야 아랫사람도 부릴 줄 알게 되는 거라고 체감하게 한 문장이었다.
 
 
이런 경우도 있다. 상사가 회사의 성장에는 기여하지 않고 딴 데 생각이 가 있는 경우. 호시탐탐 더 좋은 기업에 갈 생각을 하고 있다거나 하는 등 개인의 이익에만 관련된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CEO는 잘 관찰해야 한다. 이런 딴 맘 먹은 상사가 있는 팀이 잘 돌아갈리 만무하단 건 설명하지 않아도 뻔한 사실. 어떻게 관찰하냐고요? 직원들과 소통하세요, 돌아가는 상황을 판단하세요.

 

 

 

 

 

 

그런데다가 유능하지 않은 중간 간부가 연봉을 더 많이 받다보니 직원들 입장에선 너무 억울하다. 사장은 중간 간부는 물론 직원들의 임금을 줄 때도 그게 정말 공정한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하기도 한다.
 
저자는 상사와 부하는 연인 사이 처럼 신뢰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사와 부하를 연인 사이에 비유하다니. 오금이 저리긴 하지만 납득은 된다. 신뢰 없는 팀이 어떻게 지속되겠나. 요컨대 직원을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는 '신뢰'에서 발생한다고 하겠다.

 

 

 

 

 

 

 

보스는 이렇게 바로 아래에 있는 보다 가까운 중간 보스들을 잘 관찰하고 관리해야 한다. 중간관리들이 그 바로 아래 부하 직원들과 신뢰를 쌓고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보스인지 평가하고 장려해야 하며, 최악의 경우엔 그들을 잘라낼 수 있는 결단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지금은 이별이 아쉬울지 모르지만, 앞으로의 10년 20년을 생각하면 개선책을 찾아야겠지요.... )
정리하면 이렇다. 인재가 오고 싶어하고, 인재가 활약할 수 있는 회사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사장이 마련해야 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직원의 성과에 걸맞는 연봉, 회사의 뚜렷한 비전, 적성에 맞춘 인력 배치, 그리고 이런 모든 요소를 잘 관리할 수 있는 유능한 중간 보스!

조직이 매너리즘에 빠져있고 의욕이 상실돼 있다면 임원직, 중간보스 급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자. 리더에게 필요한 건 뛰어난 관찰력, 자기 신뢰성과 강한 자아, 판단력과 결정력, 그리고 책임감이다. 믿을 수 있는 보스 아래에 사람들이 모인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직원들도, 자기 사장이 이런 부분을 고려하는 것 같지 않다면 이제는 더 나은 곳을 찾아가기로 결단해야 할지도.

 

 

 

 

 

책을 다 읽고서 책 뒷표지의 10가지 질문을 읽어보았다.

 

1. 직원을 뽑을 때 반드시 고려할 한 가지는 무엇?
2. 하고 싶은 일을 맡기면 정말 성과를 낼까.
3. 왜 나쁜 보스가 착한 보스를 이길까.
4. 대기업 출신 vs 실무 경력
5. 연봉상승의 적정성
6. 직원들에 대한 동기부여는 어떻게 할까
7. 임원을 제대로 검증할 방법은?
8. 문제직원을 내보내면 문제가 사라질까?
9. 실적 vs 리더십. 승진에 고려되는 것은?
10. 시스템이 먼저? 사람이 먼저?

 

 

 

책 안에서 이 10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을 충분히 담고 있었다. 많은 사례와 진솔한 이야기로 설득하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책에서 말한 것 처럼 직원들은 점점 승진함에 따라 업무 내용이 달라지게 된다. 점점 더 사람 관리 능력이 중요해지게 되는데, 지금껏 해오던 일과 다른 일이기 때문에 이런 10가지 질문에 대해 고민해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 거라 생각했다.

 

 

 

 

적당히 비판적인 태도로 가감하며 읽어야 할 부분도 있었겠지만, 많은 부분이 다 주목할 만한 문장들이었기 때문에 밑줄도 많이 치고, 필기도 많이 했다.

아마 경영 관련 책 중에서 이렇게 직접 적어가며 책을 탐구한 건 「카네기 인간관계론」 이후로 처음이었던 것 같다.

 
제일 어려운 게 사람이고 인간관계라고. 책을 읽는 것 만으로도 많은 세계를 경험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비전 있는 직장을 잘 찾는다고 능사는 아니겠고 또 나 하나 잘한다고 만능인 것도 아니고. 정말 운이 좋아서 좋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상상해보기도 했다. 뜬구름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위아래 모두에 도움되는 책인 거 같아 책장에 잘 꽂아두고 되새김질 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