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로 하여금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
편혜영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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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온지 벌써 2년 6개월정도가 지났다. 나왔을 당시 바로 읽었다. 도서관에서 먼저 책을 발견하고 읽고 난 후 구매를 하고 갖고 있다가 수정님께 드렸는데 핀 서포터즈를 하면서 다시 갖고 싶은 책을 말하라고 하여 그 사이 많은 책이 나왔지만 다시금 이 책을 선택했다. 그리고 처음 읽었을 때도 한 달음에 읽었는데 어제도 새벽 1시에 시작해서 3시 조금 너머까지 한달음에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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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반 전에 읽었고 당시 리뷰를 남기지 않아 어렴풋했는데 역시 두번째 읽어서일까. 그 때는 그다지 눈에 보이지 않았던 대목들이 다시 읽으니 여러 부분에서 보였다. 그 당시 충격적이었던 장면은 체납한 환자를 무심하게 병실에서 복도로 쫓아내는 장면이었는데 다시보니 시작부터 이석을 고발하기로 한 무주의 결심부분이 상당히 의외로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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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에서 근무하던 무주가 조선산업으로 한 때 절정을 누리던 지방의 소도시였으나 지금은 사양의 길로, 쇠퇴의 길로 들어선 ‘이인시’의, 이제 막종합병원으로 승격한 병원으로 오게된 데에는 이전에 있던 직장에서 과장과 함께 ‘관행’처럼 여겨지던 부적절한 일들이 발각되어 스스로 꼬리가 되어 잘려졌기 때문이다. 그의 상사가 언젠가는 다시 불러주리라는 희망으로 이곳으로 내려왔지만 이곳에서 자신을 따듯이 맞이해준 ‘이석’을 만난다. 서울의 큰 병원에 입원한 이석의 아들 ‘율’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한 벌이, 아내의 고시원 비용 등 이석의 삶에 드는 온갖 비용이 턱없이 많음을 알았지만, 첫장에서 그럼에도 무주는 이석의 비리를 고발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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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책을 읽었을 때 보지 못했던 부분이었지만 다시 보니 보이는 것은 누구보다 이석의 비리를 가장 먼저 감지해 낼 수 있었던 것은 ‘무주’역시 과거 그와 유사한 비리를 저질렀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가 비리를 발견한 순간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일정부분 ‘공명심’에 의한 방법이었고, 그 후 이석은 병원에서 잘리게 된다. 물론 이야기의 전개 과정을 보면 이일로 인해 직선적으로 이석이 나가게 되는 것은 아니다. 작가님께서 그 부분은 이후 진행되는 이야기속에서 무주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여러가지 일들이 있음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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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무주는 자신이 직장을 그만둔 것만으로 자신의 잘못한 댓가의 잘못을 받았다 생각했지만 여전히 과장이 자신을 예전처럼 챙겨줄 것이라는 것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그의 인생이 어긋난 것은 어쩌면 그때부터가 아니었을까. 책을 읽는 동안 이번에는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두번을 읽어도 여전히 이 책의 제목인 ‘죽은자로 하여금 죽은자를 장사케 하라’는 그 메시지는 잘 모르겠다. 심지어 마태복음 8장을 통째 읽었는데도 잘 모르겠는것이다. 예수님이 제자들로 하여금 너는 나를 따르라는 것인데, 이 소설에서 그의미는 무엇인지 사실은 이번에도 이석이 해석하는 그말 이상을 넘지는 못했다. 왠지 이 소설에서는 나를 따르라가 아니라 말그대로 이석이나 무주의 삶이 각자의 아이를 다른 방식으로 잃은 이들의 삶이 ‘죽은자’ 같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소설의 핵심은 무주가 새로 간 병원에서 첫 상사였던 ‘송’이 마지막에 던졌던 메세지가 아니었을까. 누군가는 시키는 일이라고 해서 그 일이 부당하면 자리를 걸고라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것. 그것이 무주가 걸어온 삶과는 다른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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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어도 여전히 재밌다. 핀 시리즈 중 단 한권을 추천하라고 한다면 난 여전히 이 책을 추천할 것이다. 이석과 무주라는 두 인물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도시의 몰락이 그 도시의 사람들의 삶터에 미친 여러 이야기, 그리고 병원경영 전반에 흐르는 비리와 묵시적 분위기, 사람들의 수근거림, 이 모든 것들이 아주 소설 전반에 잘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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